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 프란츠 카프카 / 배수아 옮김
수아 작가님,
한동안 페이스북에 꿈일기를 올리더니,
아마도 그녀는 그때 이 작품을 번역하고 있었나보다.
그녀의 꿈일기를 볼 때마다 그것을 작정하고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그만 접었다.
집착이 될 게 뻔한 일은 시작하지 않는 게 좋기 때문이다.
이놈의 책이란 놈은 읽으면 읽을수록
사람들과의 거리를 벌려놓기 바쁘다.
현실을 두려워하는 정신의 인간들이 늘 기대하는 것은
죽음 뿐인 듯하다.
카프카 역시 마찬가지였다.
난 왜 언제나 그런 이들만을 좇는가.
132쪽, 15번.
카프카와 브로트는 그해 6월 바이마르에서
작가 파울 에른스트를 방문했다.
카프카는 여행 일기에 썼다.
"파울 에른스트. 입술 위까지 내려온 콧수염에 뾰족한 턱수염.
소파에 몸을 딱 붙인 채, 혹은 무릎을 딱 붙인 자세로,
설사 흥분한 상태에서조차 (비평가들 때문에) 결코 몸을 풀지 않는.
가족들로 그득해 보이는 그의 빌라는 암호른에 있다.
비린내가 진동하는 생선 사발을 계단 위로 들어 올려,
우리 눈앞에서 다시 부엌으로 가지고 가버림."
펠릭스란 인물은 아마도 카프카의 친구인 철학자 펠릭스 벨치를
의미하는 듯하다.
그러고 보니 이 작품을 읽기 바로 전에
파울 에른스트의 <비트겐슈타인의 조카> 를 읽었었다.
그런데 그 책이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책은 아깝지 않으나 그 속에 들은 내 A4용지 독후감 초고가 아깝다.
다시 사야 되나.
오탈자
82족 밑에서 4줄 : 누구다 -> 누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