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를 뒤흔든 슈퍼 악당의 곁에는 항상 미니언즈가 있었다? 옛날 옛날 인간이 지구상에서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미니언족은 슈퍼 악당을 보스로 섬기며 살아 왔는데요. 그들을 거쳐간 악당들을 보면 티라노사우르스부터 이집트 파라오, 드라큘라, 나폴레옹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보스 운도 지지리 없던 미니언들.... 세계 최강이라 여겼던 보스들은 하나같이 허무하게 무너집니다(대부분은 가해자가 미니언들...). 이제 새로운 보스가 나타나길 기다려 보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대책 없이 길어지고, 활기가 넘치던 미니언들은 단체 우울증 상태에 빠집니다. 이대로라면 종족의 앞날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미니언들을 구하기 위해 케빈, 스튜어트, 밥은 슈퍼 배드 원정대를 결성해 새로운 보스를 찾기 위한 모험을 떠나는데요. 의욕이 넘칠수록 허당 매력도 수직 상승하는 이들이니, 슈퍼 배드 원정대의 여정도 순탄하지 않겠죠. 그래도 힘들고 지칠 땐 모두 함께 외쳐요, '바나나~!'

  조연, 주연으로 돌아오다

  슈퍼 배드 시리즈를 통해 큰 사랑을 받았던 미니언즈가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찼습니다. 나도 모르게 만지고 싶어지는 볼륨감 넘치는 몸매에 귀여운 매력을 배가시켜 주는 고글과 건빵 바지 패션... 첫 등장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열광할 만한 외모와 패션 감각을 지녔는데요. 외모만큼 행동은 얼마나 또 매력 넘치시는지, 하는 일마다 실수 연발에 일하는 시간보다 땡땡이치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또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에 별일 아닌 일에 깔깔거리고 흥을 감당하지 못해 다같이 떼창하며 끼를 발산하기도 하는데요.

  그 매력에 반한 팬들의 사랑이 이번 신작 '미니언즈'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만큼 기대도 크고 말도 많았는데요. 이런 경우 답은 두 가지입니다. 잘 된다면 새로운 미니언즈 시리즈의 시작이 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그냥 팬서비스로 그칠 영화로 기억되겠죠.

   역시 그루와 미니언즈는 떼려야뗄 수 없는 사이

   다행히 미니언즈의 개성과 매력은 그대로 유지된 듯합니다. 악당을 꿈꾸지만 착하고, 의욕은 넘치지만 허술한 노란 악당들 때문에 영화 초반 여기저기서 웃음 폭탄이 터졌는데요.  하지만 챔피언십에서 최초의 여성 슈퍼 악당 ‘스칼렛’을 만나게 된 이후로, 미니언즈의 매력은 급격하게 반감되는 느낌입니다. 캐릭터의 힘만으로 90분을 채우기는 무리였던 걸까요? 전작격인 '슈퍼 배드' 역시 이해하며 보는 영화가 아니었던 만큼, 촘촘한 이야기 전개까지는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연성 없이 진행되는 '일이 점점 커지네'식의 사건 전개는 슈퍼 배드 시리즈와 영화 초반에 느낀 유쾌함을 반감시킬 뿐이었는데요. '소 뒷걸음질 치다 쥐 잡는 격'의 위기 해소 방식은 이미 '슈퍼 배드' 시리즈에서 경험했던 터라, 미니언즈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라는 데 있어서도 차별성도 와닿지 않았구요.

   오히려 그루와 미니언즈가 함께 한 영화 엔딩 크레딧의 몇 분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 그루에게도 미니언즈는 없어선 안 될 존재였지만, 미니언들에게도 그루는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완벽한 보스인가 봅니다. 그런 의미로 저는 미니언스 속편보다는 2017년 개봉할 슈퍼 배드 3를 설레며 기다리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