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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은 약점이 아니야. 사랑 때문에 더 강해졌어 "

<헌츠맨 : 윈터스 워>는 어떤 영화인가? <헌츠맨 : 윈터스 워>는 동화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뒤틀어서 판타지 블록버스터로 만들어냈던 2012년작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후속편이지만 전작과 이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라, 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헌츠맨'이 주인공이 되는 스핀오프입니다. 영화에서 헌츠맨 '에릭'은 '크리스 헴스워스'가, 그가 사랑에 빠지는 '사라'는 '제시카 차스테인'이, '이블 퀸'은 샤를리즈 테론이, '아이스 퀸'은 '에밀리 블런트'가 연기하면서 상당히 호화로운 캐스팅을 자랑하고 있는데 전작의 루퍼스 샌더스 감독의 손을 떠난 <헌츠맨 : 윈터스 워>의 연출은 세딕 니콜라스 트로얀 감독이 맡았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뒤트는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줬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의 후속편 <헌츠맨 : 윈터스 워>

< ▲ 이번 2편은 '이블 퀸'과 '아이스 퀸', 이 자매가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

우리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백설공주'의 이야기를 뒤트는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줬던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은 그저 나약하게만 보이던 '스노우 화이트'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성장했고 나중에는 '칼을 든 여전사'가 되어 '이블 퀸'에게서 아버지의 왕국을 되찾게 되는 과정을 담아냈던 작품으로, '백설공주' 이야기에서는 빠질 수가 없을 것 같았던 '왕자와의 로맨스' 같은 부분은 과감하게 삭제하는 대신 '스노우 화이트'가 완전히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판타지 액션을 가미하여 담아내는 흥미로운 시도를 보여줬던 영화였습니다. 비록 그 이야기는 좀 아쉬웠지만 말이죠. 그런데 전편에서 그렇게 '로맨스'를 삭제했기 때문일까요? 이번 <헌츠맨 : 윈터스 워>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랑'으로 가득 차 있네요.

<헌츠맨 : 윈터스 워>의 이야기 안에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이 위치

다시 말해 1편 이야기의 이전과 이후의 시공간적 배경을 모두 아우르고 있습니다

< ▲ 아이스 퀸이 만든 군대 '헌츠맨', 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전사였던

'에릭'(크리스 헴스워스)와 '사라'(제시카 차스테인)

두 사람은 '사랑이 금지'라던 아이스 퀸의 규칙을 깨고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

우선 <헌츠맨 : 윈터스 워>는 '이블 퀸'이 스노우 화이트를 그토록 집요하게 괴롭혔던 1편의 이야기 전과 그 이후 이야기의 시공간적 배경을 모두 아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1편을 모르고 본다고 해도 크게 상관이 없을 만큼 두 이야기의 연결성은 그다지 크게 느껴지지 않기도 하더군요. 익히 아시다시피 전편에서 '스노우 화이트'를 연기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유쾌하진 못한 일로 인해 시리즈에서 빠졌기 때문인지 이번 영화는 '스노우 화이트'와 관련된 부분은 그저 '대사'로만 처리하고 있었고, '스노우 화이트'의 왕국이 직접적으로 보여지지 않은 것인데 '스핀 오프'라고 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기 때문에 스노우 화이트가 이번 후속편에 등장하지 않았어도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스 퀸'과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고 '이블 퀸'에게는 복수의 대상이기도 했던 '스노우 화이트'였기에 그저 대사만으로 그런 관계를 표현하는 것에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평범한 사랑, 행복한 날들을 꿈꿨던 '프레야'(에밀리 블런트)

하지만 그녀에게 닥친 비극과 그로 인해 '사랑'을 믿지 않게 되어버린 그녀는

따뜻한 온기를 잃어버린, 얼어붙은 심장의 '아이스 퀸'으로 변하게 됩니다

< ▲ 그녀 역시 처음부터 이토록 차가운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배신 당했다고 생각했고 이어진 비극적인 일은 그녀를 '아이스 퀸'으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

