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인가?
영화 <순정>(영제: UNFORGETTABLE, 2015)은 상당히 문제가 많은 영화입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지루함과 이해 불가한 현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지 심히 의문이 들게 되는 영화인데, 영화는 첫사랑을 말하려는지 보이긴 하지만 그 첫사랑을 너무나 황당하게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순정>은 개연성이 너무나 떨어집니다. 편집을 너무 이상하게 했다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영화가 연결이 되는 부분이 너무나 적습니다. 계속 끊기는 느낌이 드는 것은 물론, 영화를 보면서 왜 보고 있는지 무엇을 이야기하려는지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과도한 플래시백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그 플래시백으로 인해 영화의 진행이 너무나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또한 각 인물 간의 감정선을 너무 잡지 못하는 것이 느껴집니다. 주인공인 범실(도경수)와 수옥(김소현)의 감정선 하나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벅찬 느낌이 드는데 이리저리 이야기를 넣고 영화적 요소를 넣고 그것을 수습하려고 하는 모습만이 너무 눈에 띕니다.
음악의 남용
<순정>은 음악영화라는 것은 생각하더라도 음악이 너무나 과하게 나옵니다. 무언가 감정이 변화가 되려고 하면 바로 음악을 깔고 그 감정을 극대화하려고 하면서 그 감정을 강요합니다. 음악이 많이 나온다고 해서 좋은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순정>은 너무나 많은 음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사용하고 있는 음악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들고 있는 것이 문제죠. 추억의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음악들이 어울리는 상황에서 나옴에도 불구하고 영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첫사랑?
<건축학개론>(2012)에서 느꼈던 첫사랑과는 사뭇 다른 첫사랑입니다. 첫사랑의 기본적인 조건이 있다면 풋풋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순정>에서 사랑보다는 우정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의 매력을 감소시킵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사랑을 아예 느낄 수 없는 것은 확실히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 VS 우정’에서 어떤 것을 느끼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되는데 우정을 느끼는 순간 영화는 멜로가 아닌 청춘물이 되는 느낌이죠. 결국 영화가 잡고자 하는 것이 두 가지였기 때문에 영화를 보면서 쉽게 첫사랑에 대해 느끼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비니비니 의견 (스포주의)
※이 문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있고 스포를 포함한 이야기를 하는 문단입니다.※
<순정>은 영화라고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비주얼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영화의 배경이나 아름다운 풍경은 확실히 눈에 띌 정도로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영화 자체적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닌 딱 그 배경뿐입니다. 배경이 아름다운 만큼 영화 역시 아름답길 바랐으나,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은 너무 없습니다. 음악영화인지, 로맨스 영화인지 구분이 안 가는 것은 물론, 음악을 너무 자주 사용하기에(남용하기에) 집중 또한 흐려집니다. 게다가 반복되는 플래시백으로 인해 집중도 흐려지고 영화가 아닌 영상 화보를 찍기 위한 샷들이 너무 많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꼭 그렇게 표현하지 않아도 괜찮은데 너무 비주얼적으로 밀고 나가려는 모습이 많이 보인 것이 문제죠. 게다가 그렇게 비주얼을 중시했음에도 몇몇 장면은 CG의 모습이 보이는 것이 문제입니다. 특히 한 장면에서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 포스터가 떠올랐는데 참… CG 티가 많이 났습니다. 그래도 딱 한 장면은 기억에 남네요. 우산 키스신은 상당히 좋았습니다. 결국 영화가 추구하는 바는 ‘첫사랑’임을 엄청 강조했지만, 남는 건 없습니다. 아니 도경수는 남았습니다.
“저도 용기를 내서 전하려고요. 그 고마움을 그 그리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