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이야기 속 숨겨져 있던 이야기.
1978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실화를 소재로 만든 영화 <극비수사>. 부산에서 일어난 어린이 유괴사건을 다룬 영화입니다. 일단 아이가 살아 돌아온 유괴사건이라는 것 자체가 이 실화가 가진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범인을 잡기 위한 시선이 아닌 아이를 구하기 위한 시선으로 접근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존의 유괴사건이 소재인 영화들과는 다르게 인간미가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이미 결과를 알고 보는 영화이기 때문에 걱정되었다는 곽경택 감독님의 말씀과 달리 기대 이상의 매력이 느껴지는 영화였습니다.
어린이 유괴사건이 소재이지만, 피해자 가족의 힘든 모습이나 납치범이 중심이지 않은, 그저 아이를 살리고자 했던 두 인물에게 초점을 두어 기존의 유괴사건 소재의 영화와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영화 <극비수사>의 전체적인 줄거리
1978년,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부산의 어린이 유괴사건. 한 아이가 유괴된 후, 아이의 가족들은 답답한 마음에 여러 점술 집을 돌아다니지만 다들 아이가 죽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아이가 살아있고, 납치된 뒤 15일 만에 납치범에게 연락이 올 것이라고 말한 도사 김중산(유해진). 공형사(김윤석)의 사주만이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한 그의 말대로 아이의 부모는 특별 요청을 하여 공길용 형사가 극비 수사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보름째 되는 날, 김중산 도사의 말대로 납치범에게 연락이 오고 공형사는 김도사의 말을 그제야 믿게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극비 수사가 진행되며, 남들은 범인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상황에서 둘은 아이를 살리기 위한 수사를 진행합니다.
형사와 도사. 어울리지 않는 듯한 조합이지만.
영화의 중심이 되는 두 인물은 바로 형사와 도사입니다. 형사와 도사라니. 어울리지 않는 듯한 느낌의 조합입니다. 실제 이야기라고 해도, 그냥 영화 속 이야기라고 해도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의아하게 느껴질 조합이죠. 사건을 수사하는데 도사라니!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전 '형사와 도사, 도사와 형사 조합이라는 것만으로는 도사가 예언하고, 형사가 움직이는 그런 그림을 상상했습니다. 하지만 형사는 도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오히려 도사가 한 말이 맞자 되려 의심받고, 그러다 도사의 말이 맞아떨어지자 조금씩 믿어가며 서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생각만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 어떠한 모습을 보여주는지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형사들은 아이보단 범인을 찾는 데 집중되어있고, 다른 도사들은 다들 아이가 죽었다고 말하는 상황에 아이가 살아있다고 믿는 도사와 살리려고 하는 형사의 만남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한. 그리고 이들의 모습에서 인간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인간미 넘치는, 그들의 이야기.
유괴사건이라는 것 자체가 아프고 끔찍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이 둘의 모습은 그저 소신이 있는 사람. 인간미 넘치는 그런 모습들이었습니다. 영화는 범인의 시선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으며 범인을 찾는 과정의 긴장감은 일반적인 추적 스릴러보다 부족한 편입니다. 범인의 존재를 찾아내려고 하는 스릴러가 아닌, 그저 이 두 인물의 드라마를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긴장감이 느껴지는 영화는 아니지만, 담백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 푸근하고 따뜻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 그러므로 영화의 마무리는 사건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아닌, 그들의 뒷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 <극비수사>는 1978년 발생한 어린이 유괴사건을 소재로 만든 영화입니다. 유괴사건이라는 것 자체가 불편하고 끔찍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그렇지 않게 풀어낸 영화입니다. 아이가 돌아온 실화를 바탕으로 피해자의 가족이나 납치범이 중심이 되는 그런 스릴러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 이 영화가 가진 특별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때 당시 아이를 찾는 데 공을 세운 형사와 도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로, 추적 스릴러의 긴장감은 없지만 도사 김중산과 형사 공길용의 실제 이야기를 김윤석 배우와 유해진 배우가 정말 따뜻하고도 인상적으로 보여준 영화입니다. 그때는 밝히지 못했지만, 이제서야 밝혀지는 숨겨진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거는 철저히 극비로 가야 아가 삽니다.'
솔이의 영화 블로그
2015년 극장 관람 108번째 영화
2015년 96번째 후기 (#118)
- 추적 스릴러가 아닌, 가슴 따뜻한 이야기
- 중간중간 시대를 엿볼 수 있는 미술적 요소는 덤
<극비수사> ★★★★ 8점 : 이제서야 말하게 된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