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입소문만으로 독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열광하게 만든 작품 '연리지연'을 만났다. 예스24에서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재되었던 작품이라고 한다. 전자책을 거쳐 종이책으로 출간이 되었을만큼 독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화사하면서도 어여쁜 표지부터 눈길을 사로잡더니, 부제가 궁금증을 더한다. 본래 로맨스 소설을 좋아하는데다, 그 중에서도 역사 로맨스물을 특히 사랑하는 나로선 읽지 않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부제대로 1권은 왕의 밀지를, 그 안에 숨겨진 의도를, 왕이 흩뿌려놓은 거대한 밑그림의 조각들을 숨기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그려졌다. 1권만 보자면, 분명 이 작품은 역사 로맨스물로 분류가 되어있음이 분명한데, 그보다는 로맨스물을 가장한 추리소설 같다는 느낌이 더 물씬 풍긴다. 군데군데 드러나는 장치들이 그러했고, 주인공들을 향해 연달아 닥쳐오는 불운한 기운들이 그러했다. 여타 다른 역사 로맨스물과 달리 가볍지 않은 것 또한 나쁘지 않다. 그 때문에 이야기가 더 정교하다 느껴졌고, 더 깊이있게 빠져들었다. 이야기의 진행은 약간 느린 편이다. 하지만 그게 또 은근히 손에 땀을 쥐게 만들며 다음에 벌어질 상황을 궁금케했다.
1권의 이야기를 약간 풀어놓자면, 권력의 정점에 있으되 손에 쥔 권력은 매우 미약한 왕이 등장한다. 왕의 뒤에는 수렴청정을 통해 얻은 막강한 권력으로 세상을 좌지우지하는 조대비가 있었고, 옆에는 자신이 품은 포부를 마음껏 펼치기 위해 그 길을 막는 것이 무엇이든 치워버리려는, 비뚤어진 욕망으로 뒤덮힌 후궁 화빈 윤씨가 있었다. 자신에게 남은 생이 얼마 안 남았음을 직감한 왕은 사랑하는 여인이자 평생의 반려인 중전과 그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신복대군 륜을 지키기 위해 다섯번에 걸친 미복잠행을 감행한다. 마지막 잠행, 그가 안배한 마지막 퍼즐은 열두살 난 진사 김충원의 여식 김송현이었다. 송현은 가족 모두의 목숨을 걸어야할지도 모를 왕의 밀지를 받들고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리라 다짐한다. 그로부터 얼마 후, 송현의 가족은 한양을 벗어나 산자락 시냇가로 거처를 옮겼고 집을 떠나온 순간부터 여자아이 송현은 남자아이 현이 되었다. 왕의 안배에 따라 밀지를 가진 현을 지키기 위해 대전별감이었던 이홍덕이 수양아들 억수를 데리고 송현의 가족에 합류한다. 그렇게 운명의 수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송현과 륜의 만남도 예사롭지 않았다. 짧지만 인상깊었던 첫 만남 이후 어쩐지 자꾸 서로를 떠올렸던 두 사람은 이후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만났다. 각자 주어진 숙명에 헤어졌다가 또 다른 모습으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어디까지가 왕의 안배인건지 알 수는 없으나, 왕의 안배가 아니었더라도 두 사람은 만나게 되었을 운명이라 생각하게 되는 인연들이 계속 이어졌다. 만날 운명이라면.. 만나게 된다는 말을 이럴때 하는거라지 아마?!ㅋㅋ 암튼, 밀지의 존재를 어렴풋이 알게된 화빈 윤씨가 밀지를 찾기 위해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고 있었고, 아직은 드러나면 안되는 밀지를 감추기 위해 송현은 애를 쓴다. 밀지의 존재를 눈꼽만치도 몰랐던 륜은 뒤늦게 부왕이 자신에게 남긴 것이 있음을 알게되고 그렇게 왕의 밀지는 아주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마지막에 하필 화빈의 소생이자 륜의 배다른 동생 온이 잠행을 나왔다가 송현을 만나게 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설마 삼각관계가 되는 것인가?!
아이고.. 이거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무래도 2권에서 시작될 모양이다. 대체 왕이 준비한 밑그림은 무엇일까. 또 송현이 가진 밀지의 정체는 무엇일까. 궁금하다, 궁금해!! 럭키&세븐이 야간산책을 얼른 다녀온 후, 간식거리와 함께 2권을 읽기 시작해야겠다. 내일은 주말이므로 늦게까지 읽고 낼 늦게 일어나도 되는 걸로!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