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인가?
영화 <아버지의 초상>(원제: La loi du marche, 영제: The Measure of a Man, 2015)은 너무나 조용히 묵묵하게 흘러가는 영화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영화입니다. 사실 이 내용을 잔잔하게 표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내용이기도 했지만 너무 잔잔하게 다가오기 때문에 힘들기도 했습니다.
아버지의 고뇌
회사에서 아버지는 해고를 당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가정을 위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그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결국 2년간의 시간이 흐르고 아버지인 티에리(뱅상 랭동, Vincent Lindon)는 마트의 보안 요원으로 취직을 하게 됩니다. 사실 보안요원으로 취직을 하기까지의 고뇌만으로도 충분히 힘든 시기를 보낸 것인데 취직을 하고 난 후에도 계속되는 고뇌가 있습니다.
직장과 가족
아버지라는 이름은 너무나 큰 짐을 가지고 있는 듯한 이름입니다. 책임져야 할 것이 많고 그 책임 때문에 포기해야 할 것도 많다고 할 수 있는데, 영화에서 티에리가 고뇌를 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것은 아버지이고, 자식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에게는 아들이 장애가 있기 때문에 그 책임이 더욱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하던, 존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합리화가 아니라 그에게 있어서 그 선택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덕적 딜레마
영화에서 중요시 작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는 ‘도덕’이라는 것은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는 것으로 작용합니다. 누가 보기에는 단순해 보이는 것일 수 있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아주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도덕’ 때문에 티에리는 더욱 힘들어 보이고 초라해집니다. 사실 그는 평범한 존재였지만 어느 순간 평범하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렸고 영화 내에서도 그를 평범하지 않게 보여줍니다. (가정환경, 춤 장면 등) 평범하지 않은 티에리가 다른 평범하지 않은 인물을 잡아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영화는 잔혹하게 느껴지기 시작하지요.
비니비니 의견 (스포주의)
※이 문단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이 있고 스포를 포함한 이야기를 하는 문단입니다.※
영화가 상당히 잔혹합니다. 기본적으로 일반인이 일반인을 감시하고 더 나아가 아버지라는 이름까지 있는 존재가 그런 일을 한다는 것에 있어서 더욱 잔혹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이런 잔혹함 속에서 영화는 잔잔하게 흘러간다는 것이지요. 영화의 샷 역시 답답하게 느껴질 정도로 힘겨우며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들이 힘들어하게끔 유도를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유도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영화의 무게를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당히 견디기 힘들 정도지요. 결국 영화를 편하게 보지는 못하게 되는데 의도는 상당히 잘 살아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식 일이 우선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