꽤 기대를 했던 드라마다. 드라마가 할 당시 동시에 의학드라마가 함께 시작했다. 어떤 드라마를 볼까하다 김래원, 박신혜의 <닥터스>를 택했다. 시청률도 <닥터스>가 더 좋게 나왔다. 의학드라마라는 관점에서 보면 <뷰티풀 마인드>가 좀 더 가깝다. 정통 의학드라마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아쉽게도 정통 드라마는 아니었다. 로맨스는 더더욱 아니었고. 굳이 이야기하면 한 의사의 성장드라마다.

극의 시작은 미스터리극에 가까웠다. 이영오(장혁) 의사는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지만 사이코패스처럼 타인과 감정을 교류하지 못한다. 병원에 벌어진 사건에 계진성(박소담)이 개입되며 초반에는 진범을 찾는 의학을 소재로 한 미스터리 드라마로 봤다. 중간이후에 미스터리한 요소는 완전히 배제된다. 오히려 의학드라마에 좀 더 집중하고 다양한 에피소드로 병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분명히 드라마 초반에 장혁과 박소담은 약간 비중 차이는 있지만 남녀주인공으로 함께 나온다. 불행히도 중 후반에 가면서 여자주인공이 사라진다. 분명히 여자주인공인데도 출연 분량이 20분 정도 될까. 내용 자체가 완전히 배제된다. 병원 내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과 인물들의 반목이 그려지면서 병원 밖 경찰로 있는 계진성 이야기는 거세된다. 심지어 나중에 계진성은 경찰과 전혀 상관없다.

그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이 되었으니 계속 꾸준히 이영오의 여자친구면서 썸을 조금씩 타는 정도로 출연한다. 이러다보니 드라마는 어정쩡하게 이어지며 조기종영을 한다. 여주인공이 실제로 중요한 인물이 아니지만 드라마 진행과는 전혀 상관없이 그 자체로 다양한 이야기꺼리가 있었다. 그 자체로 볼만했다. 환자와 의사의 이야기, 의사와 의사의 이야기, 의사와 간호사의 이야기. 병원내 권력 이야기.

이렇게 의학드라마는 할 것도 많고 소재도 많다. 이 덕분에 <뷰티풀 마인드>는 어떻게 보면 중간에 드라마 내용 자체가 변경되었어도 아무런 문제없이 연결되며 진행되었다. 뒤로 갈수록 오히려 극의 중심에서 양성은 역의 동하가 중심에 잡는다. 다른 조연배우보다 많은 등장시간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하나를 온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으니 시청자 입장에서는 각인 될 수밖에 없다.

뒤로 갈수록 사이코패스였던 이영오가 점점 타인의 감정은 여전히 무감각할지 몰라도 다른 의사보다 더 환자입장에서 진료를 한다. 여러 가지 이권 등을 고민하고 결정하는 여타 의사에 비해 이영오는 오로지 환자의 안위만 살펴본다. 다른 것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드라마로 변했다고 할까. 마지막에 계진성도 초반에 암시했던 심장문제가 결부되며 드라마를 피날레를 장식한다.

드라마는 초반과 중반과 후반이 성격다른 드라마로 읽힌다. 그렇다고 드라마가 재미없진 않았다. 난 재미있게 봤다. 출연한 배우도 상당히 많은데 그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 이 드라마의 시청률 실패요소가 아닐까한다. 동시에 방영된 <닥터스>는 조연배우도 캐릭터를 잘 살려 극을 풍성하게 했다. <뷰티풀마인드>는 그런 면에서 장혁에게 너무 많은 짐을 떠 안겨 아쉽다.

아마도 이번 드라마 최대 피해자는 박소담일 듯 하다. 여러모로 주연배우로 데뷔했는데 여러 논란도 있었고 - 이건 매니지먼트 실수 - 뒤로 갈수록 존재감이 희미해졌으니 말이다. 장혁은 늘 일정했고 그 외 배우 중 그나마 언급했던 동하가 제일 수혜를 받지 않았을까한다. 기획과 다른 방향으로 드라마가 전개된 느낌인데 그래도 역시나 의학드라마는 평균이상은 한다는 내 예측이 맞았다. <닥터스>보다 <뷰티풀마인드>가 더 재미있다고 말한 사람도 제법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