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 이후로 궁금해진 책입니다.
매력 넘치는 글발.
처음 읽을 때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야!라며 너무 추상적인 거 아냐? 너무 감상적인 거 아냐?라는 생각도 들지만
덮고 나서 다시 문구를 살펴보면 나도 이런 글귀 좀 써봤으면 하는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옵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글이라는 뜻이겠죠.
이번 책도 제목 위에 120 True Stories & Innocent Lies라고 쓰여있네요.
120개의 짧은 글 모음입니다.
이야기라고 하기엔 조금 애매한 느낌의 시와 비슷한 글도 있습니다.
저자는 다양한 글쓰기의 귀재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글이 짧기에 금방 읽어나가긴 하지만 그만큼 흡입력은 좀 떨어집니다.
계속 몰입은 안되는 다른 이야기들이라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쭈욱 읽기보단
짧은 시간마다 하나씩 하나씩 읽어가주는 것이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 같습니다.
아마도 한 권을 그렇게 다 본 이후에는 처음부터 봐도 몰입이 더 잘 되지도 모르겠어요.
황경신 작가의 책은 한번 보고 내려놓기엔 뭔가 아쉬운 언젠가 글을 인용하기 위해서라도
한번 더 꺼내볼 이야기들이 담겨있기에 말이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는 '밤 열한시'입니다.
뒷면에 적힌 이 글을 보고 이 책은 꼭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죠.
"밤 열한 시
오늘 해야 할 일을 할 만큼 했으니
마음을 좀 놓아볼까 하는 시간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나도 못 했으니 밤을 새워볼까도 하는 시간
......
참 좋은 시간이야
밤 열한 시 " - 254page
가족들 모두 잠든 시간이 딱 내 시간이라 불리는 시간인데요.
그걸 정말 제대로 표현한 글입니다.
참 좋은 시간이야 밤 열한 시!
누구나 공감 가는 이야기들을 마구 끄집어 내서 표현해주는 저자 참 대단합니다.
도대체 이런 글은 어떻게 쓰는 건지~!
작가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참 신기합니다. 그게 바로 재능이라 불리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