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agazine/magazine.nhn?nid=2527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7155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사랑스러운 아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아버지 콜랴.

부패한 시장이 호화 별장을 짓기 위해 그의 집을 빼앗으려 하면서

콜랴의 삶은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콜랴는 유능한 변호사 친구의 도움을 받아 이 상황을 이겨내려 하지만,

법을 뛰어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시장은 그를 더욱 궁지로 몰아가는데……

권력이라는 괴물에 맞서는 평범한 아버지의 치열한 생존 싸움이 시작된다!”

어리둥절한 기분 속에서 마무리 되고 있는 ‘리바이어던’은 한편으로는 권력이 어떤 식으로 무자비하게 한 가족을 (혹은 한 남성을) 궁지에 몰고 있는지를 확인하게 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일종의 치정극을 사회적인 문제 속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무척 자극적인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한심한 방식으로 바라보게 만들기도 하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절묘하고 정교하게 구성된 (여러 조각들을 멋지게 맞춰져 있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기도 하겠지만 자칫하면 도대체 무엇을 본 것인지에 대해서 오해만 가득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기도 한 것 같다. 

보는 사람들에 따라서 보는 방식이 다 다를 수밖에 없지만, 일부러 오해를 만들 생각이 없는 한은 (그런 의도로 가득하지 않았다면) 이런 방식을 택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의미에서는 사회적인 성향의 (관심의) 작품이 아닌 좀 더 폭넓은 성향의 (논의를 하고 있는) 작품으로 생각하게 될 수 있기도 하겠지만 관점에 따라서는 한 남성이 어떻게 온갖 방식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을 뿐인지에 관한 작품으로 생각될 수 있기 때문에 (생각해보면 그렇게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온갖 인연과 생각지도 않은 우연들로 인해서 주인공 콜랴의 운명은 비극으로 끊임없이 빠져들게 된다) 대단히 뛰어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에는 그걸 그런 식으로 보는 사람이 얼마나 될 것인가? 라는 의문도 들게 되는 것 같다.

좋지만... 걱정스럽다. 그게 솔직한 결론일 것 같다.

어떻게는 보는 사람을 압도하려는 것 같은 음악과

그 음악만큼이나 사람을 압도하고 공포를 느낄 정도로 거대하게 다가오는 파도

비극적 운명이 그렇게 밀려들어온다면 무슨 수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며 피할 수 있을 것인가? 그저 가혹한 운명이 밉게 느껴질 뿐이고 어째서 내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인가? 라는 좌절감만 간직하게 될지도 모른다.

경이로움이나 

감탄으로 가득한

그런 벅차오르는 기분을 안겨주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황량함과 폐허 그리고 적막함을 느끼게 만들고 있고, 그런 감수성을 이끌어내면서 러시아의 현실을 혹은 참혹함을 전달하려고 하고 있는 ‘리바이어던’은 어떤 면에서는 중국의 현실을 계속해서 들춰내는 지아 장커의 작품을 잠시 떠올리게 만들기도 하는데, 좀 더 정교하게 분석하는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게 된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멀리 떨어진 변두리 도시

어쩌면 변두리이고 주변부이기 때문에 좀 더 현실을 혹은 모순을 극대화시켜서 보여줄 수 있는 공간

온갖 문제로 곤궁에 빠지는 주인공 콜랴가 살아가는 공간은 바닷가이면서 황폐한 공간이고 낙후된 공간이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권력에 의해서 삶에 극심한 피해가 끼쳐지는 공간이기도 한 것 같다.

그에게 닥쳐진 위기와 그 위기를 위해서 도움을 주려고 찾아온 옛 친구 (혹은 동료) 디마

집을 지키기 위해서

혹은 생존을 위해서 콜랴는 (그리고 그의 가족들과 디마는) 최선을 다하지만 그 최선은 부질없는 노력일 뿐이고, 그 과정 속에서 러시아의 현실과 사람들의 모습들을 그리고 그들이 살아가는 풍경들을 ‘리바이어던’은 놓치려 하지 않고 최대한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그 풍경은 어떤 참담함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혹은 깊은 패배감을 만들어내고 있다.

단단하고 견고한 그리고 가혹하기만 한 권력의 횡포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

힘겨운 싸움과

이길 수 없는 싸움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캐게 되지만 결국 그런 여러 시도들은 나중의 비극을 좀 더 키워내는 원인이 될 뿐이다. 

어떤 식으로 권력이 한 사람을 무너지게 만들 수 있는지를 (망가지게 만들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리바이어던’은 단지 그것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좀 더 다른 이야기들을 함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좀 더 복잡해지고 (당연히) 모호하게 되어버리는 것 같다.

그저 권력의 비리만을

혹은 권력과 싸우고 권력에 의해서 밀려나는 모습만을

그 과정 속에서의 어떤 처절함을

그것만을 보여주었다면 지금까지 접해왔던 사회적인 이야기들에 관심이 높은 작품들과 별다른 차이를 만들지 못했을 것 같았는데, ‘리바이어던’은 좀 더 다른 방식으로 (약간은 주된 이야기에서 이탈해서) 사회가 혹은 권력이 만들어내는 부정과 함께 개인적인 부정을 (좀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불장난을) 함께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를 더 깊은 고민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과연 주인공 콜랴가 그런 상황까지 되어버리게 된 것은 사회-권력이 그렇게 만든 것인가? 그게 아니면 내부적인 갈등 혹은 다툼으로 인해서 그렇게 된 것일까? 라는 질문을 하게 되기도 하고, 사회-권력의 부정과 콜랴의 아내와 디마의 급작스러운 불륜관계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콜랴의 삶을 훼손시킨 것인가? 를 고민하게 만들고 있는데, 과연 어떤 것이 콜랴의 삶을 붕괴시킨 것인지는 몰라도 (당연히 모든 것이 함께하면서 더 거대한 비극을 만들었겠지만) 내부적이고 외부적인 위협이 동시에 벌어졌을 때 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 순식간에 망가질 수 있는지를 다뤄내고 있다는 생각도 들게 되어서, 온갖 비극들이 연이어 벌어질 때 그걸 그저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를, 그 비극들을 온전하게 받아낼 수 있는지를 시험하고 있는 작품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어서 쉽게 판단될 수 없는 여러 고민들과 논쟁의 여지를 만들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보긴 봤지만

쉽게 판단되진 않게 된다.

마음 같아서는 그리 좋지 않은 평가를 하고 싶지만 뭔가 미심쩍고 쉽게 내쳐버릴 수 없는 무언가가 느껴지기 때문에 좀 신경 쓰이게 (거슬리게 느껴지게) 되는 것 같다.

아직은 아는 것이 부족하기에 혹은 이해함이 적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겠지만 이걸 그리 쉽게 판단하는 것도 올바르진 않은 것 같아서 그냥 조금은 늦더라도 제대로 된 이해가 될 수 있기만을 바라게 될 뿐이다.

참고 : 쉽게 볼 수 있다면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척 어렵게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이걸 쉽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최소한 나는 그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