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8.늦은4시/90분/인천공항밀레니엄홀

기관에서 행사성으로 하는 공연은 가지말아야지~~~하다가도

이렇게 불현듯 가게 될 때가 있다. 아카펠라를 들은지 한참 지나 목말라있었기에.

인천공항 2014 아카펠라 경연대회 Day 1. Korea Gala Concert.

일을 일찍 끝내고 한 시간 반 전에 출발했음에도 홍대역가서 공항철도로 갈아타고

딱 한시간 반 걸렸다. 다행히 빈자리가 있어 비교적 앞 쪽에 앉고.

홀이라 하고 막힌 공간도 있지만 여기는 진짜 말 그대로 트인 홀이다. 여객터미널 3층.

무대를 둘러싼 3층 여러 샵들과 계단 쪽으로 여행자들, 승무원들이 내려다본다.

기관 행사는 음향이나 기타 객석등이 전문 공연장에 비해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은 아니다.

무대만을 찍는 것이 아니라 자꾸 객석을 찍는 사진 때문이다. 사진 찍히는 것이 싫어서.

이게 좀 병적이라 남들은 무슨 범죄자인가~하고 생각이 들만큼 좀 유난스러워서이다.

5분을 넘겨 시작.

Doo-Wop-Sound

How will I know/썸/One more night/자작곡Enough to go/

Somebody that I used to know/Payphone/좋아좋아

젊은 그룹. 자유롭고 개방적인 젊음이 느껴진다. 아직은 아마추어같은 느낌도 약간은.

리더인 듯 보이는 하이톤 싱어는 예능끼 철철 넘친다. 말도 참 재치있게 하고.

Fantarmony

Back in the USSR/빠빠빠/Bille Jean/Sunday morning/Run Devil Run

연령대가 다양한 코믹한 팀이다. 블랙과 레드 코드로 느낌 살린 의상.

많이 움직이며 모션과 함께하는 눈도 즐거운 팀. 비틀즈의 곡으로 시작해 약간은

이상한 느낌...뽕짝느낌이라고 해야할까?..빠빠빠로 숨가쁘게 달리더니

빌리진의 노래를 느리게 편곡. 비눗방울 터뜨리는 듯한 모션과 소리가 독특하다.

그래도 빌리진은 역시~ 빠른 템포가 좋은데 ㅋㅋㅋ

Zenith

Top of the world/Animation Medley/자작곡Vocal Magic/

Fly to the moon/Count Basie Medley/Isn't she lovely

베이스와 퍼커션을 왔다 갔다하는 리더분과 고정된 자리보다는 변화가 많은 움직임.

약간 진지한 코드로 정장을 읿고 나온 이분들은 개개인의 역량이 뛰어나면서도

팀으로써의 하모니도 훌륭한 팀같다. 모션이 굉장히 인상적이고 소리도 안정적이다.

관객과 친해지기 위한 좋은 선택은? 바로 메들리^^

만화메들리에 등장하는 온갖 만화들과 어울리는 적절한 동작들^^ 정말 멋지다.

Fly to the moon 사이로 잠깐 들리는 아리랑 멜로디 같았던 창의력 넘치는 편곡.

또 들으러 오란다면 가겠을 정도로 색깔있는 팀. 자작곡인 vocal magic도 독특한 느낌~

색소폰소리인지 트럼펫소리인지 잘 내시던 잘쌩긴 남자분 때문은 절대 아님^^

앵콜곡으로 Isn't she lovely를 관객과 같이 만들어 내며 "사랑해 사랑해~"엄청 불렀다.

아카펠라라는 것은 종교적인 색깔도 좋고 이렇게 자유롭거나 재즈틱한 것 무엇이든 좋다.

성악가들이 목 위를 가득 채운다하고 한다면, 대중가요나 팝은 가슴부위를 채워준다.

재즈가 허리아래부분을 들썩이게 하고 국악은 신체를 벗어난 영혼을 울린다 하겠다.

아카펠라는 마치 온 몸을 도는 혈액을 타고 흐른다라 표현하는게 맞겠다.

인간의 목소리만이 악기가 되어 듣는이의 전신을 휘감고 공기까지도 가득 채우는 것이 느껴진다.

그러나 쉬운 것은 아니다. 인원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다섯명 일곱명 다섯명.

악기처럼 퍼커션이란 파트가 있고 베이스, 테너, 하이, 엘토 등등 나름의 구분이 있다.

퍼커션은 신기하고 역시나 저음의 매력을 좋아하는 나는 베이스음에 빠져든다.

반주없이 이리 목소리만으로 노래한다는 것은 혼자가 아니라도 무척  혹사인가보다.

어느 팀 할 것 없이 한 곡 끝날 때마다 물을 많이 드시던 것이 기억난다. 승승장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