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내 심장의 전성기>
"손병호의 헤비메탈 보컬 변신! 어색하지 않은걸?"
손병호를 무대위에서 만난다? 손병호게임으로 더 유명해진 배우 손병호가 주연을 맡은 연극 <내 심장의 전성기>의 후기를 써본다.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4월부터 시작한 공연으로 이제 2주차를 맞이하고 있다. 손병호 뿐 아니라 이아이, 전일범 등 영화에서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이 여럿 보인다. 이정도면 스타 배우들 아닌가?
<사진출처: PLAYDB>
주연 '손병호'는 한때 헤비메탈의 전설이라 불리던 그룹 '핵폭발'의 보컬 리더역을 맡았다. 현재는 딸하나를 키우며 술집을 운영하는 아저씨일 뿐이지만... 여전히 노래하는걸 포기하지 않고 메탈스피릿을 지켜가고 있다. 실제로 노래를 부르는데 기대 이상의 실력이었다. 실제로 헤비메탈 팬이셨나? 그리고 악기 연주도 직접 한다. 악기를 엄청 잘다룬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시늉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연주한다는것 만으로도 인정해주고 싶다.
특히 <내 심장의 전성기>의 홍일점인 배우 '이아이'는 영화 <대한민국 1%>에서 매력적인 해병대 여하사 역할로 눈도장을 찍었었다. 영화에서 봤던것보다 실물이 더 매력적이었다는거~ 고등학생으로 권투를 하고있다. 아쉽게도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서 등장씬이 잠깐잠깐 뿐이었지만 후반부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일범' 배우도 영화 등에서 낯이 익은 얼굴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주연을 빛내주는 조연을 제대로 보여줬다. 코믹한 부분을 잘 소화했고 특히나 기억에 남는건 연주할때 씰룩거리며 추던 그 춤! 반복적인 춤이었는데 계속 보고있으니 중독되는것 같은 기분까지 들었다.
혜화역 1번출구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 도중에 거대한 포스터를 만날 수 있었다. 벌써 한달전부터 붙어있던 포스터라 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티켓박스는 입구 바로앞에 준비되어 있다.
공연장은 지하로 조금 내려가야한다.
(물론 나는 안찍었지만)
아빠와 딸의 다정한 모습.
공연장 앞의 로비는 충분히 휴식공간이 있으니 굳이 밖에서 기다릴필요없이 로비에서 기다리기~
프로그램북도 판매중~
작지만 알차보이는 무대의 모습.
기본적으로는 드럼과 기타 등 밴드 공연 무대로 꾸며져 있다.
하지만 이곳이 술집, 병원, 체육관 등 장소가 계속 바뀐다.
빔프로젝트 영상을 사용해서 효과를 주기도 했는데 실제 손병호와 이아이의 옛날 사진들이 흘러갈때가 가장 인상깊다. 손병호의 젊은 모습은 진짜 훈남! 이아이는 어렸을때부터 여전히 미모를 그대로 가지고 있었고.
연극 <내 심장의 전성기>의 스토리는 그리 복잡하지 않다. 우리나라의 드라마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너무 쉽게 예상되는 스토리. 특히 비슷한 느낌의 영화도 만들어진적이 있어서 더 그렇게 느껴진다. 영화 <즐거운 인생>이 바로 생각났었다. 하지만 영화의 스토리와는 다르다. 386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주인공은 한때 대한민국을 주름잡던 헤비메탈 밴드'핵폭발'의 리더이자, 보컬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시대인만큼 자유에 대해 노래했다는 명목으로 모든 밴드활동을 정지당하고 가수의 길을 접을 수 밖에 없었는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천재적인 기타리스트 멤버의 사망으로 밴드는 해체하고 만다.
그 후로 20여년이 흐르고... 이제는 송도에 위치한 술집 '핵폭발'의 주인으로 적자만 내가며 계획없이 살아가고 있다. 그의 딸 보람은 뭐가 불만인지 아빠와 대화하는것도 좋아하지 않고 권투에만 매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다 계속되는 기침에 병원을 찾은 주인공은 성대에 문제가 생겼음을 듣게되고... 자신의 목소리와 목숨 중 어느것을 선택하게 될것인지. 노년에 재결성한 '핵폭발'은 성공적인 복귀를 할 수 있을지~ 잊혀져 가는 과거를 회상하며 신나는 밴드공연과 드라마를 함께 보여주는 연극이었다.
공연이 끝난 후의 무대매너도 좋았고
관객들과의 포토타임도 준비되어 있었다.
손병호 배우의 과격한(?) 몸동작으로 공연 마무리~
출연분량도 적었고 연기도 조금은 아쉬웠지만 그냥 흐믓하게 바라봤던 홍일점 이아이 배우를 집중적으로.
좀 더 가까이 찍고 싶었으나 어찌나 움직이던지...
관객과의 포토타임을 기다리는 배우들.
이아이 배우와 함께 찍고 싶어서 간만에 나도 찍었음.
(나만 간직할거라 여기엔 안올려요)
평일인데다 아직 공연이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입소문이 안났는지 사람이 꽉꽉 들어차진 않았지만 좋은 무대매너와 즐거운 공연을 관람한것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관객의 호응을 크게 이끌어내지 못했다는거... 아무래도 메탈 그룹이 주인공이다 보니 관객들이 마구 호응해주며 소리질러 줘야 하는데~ 보통 연극에만 익숙한 관객에게 알아서 호응해 주길 바라는건 무리라고 생각된다. 좀 더 적극적으로 관객의 호응을 일으킬만한 무언가를 개발 해야할것 같다.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운 무대였고, 악기들을 전부 실제로 연주하고 노래도 라이브로 부른다는건 상당한 강점으로 기억된다. 과거 메탈음악의 향수에 빠져 공연장을 찾은 나이 지긋한 분들도 많이 보였고, 386세대와 지금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것같아 보기 좋았다. 의외이긴 하지만 부모님과 함께 봐도 나쁘지 않을 공연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