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슬로우 비디오 >는 cctv를 소재로 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헬로우 고스트 >(2010) 감독 김영탁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슬로우 비디오 >이기에 전작 <헬로우 고스트 >의 느낌은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 들지요.
영화 <슬로우 비디오 >는 웃음과 코미디를 다 잡을 수 있고, 사랑마저 잡으려는 사소한? 욕심을 부립니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 >는 동체시력에 걸린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동체시력이란, 모든 것이 느리게 보이는 병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사소한 것 하나까지 전부 볼 수가 있습니다. 사랑이 싹트지만 어린아이일 때 눈병, 눈 괴물이라고 불리며 도망을 친 친구들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 여장부(차태현)은 방에 있으면서 세상과 담을 쌓았습니다. 여장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소홀합니다. 세상이 그를 괴물이라 하고 배척했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영화 내에 나레이션이 자주 등장하고 여장부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서 사용을 합니다.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사소한 것까지 포착이 가능한 여장부지만, 사람의 마음은 포착하지 못하고 외로운 존재입니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 >에서는 모든 캐릭터들이 외롭습니다. 마치 <헬로우 고스트 >의 사연이 있는 귀신처럼 각자 나름의 사연이 있지요. 또한 여장부가 좋아했던 존재인 봉수미(남상미) 마저 외롭고 가난하고 힘든 존재로 나옵니다. 여장부는 그런 봉수미에게 다가가지만 자신도 외롭고 힘들기 때문에 섣불리 다가설 수 없는 것을 보여줍니다.
영화 <슬로우 비디오 >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CCTV입니다. 언제나 지켜보는 CCTV는 누군가가 지켜본다는 안심과 누군가가 자신을 지켜보다는 두려움의 존재지요. 두 가지가 다 같이 있는 양면적인 존재이자, 야누스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CCTV에 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이런 CCTV를 김영탁 감독은 잘 활용을 하였습니다.
여장부가 CCTV 관제소에서 일한다는 것을 통해 봉수 미가 CCTV 앞에서 고맙다고 하는 등 안녕이라고 하는 등 여러 모션을 취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관객들이 볼 때 풋풋하고 사랑스러워 보일 수밖에 없는데요, 영화 <슬로우 비디오 >에서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 바로 ‘본다’라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볼 수 있는 여장부는 달리기를 못 합니다. 모든 것을 다 보기에 어지러워진다는 것인데, 일반인은 모든 것을 다 볼 수 없기에 달릴 수 있다. 달릴 수 없는 주인공은 천천히 살수 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빠르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천천히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기도 한 설정이지요. 실제로 영화 제목이 <슬로우 비디오 >이기 때문에 천천히 살아가면서 보지 못한 것을 보고 그에 대해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