이번 <헌츠맨 : 윈터스 워>는 전편의 주역인 '이블 퀸'(샤를리즈 테론)이 아닌 그녀의 동생 '프레야'(에밀리 블런트)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영화입니다. 야망이 꿈틀대던 언니 이블 퀸과는 달리 평범한 사랑을 원했고, 뱃속의 아이와 함께하는 행복한 날들을 꿈꿨던 프레야. 하지만 사랑에 배신당하고 갓 태어난 아기까지 떠나 보내야만 했던 비극적인 사건은 프레야에게서 따뜻한 심장의 온기를 앗아가버립니다. 그렇게 그녀는 사랑을 믿지 않는 얼어붙은 심장의 '아이스 퀸'으로 변하게 된 것이죠. 그 후 그녀는 언니의 곁을 떠나 자신만의 왕국을 건설하게 되는데, 이런 아이스 퀸이 만든 군대가 바로 '헌츠맨'입니다. '사랑은 거짓말이고 잔인한 자들이 어리석은 자들을 속이는 것'이라 믿게 되어버린 아이스 퀸의 뒤틀린 생각이 부모님의 사랑을 받는 아이들마저 강제로 끌고와서 자신의 군대로 만들어버린 것인데 그녀는 아이들에게 '사랑하지 말 것'을 명령하고 아이들의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마저도 지워버리려고 합니다.

사랑에 배신 당한 여자의 분노와 슬픔, 영화는 시종일관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사랑을 믿지 않는 '아이스 퀸, 사랑의 힘을 믿는 헌츠맨 '에릭'

< ▲ 어떻게 이런 배우들을 다 캐스팅 한 것인지 그게 신기할 따름.. >

그러나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그렇게 억지로 통제한다고 해서 모두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헌츠맨 가운데 가장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던 '에릭'(크리스 헴스워스)과 '사라'(제사카 차스테인)는 서로에게 조금씩 빠져들게 된 것이죠. 이처럼 사랑에 배신 당한 여자의 분노와 슬픔에서 비롯되는 <헌츠맨 : 윈터스 워>가 시종일관 이야기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사랑을 믿지 않게 되어버린 여인 '아이스 퀸'과 사랑의 숭고한 힘을 믿는 '에릭'이라는 대척점을 형성하면서 에릭을 통해 '진실한 사랑의 힘'을 표현하려고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도 식상하게 느껴지는 이 사랑 타령은 익숙하게만 느껴지는 이야기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그렇다보니 그 이야기에서부터 <헌츠맨 : 윈터스 워>는 아무런 매력을 느낄 수 없는 영화가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차갑게 얼어버린 심장과 그 심장을 녹일 수 있는 사랑의 힘이란 단순한 설정에서 비롯하고 있는 영화는 아무런 고민 없이 진부한 이야기들만 반복하고 있었던 것이죠.

수준 미달의 각본 속에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는 좋은 배우들의 모습은

정말 과분하게만 느껴질 뿐이더라는.. 대단히 언발란스한 영화 <헌츠맨 : 윈터스 워>

< ▲ 열연하고 있는 배우들은 그야말로 재능 낭비, 정말 큰 아쉬움이 남는 영화입니다 >

이렇게 허접하게 느껴지는 각본이다보니 정작 중요한 소재이기도 했던 절대적인 힘을 가진 '거울'과 그 거울을 찾아가는 '에릭'의 여정, 그 거울로 인해 부활하게 된 '이블 퀸'과 '아이스 퀸'의 대립, 그리고 '아이스 퀸'의 부당한 행동들에 반기를 들게 되는 '헌츠맨'과의 싸움 등등은 전부 뒷전으로 물러나버릴 수 밖에 없었고 자연적으로 볼거리마저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다시 말해 그저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사랑 타령은 영화의 스케일을 스스로 소박하게 만들어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었던 것인데 그렇다보니 이런 수준 미달의 각본 속에서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 배우들의 모습은 너무나도 과분하게 느껴질 뿐이었습니다. 의상은 시선을 사로잡고 배우들의 연기는 필요 의상으로 훌륭하며 음악도 좋았으며 CG 역시 평타는 해줬던 <헌츠맨 : 윈터스 워>, 하지만 그런 장점들만으로 덮을 수 없었던 최악의 각본과 아쉬운 연출은 이 영화가 상당히 언발란스하게 느껴지도록 만들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3부작으로 기획된 것으로 아는데 과연 후속편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