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3부작의 시리즈를 시작하고야 말았다. 디스토피아 소설로 화성을 배경으로 한 SF소설이다. 읽으면서 헝거게임도 생각이 나고 롱 워크와 테스팅도 생각이 났다. 인간은 왜 같은 인간을 그리도 지배하려 하는 걸까? 그 어떤 동물도 같은 종족을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 오로지 인간 뿐이다. 게다가 그것을 위해 전쟁도 벌인다. 승리를 하고 권력을 거머쥐면 그로 인해 죽음을 당해야 하는 사람들이나 수많은 피해들이 정당화 되기라도 하는 것처럼 다른 것은 크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생각할 뿐. 레드 라이징의 계급체계가 딱 그랬다.
먼저 등장하는 컬러와 각 역할을 살펴보면 이렇다. 주인공 레드의 컬러는 광부. 그중에서도 시선관리, 환경미화, 곡식 수확, 공장 노동 등을 담당하는 하이레드와 지하에서 광부로 일하는 로우레드로 구분된다. 대로우는 로우레드로 헬다이버로 일을 해왔다. 골드는 가장 진화된 인간으로 지배자다. 골드 중에서도 '흉터를 입은 비할 데 없는 자들'이 가장 최상위 지위를 갖고, 열등한 외모, 혈통, 능력 때문에 멸시 당하는 퇴락한 골드인 브론즈와 쓸모없는 골드인 픽시로 나뉜다. 오렌지는 기술자, 옐로우는 의학과 과학을 연구하고, 그레이는 경찰과 군인, 옵시디언은 엘리트 군인, 코퍼는 관료, 화이트는 정의를 중재하고 핑크는 하이컬러들 집에서 시중을 들고 쾌락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그린들은 기술을 발전시키며, 블루들은 우주 항해를 한다. 컬러마다 하이, 미드, 로우 등으로 다시 나뉘는 것 같다. 뭔가 복잡하면서도 체계적이다.
최상위 계급인 골드가 다른 컬러들을 지배하는데, 컬러들 모두 골드에 대항하지 못하며, 골드를 지원해야한다. 컬러 중에서도 레드는 가장 최하의 계급으로 노예에 속한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레드들은 자신들이 노예임을 모른다. 그것도 500년전에 화성으로 보내진 후 지금까지 대대로 그렇게 일을 해야했다는 것을 모른다. 그저 자신들이 화성을 인간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개척하기 위해 보내진거라고 생각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모든 레드들이 그러한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진실을 알았고 반란을 꿈꾼다. 그리고 그들의 꿈을 이루어줄 인물로 선택된 이는 주인공 대로우였다. 눈앞에서 아내를 잃어야했던 대로우는 자신도 죽음을 선택했다. 하지만 그는 아레스의 아들들이라 불리는 반란자들의 계획에 의해 살아남았고, 골드가 되어 골드들 속으로 투입되게 된다.
물론 레드인 대로우가 골드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뼈대와 골격, 외모 등 겉과 속을 모두 바꿔야했다. 두개골에도 표식을 해야하고, 전두피질에는 계급을 보여 주는 데이터칩을 달아야하며, 시냅스 연결, 분자 결합, 추적 장치, 품질 통제 위원회 등 거쳐야하는 까다로운 과정이 한두개가 아니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을만큼 엄청난 시술이 대로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대로우는 해냈다. 그리고 무사히 그들의 교육기관에 입학한다. 그것도 단 한문제만 틀린 매우 우수한 성적으로. 드디어 시작된 골드의 생활. 그런데.. 오리엔테이션이 끝나자마자 대로우는 끔찍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뿐 아니라 입학을 한 모든 아이들이 그런 상황에 놓였고, 그 중 딱 절반만이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절반은 다시 그룹으로 나뉘어 그들만의 전쟁을 시작해야한다.
이게 무슨 교육기관이란 말인가. 다른 컬러들의 위에 올라섰다해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과정조차도 그렇게 잔인해야 하는걸까? 참으로 끔찍했다. 무엇보다 골드의 그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관료적, 지배적 사고방식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처음 대로우가 입학했을 때 연설한 대총독은 인간은 평등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말을 한다. 불평등을 당연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고정관념과 편협한 사고방식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누가 누구를 지배한단 말인가. 생명은 존중받아야 하고, 누구나 평등해야한다. 대로우가 얼른 위로 위로 올라가 반란을 성공시켜 모든 컬러들이 평등하게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컬러대로 정해진 직업을 가져야하는게 아니라 컬러에 얽매이지 않도록 말이다. 아. 컬러 계급을 없애는게 좋겠네. 3부작의 첫 이야기부터 참 스팩터클했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레드 라이징은 영화로도 만들어질 예정인 것 같다. 영상으로 보면 정말 화려하고 볼만할 것 같은 레드 라이징. 3부작이 빨리 완결되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