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꿈꿀 수 없는 소년. <새 모이를 먹는 소년>
영화 <새 모이를 먹는 소년> (원제 : Boy Eating the Bird's Food)은 청년 아텐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영화입니다. 돈도 없고, 여자친구도 없고 먹을 음식도 없는 그는 가진 것이라곤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새 카나리아뿐입니다. 집을 잃고 카나리아의 은신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청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리스 영화입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몰락한 신화: 그리스 뉴웨이브의 혁신]이라는 부문으로 소개한 이 영화는, 1890년대의 고전 소설 [헝거]를 원안으로 두고 있는 영화입니다.
영화 <새 모이를 먹는 소년> 감상평
영화 속 남자는 돈은 둘째치고, 먹을 음식조차 없으니 자유보다 그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키우는 새 카나리아의 모이를 먹기도 하고, 독거노인의 집에서 설탕 등을 훔쳐먹으며 겨우겨우 살아갑니다. 의식주가 해결되지 않는 남자.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기껏해야 성당에서 짧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 전부입니다.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해 보이는 소년의 곁에 있는 건 그저 자신의 처지와 비슷한 새 한 마리뿐.
영화는 빈곤과 함께 소외되고 있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압박감 있게 표현해냅니다. 주인공인 남자의 얼굴을 가까이 보여주거나 인물에게 근접하게 표현하며 인물의 상태를 부각하는, 인물의 불안정함이나 현실을 더 불편하게 보여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영화는 남자가 새를 둔 곳에 가서 새에게 물과 먹이를 주는 마지막 장면 이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다른 음악 없이,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특별한 곡 없이 계속 소리가 들릴 뿐이죠. 자기의 목소리로 지저귀며 노래하던 새의 소리처럼, 이 청년의 삶도 조금은 노래하며 앞으로 쭉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조금은 희망을 품을 수 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했지만, 마지막에 노래가 아닌 새의 소리를 들려주며 여운을 준 점은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되어 좋았습니다.
솔이의 영화 블로그
2015년 극장 관람 87번째 영화
2015년 93번째 후기 (#115)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 13번째 관람 영화
- 그리스 영화는 나에게 맞지 않는 것 같다.
- 이제 전주국제영화제 마무리 포스팅만 남았군.
<새 모이를 먹는 소년> 5.5점 : 영화를 보는 내내 어렵고 불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