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인가?
영화 <설행_눈길을 걷다>(영제: Snow Paths, 2015)는 하얀 눈을 거쳐 정화가 되는 영화입니다. 알콜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요양원을 찾은 정우(김태훈)이 마리아(박소담)을 통해 교감을 하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을 담은 <설행_눈길을 걷다>는 여러 상징적인 의미가 많이 담겨 있는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얀 눈 그리고 요양원
눈이 내리는 겨울 정우는 알콜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수녀들이 지내고 있는 요양원을 찾아갑니다. 그곳은 철저히 통제가 되고 있고, 정우는 그곳에 (일종의) 감금이 되어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감금되어있는 곳에서 스스로를 되돌아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정우는 기본적으로 알콜 중독이 있기 때문에 그 감금이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것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추운 겨울에 요양원에 갔기 때문에 (타락한) 정우와 달리 하얀 눈이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으며, 그 눈을 통해 정화를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고 싶은 것만 보는 인간
이 부분은 내용 언급이 될 수밖에 없는 부분이긴 한데, 인간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을 보고 삽니다. 정우의 경우도 자신이 미련이 남은 것, 그리고 보고 싶은 것만 계속해서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보고 싶은 것은 그 누구의 강요도 아닌 스스로가 만들어낸 무언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정우는 알콜 중독 치료를 표면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아 성찰이 필요한 것입니다. 스스로에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담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에게 구원을 준 마리아
사실 정우는 스스로 모든 것을 깨달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에게 마리아가 있었기 때문에 그는 그녀를 통해 구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는 무의식적으로 계속해서 정우를 구원하고 있었습니다. 다가가는 것만이 아닌 "이어져있다"라는 것을 통해 서로가 이어져있고 그것을 통해 교감을 할 수 있고 구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입니다. 물론 정우는 그 교감을 통해 구원을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니비니 의견 (스포주의)
※이 문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있고 스포를 포함한 이야기를 하는 문단입니다.※
하얀 눈을 통해 자신을 살펴보고, 새로운 자신을 알아가고 싶은 영화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하얀 눈에 무언가가 있을 것이고, 그 하얀 눈을 헤쳐나가면서 새로운 자신을, 아니면 기존에 잠재되어있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영화는 그렇습니다. 하얀 눈길을 걸으면서 자신을 찾아가는데 몰입을 할 수 있는데, 그 하얀 길이 참 힘들게 느껴지지요. 또한 그 길을 걷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힘들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 역경을 이겨냈을 때 찾을 수 있는 것이 있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영화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실 ‘설행’이라는 단순한 제목에 많은 것이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아! 하나 언급하고 넘어갈 것이 있다면 박소담 배우의 연기는 이번에도 빛을 발하는 느낌이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검은 사제들>의 느낌과 아주 다르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이미지를 계속 밀고 나갈 것인지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다고 할 수 있네요. 그래도 아직은 신선하고 화려하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지금 슬픈 건 너지 내가 아니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