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인가?
영화 <쥬라기 월드>(원제 : Jurassic World, 2015)는 <쥬라기 공원>(1993), <쥬라기 공원 2>(1997), <쥬라기 공원 3>(2001)을 거쳐 14년 만에 후속으로 나온 영화입니다. 공원이 아닌 월드(세계)가 되었다는 것에서 보다 큰 스케일을 자랑할 것 같은 영화는 스케일적으로는 뛰어나지만 스토리는 역시나 진부하고 허무합니다.
인간의 오만함과 무능함
<쥬라기 공원>(1993)에서도 그랬고 이번 <쥬라기 월드>에서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인간의 오만함에 대해 이야기가 나옵니다. 공룡은 화석으로써 남아있어야 하지만 인간이 신의 영역을 침범하여 다시 부활을 시킨 것이죠. 결국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으로 나오지만 이번 <쥬라기 월드>에서는 자연이 모든 것을 바로잡는 듯한 모습을 취하였습니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인간의 개입이 있었기 때문에 영화의 메시지에 힘이 없습니다.
랩터와 티라노사우루스
사실 <쥬라기 공원>시리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룡을 묻는다면 당연히 랩터와 티라노사우루스를 선택을 하게 됩니다. 가장 지능이 뛰어난 강력한 공룡은 랩터이고 랩터의 지능에 인간은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오죠. 게다가 티라노사우루스의 강력함은 말 안 해도 다 아시리라 믿습니다. 공룡의 황제라는 타이틀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니까요. 이 두 공룡의 등장만으로 영화는 비주얼적으로 재미가 생기는데 역시 이번 <쥬라기 월드>에서도 두 공룡 덕분에 영화적으로 재미는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간이 만든 하이브리드 공룡
기존의 공룡을 부활시키는 것을 넘어서 이제 창조까지 합니다. 마치 이 공룡을 자신의 집 앞마당에 뛰어다니는 강아지 취급을 하지요. 문제는 이 하이브리드 공룡과 교감을 하는 것이 아닌 그저 먹이만 던져주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랩터와 교감을 하며 랩터에게 인정을 받는(?) 오웬(크리스 프랫, Chris Pratt)과 달리 클레어(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Bryce Dallas Howard)는 그저 먹이만 주는 것으로 길들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이것은 마치 애완동물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좋은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큰 효과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랩터와 교감을 한 오웬이 후반부에 랩터를 이용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보다 큰 재미를 줄 수는 있었습니다.
너무 지루하다.
영화가 전체적으로 피곤합니다. 공룡이 나오고 난리를 치는 것도 있지만 그것을 빼면 큰 흥미를 가져다주는 것이 없습니다. 즉, 공룡이 나오지 않고 인간들끼리 여러 이야기를 할 때는 무언가 허무하다는 느낌과 지루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 문제지요. 모든 것을 공룡에 의존하고 공룡에 모든 것을 거는 느낌입니다. 지루해서 힘들어할 때쯤이면 공룡이 한번 나오니 무언가 웃기면서도 공룡에 너무 의존한다는 느낌이 들지요. 중요한 것은 스토리인데 그 스토리 없이 모든 것을 공룡에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안 좋은 것은 다 있다.
하지 말라는 것은 꼭 하고 하라는 것은 수습이 가능하다면서 무시하는 모습이 등장하는 전형적인 재난 영화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레이(타이 심킨스, Ty Simpkins)와 자크(닉 로빈슨, Nick Robinson) 형제는 물론 클레어까지 전부 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공룡들에 너무 큰 힘을 쏟아부은 나머지 나머지 캐릭터들의 특징과 존재의 이유에 관하여 너무나 많은 허무함을 줍니다.
기존 <쥬라기 공원>의 모습이 보인다.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있다면 기존 시리즈의 모습들이 보입니다. 잔재라고 할까요? 기존 시리즈 팬들을 위한 티셔츠나 안경, 자동차 등 여러 재미있는 소품들이 등장하며 기존 영화를 본 사람들이라면 반가운 표정을 지을 수 있습니다. 일종의 팬들을 위한 서비스랄까요? 그런 면에서는 좋았습니다.
왜 공원이 아닌 월드일까?
스케일이 커진 만큼 좁은 공원이 아닌 세계를 노립니다. 새로운 공룡을 만들면서 공원이 아닌 공룡들의 세계를 만들고 싶다는 모습이 보이지만 오히려 공원보다 초라해 보입니다. 공룡들이 많고 보다 화려한 비주얼이 있다고 공원이 세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래도 세계를 창조하겠다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린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요. 인간들의 세계도 복잡한데 공룡의 세계를 만들겠다는 어마어마한 꿈을 보며 앞으로의 전개가 궁금해지면서 공룡보다는 스토리에 힘을 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맥스 3D(IMAX 3D)의 효과는?
아이맥스의 큰 효과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공룡들이 날뛰는 후반부에서는 확실히 아이맥스로 보면 재미있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 외에 것에는 아이맥스로서의 큰 재미를 느끼지는 못 합니다. 즉, 아이맥스 영화는 아니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이 문단은 극도로 주관적입니다.)
-랩터 분양받습니다.
-미래에 랩터를 키울 수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