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물이 보고 싶었던 이유는,
순전히 내 스물 즈음에 [청춘]을 봤기 때문이다.
다 끝나가는 영화를 굳이 찾아 밥도 안 먹고 꾸역꾸역 봤다.
지금의 스물 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사는지 궁금했다.
이렇게 어렵고도 힘든 시절에 말이지.
깊은 병이 생겼다.
책 말고 영화를 보면서도 이렇게 미친 듯 메모를 한다. ㅜㅜ
이 영화는,
언어가 주옥같다.
'사랑해' 를 모르는 남자의
"선배 엉덩이에 꼬추 비비고 싶어."
비벼보지도 못한 선배는 유부남을 따라 타지로 떠나고,
'꼬추 비비고 싶어' 의 어원을 갖고 있던 친구 치호의 여자였지만
나만의 그녀였던 소민이를 다시 찾은 순정남 하늘씨.
몸만 발기하던 남자의
'마음 발기'
왜, 그는 소민이에게 마음발기가 되지 않았을까?
타인에게 몸으로 발기해야 하는 어떤 여성 때문에
알게 될 수밖에 없던
그의 사랑이라는 그 무력한 첫 마음.
그리고,
마음발기를 통해 얻은 첫 꿈.
영화인.
이제 그는 현실로 처음 다가가게 될 것이다.
영화 속 감독이 보여주던 것보다 더 치열하게.
그리고 치사하고 더럽게,
더 우습게 넘어지고 밟힐지도 모른다.
사랑을 미루고 싶던 남자의 결론적 사랑은
'친구 동생과의 떡치기'.
이 남자의 사랑이 가장 현실적이었는데~
만화를 추구하시는 이분의 비현실성과 달리,
남자를 등쳐먹고 싶어 하거나 오빠의 딸따리를 귀여워하는
그녀 소희의 현실 때문에 동우는 현실의 사랑을 하고,
현실의 직장을 갖게 된다.
그래,
그래서 언제까지 그렇게 웃을 수 있을까?
우리 스물 들.
이 친구가 다른 그 어떤 영화에서 '다람쥐' 였었다는 사실을
포털 사이트의 댓글을 보고 상기했다.
이 친구 초반의 연기를 보고서 오해했었다.
"저저, 워낙 화낼 줄 몰라서 저렇게 대사를 하나?"
아니었는데, 암튼.
나중 지 어미에게 화낼 때 화를 아주 잘 냈던 것으로 보아,
내가 화를 못 내서 화 연기 안 나와 고생했던
그 기억과는 달랐던 것으로.
그냥 내 컴플렉스인 것으로.
치호의 아버지.
혹시 내가 아는 그 영어 잘하던 그분?
그가 우리 시절의 사람이라는 것으로 쳤을 때
이 '스물' 이란 영화는!
그림과 언어는 지금 2015년,
음악은 90년대 굿모닝 팝스의 느낌이었다.
그런데 정말
사귀는 사이 : 만날 때마다 하는 거
애인 : 하고 싶을 때마다 만나는 거
사랑하는 사이 : 하루에도 열두 번씩 하는 거
이거 맞니, 남자들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