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의 여인' 전도연과 비정한 형사 역의 김남길이 만난 만든 영화 <무뢰한>은, 하드보일드 멜로다. 왠지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장르, 하드보일드 & 멜로. 그러나 막상보면, 그 말이 맞음을 알 수 있다. 거친 세상 비정한 세상 속 한 남녀, 하드보일드한 분위기와 세상 속에서 그들은 '사랑'을 갈구한다. 하지만, 결국 그것을 쉽게 주지않는게 바로 '세상'임을 이내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은 거짓이었지만 사랑에 빠져든 남자.
그 거짓이라도 믿고싶었던 여자.
결국엔 '사랑'의 감정조차도 이 비정한 세상에선 『사치』이고, 아무것도 없는 이들에게조차 『허락』되지않는 가치일까? 그렇다면, 너무도 잔혹한 세상이 아닌가.
익숙한 이야기 흐름 속에서도, 나름의 몰입감과 긴장감을 갖게해준 건, 역시 팔할이 『배우의 힘』에서 나온다고 느꼈다.
특히, 이번 영화로 무려 네번째 칸에 간 '칸의 여인' 전도연의 연기는, 역시 말할 필요가 없다. 삶의 밑바닥에서 살기위해 '사랑'이란 이름의 동앗줄을 잡으려하는 '순수함'이 있으면서도, 퇴폐적인 그녀이기도 하다.
"나, 김혜경이야, 김혜경!"
이를 악물며, 세상에서 살아남기위해 내뱉는 이 대사의 장면에서 역시 전도연이란 이름의 배우를 다시한번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퇴폐적이고 세상에 찌든 그녀이면서도, 악바리같고, 또한 순수함도 가진 여인 '김혜경'.
원래 이정재가 맡았다가 부상으로 하차하고 맡았다는 '김남길'의 연기, 역시 나쁘지않다. 형사이면서 한편으로 껄렁거리며 그녀를 감시하고 사랑하게되는 남자. 콧수염없는 그의 연기가, 좀 더 담백하게 다가온다.
<무뢰한>은 익숙하다, 그러면서도 그대들을 보고있노라면 잘되길 바라게되고, 어깨를 툭툭쳐주며 위로해주고싶은 감정도 여러번 생긴다. 특히 '김혜경'이란 여자, 왜 정재곤 형사가 그녀에게 빠져들고 도와주고싶었는지 그 마음을 여러번 알 수 있었다. 보면서 2번 정도 가슴이 저릿하게 저려오는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나 그나, 남자나 여자나, 세상 모두 결국 서로에게 어느정도 「무뢰한」이다.
서로에게 무례한 사람들, 우리는 지금 그런 세상에 살고있는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