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만나는 아동도서들은 참 현실적인 것 같다. 옛날처럼 아름다고 예쁜 동화 이야기들이 아니라, 정말 지극히 현실적 이야기들이다. 일찍부터 이러한 일들을 아이들에게 알려줘야하는 우리의 현실이 정말 씁쓸하다. 저출산 이유 중 하나도 내 아이에게 이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 되어서가 아닐까? 요즘 아이들과 관련한 사고가 끊임이 없다. 입양법 개정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고 있고, 어린이집 사고는 자주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한다. 그나마 이런 일들은 뉴스를 통해 세상에 알려지기라도 하지만, 그 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아동학대에 노출되어 있는 상황이다. 뒤늦게 알려지는건 그나마 다행, 알려지지 않은 일들이 얼마나 많을까. 이 성장동화에서는 아동학대와 가정폭력에 관한 이야기를 통해 입양이나 파양 등 용어들에 대한 이해와 아동학대와 아동학대의 징후는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아이들 용으로 나온 동화책이지만, 사실 이 책은 어른들이 함께 봐야하는 동화책이다. 보호가 되어야하는 아이들에게 가해지는 폭력은 가정을 파괴하고 미래 사회를 병들게 하는 크나큰 범죄 행위이다.
이야기는 9살된 주안이가 부모님과 6살된 동생 주은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부자인 할아버지 덕분에 꽤 넉넉한 삶을 살아가던 주안이네는 갑작스럽게 변화된 환경에서 살게된다. 어릴 적 입양되었던 주안이 아빠가 새 아내를 얻어 그 아내에게서 아들을 낳은 할아버지에게 파양이 되었기 때문이다. 재산다툼을 염려한 새 어머니와 자신의 핏줄을 얻은 아버지에게 파양을 당해야 했던 아빠는 그 일 직후 변해버렸다. 작은 집으로 이사한 이후부터 안방 문밖으로 나오지 않고, 술만 마시는 언제나 화가 나 있는 듯한 아빠의 모습은 전과 너무나 다른 모습이었다. 엄마도 일을 나가기 시작했고, 주안이는 다니던 학원들을 모두 그만두게 되었다. 이런 상황이니 동생을 돌보는 일은 주안이의 몫! 주은이와 함께 놀던 주안이는 아랫집 할머니가 시끄럽다며 항의를 오자 크게 움츠러들었고, 그 소리를 듣고 방에서 나온 아빠에게 동생과 함께 맞게 된다. 마침 일을 마치고 돌아온 엄마가 이 모습을 모고 달려와 주안이와 주은이를 보호해주었지만, 아빠는 그런 엄마도 때리고 만다. 결국 아랫집 할머니의 신고로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엄마와 주은이는 가정폭력 여성쉼터에, 주안이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 잠시 떨어져 지내게 된다.
아빠가 용서를 빌어서 다시 가족이 모이게 되었지만, 이 일 이후 주안이는 많이 움츠러들었고, 주은이는 말을 잃어버린다. 걱정스러운 주은이의 상태 때문에 엄마는 결단을 내리고 잠시 주은이와 함께 친정집으로 내려가기로 한다. 아빠와 단 둘이서 지내야했던 주안이는 불안하고 무섭기만 하다. 빨리 주은이가 나아서 엄마와 함께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어느날, 저녁을 먹기 위해 컵라면을 사가지고 돌아오던 주안이는 윗층에 살고 있는 사회복지사 아줌마 한 분을 만나게 되고 작은 위안을 얻는다. 주안이의 아빠도 주은이가 치료를 떠난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아이들과 엄마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고, 직장을 구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아빠의 모습에 주안이는 닫혀 있던 마음을 열었고, 조금 나아져 집으로 돌아온 주은이를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주은이를 웃겨주기 위해 노력하던 주안이. 그런 오빠의 마음을 알았는지 입을 꾸욱 다물고 있던 주은이는 소리내어 웃는다. 그렇게 주안이네 가족은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예쁜 가정의 모습을 되찾았다.
파양되었다는 충격으로 자신의 아이들을 폭행한 아빠. 젊은 아내에게서 아들을 보고 30년 동안 자식으로 키웠던 아들을 파양시킨 할아버지. 정말.. 씁쓸한 모습이다. 실제로 이런 일이 없지 않으니 더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런 일 외에도 많은 아이들이 아동폭력에 노출되어 있다고 한다. 우리의 관심, 어른들의 관심이 필요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