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naver.com/kindlyhj/220524579659 ☞ 연리지연 1
2권에 접어드니 1권에서보다 좀더 로맨스물 다운 장면들이 등장한다. 그렇다한들 아직은 완전한 로맨스물이라 칭하기엔 여전히 스릴감이 다분하다. 칼부림이나 주먹다짐이 등장하질 않나, 비밀 발설이 두려워 죽음을 택하는 이가 등장하질 않나. 주인공들이 세상에 대놓고 달달한 모습을 연출해도 될때까지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은 듯 하다. 또 보통은 착한 심성의 주인공들과 대치하는 악역들은 정말 그야말로 악역답게 마음껏 미워하고 싫어하게끔 등장하는데, 연리지연의 캐릭터들은 악역마저도 매력이 철철 넘친다. 2권에서 만난 후궁에서 중전으로 승격한 후, 대비가 된 윤씨는 공과 사가 명확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여인이었다. 여인들은 현모양처가 되기를 강요받으며 그저 조신하게 남편과 자식의 뒷바라지와 집안일에만 신경쓰면 된다는 남정네들의 오만하고 이기적인 편협한 사고에 도전장을 내민 여인이기도 했다. 그저 탐욕과 욕망만으로 세상을 주무르려 하는 인물이 아니었다. 그래서 주인공들과 대치하는 인물이라는 것만으로 미워할 수가 없는, 너무 당차고 한편으론 존경스럽기까지한 캐릭터였다. 악역에게 측은지심이 드는 것도 참 드문데, 대비가 딱 그런 인물이었다. 사랑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알고자 하지도 않는 메마른 감성을 소유한 여인이라는 것이 짠하기도 했다.
1권이 앞으로 벌어지게 될 일을 위한 준비단계였다면, 2권은 본격적으로 그 일에 맞서게 되는 내용이었다. 밀지는 여전히 완전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선대왕이 뿌려놓은 퍼즐들이 하나둘씩 껴맞춰지기 시작했다. 또한, 선대왕이 미처 예상치 못했던 인물들도 밀지 속으로 엮이게 되면서 그가 준비한 밀지는 좀더 튼튼해지고 강해졌다. 인연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보는 이로 하여금 참으로 기막히다 여겨지게 만든다. 등장인물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복잡하지 않고, 각 인물들이 가진 사연 혹은 그들의 이야기도 조금씩 곁들여지니 되려 내용은 더 다채롭기만 하다. 2권에서 송현은 왕이 준비해둔 피난처인 허역관의 집에 억수와 함께 몸을 의탁해 허역관의 딸 허소윤으로 신분을 위장해 있다. 륜은 폐비의 아들이자 대군마마였던 신분에서 군마마로 한단계 낮춰지긴 했지만 아직은 무사했다. 격의없이 우정을 나누긴 했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은 감추어야만 했던 산속의 생활을 벗어나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서로가 단 하나의 자신의 짝임을 깨닫고 사랑을 확인했다. 그리곤 때때로 달달함을 연출하게 되었다. 감칠맛 나게 아주 조금!!! 3권에서는 좀더 달달한 장면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여인 대비와 송현의 만남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기대될만큼 흥미진진했다. 오롯이 허역관의 딸로 알고 인재를 얻은 기쁨에 눈을 반짝이는 대비의 모습과 그녀의 부름에 마음 한켠은 열망과 흥미로 가득차있으면서도 오래전부터 주어진 사명과 그로인해 발생한 악연의 고리 때문에 마음을 다잡지 못하는 송현의 모습은 뒷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부채질했다. 삼각관계가 될 뻔 했던 세 사람의 관계는 다행히도 무산되었다. 하지만.. 결국은 마주하도록 운명지어졌으니.. 이 엉켜버린 감정은 어떻게 풀리게 될지 궁금하다. 또한 온전히 모습을 드러낼 밀지가 선왕이 바라던 그림으로 완성이 될지, 혹은 조금은 다르지만 더 견고한 그림이 되어있을지도 궁금!! 얼른 3권을 읽어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