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인가?
영화 <숏텀 12>(원제 : Short Term 12, 2013)는 상처 치료를 강요하지 않는 잔잔하게 저절로 상처를 아물게 해주려고 하는 영화입니다.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는 등장인물 각자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지만 이 상처를 억지로 치료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즉 어떤 특정 인물 한 명이 치유를 하는 것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치료하는 모습을 취하고 있지요.
그레이스와 아이들
아이들의 모습을 전부 하나씩 모으면 그레이스(브리 라슨, Brie Larson)의 상처가 됩니다. 그 상처를 가진 아이들 중 가장 직접적으로 그레이스와 교감을 하는 캐릭터가 바로 제이든(케이틀린 디버, Kaitlyn Dever)입니다. 제이든의 등장을 통해 그레이스는 자신이 감춰두었던 상처들을 직접 대면하게 되지요. 그레이스가 청소년 위탁소에서 근무하는 것은 이들과 공감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상처받은 그때를 무의식중에 떠올리게 되고 보다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모든 상처들을 전부 치료하지는 않습니다.
진행 중인 상처, 진행 중인 치료
각자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습니다. 외면의 상처가 아닌 내면의 상처이기 때문에 더욱더 그런 느낌을 받고 사실 내면의 상처가 더욱 아물기 힘든 법이지요. 이런 내면의 상처를 위탁소의 아이들은 어린 나이에 받았기 때문에 더욱 그 상처가 크게 다가옵니다. 위탁소를 떠나야 하는 마커스의 경우 아직 모든 것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로 등장합니다. 이런 상태에서 사회로 나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다가오고 상처가 쉽게 치료되지 않습니다. 치료가 필요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보다 안타까운 상황을 만들어내고 마커스의 모습을 통해 아직 치료가 되지 않았음에도 나이 때문에 사회로 나가야 하는 존재들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감을 하라
그레이스와 제이든이 공감을 하고 서로를 알아보는 것은 바로 제이든의 문어 이야기를 할 때입니다. 문어는 자신의 다리를 상어에게 줍니다. 문어(=약자)가 상어(=강자)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무언가를 희생을 하는 것이라는 느낌만이 계속해서 들 뿐이었죠. 그렇게라도 누군가와 함께 있고 싶어 하는 문어(=제이든)의 마음을 투영한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치료는 끝나지 않는다.
영화에서 치료는 끝나지 않습니다. 새로운 누군가가 분명 다시 올 것이고 그 새로운 누군가는 다른 상처를 가지고 있겠죠. 결국 위탁소는 존재하고 끊임없는 상처받은 영혼들이 오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곳에는 공감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존재할 것이고 그 공감이 된다면 천천히 치료가 될 것입니다.
-공감이 중요합니다.
-먼가 되게 어렵게 쓴 기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