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영화 리뷰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동화책을 한편 보고나온것 같아. 어른들의 동화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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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에서부터 느껴지는 특별함.
정말 많은 캐릭터와 독특한 배경이 눈길을 끈다.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막내 로비보이에서 호텔의 주인이 된 사람이 호텔을 찾은 작가에게 옛이야기를 전해주면서 이어진다. 때는 1927년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시기. 세계 최고부호였던 '마담.D'는 호텔을 다녀간지 얼마되지 않아 의문의 죽음을 맞게된다. 그녀는 유언장에다 '사과를 든 소년'이라는 값비싼 명화를 전설적인 호텔 지배인이자 그녀의 연인이었던 '구스타브'앞으로 남겼는데... 졸지에 유산을 노린 살인범으로 몰린 '구스타브'는 감옥에 갖히게 되고, 총애하던 로비보이 '제로'의 도움으로 탈옥을 결행하게 된다. 의문의 '마담.D' 살인사건을 둘러싼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까. 그리고 로비보이 '제로'는 어떻게 호텔의 주인이 될 수 있던걸까.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은 보는내내 즐거움이 가득하다. 대놓고 웃기려는 코미디 영화도 아니고 어느정도 시대와 현실을 반영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독특한 배경디자인과 연출때문에 마치 동화책을 한장한장 넘겨보는것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들과 색의 대비가 강렬한 배경 덕분에 현실성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영화 안에서 살아숨쉬는 캐릭터들은 세상을 참 낙관적이게 바라보는듯하고, 익살스럽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가끔 등장하는 잔혹한 장면이 더 무섭게도 느껴진다. 딱봐도 CG도 아닌 옛스러운 영화소품 티가 나는 시체를 보여주는데 그게 왠지 더 괴기스럽고 무서웠다. 영화의 분위기는 너무 밝은데 공포감 조성도 없이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들은 적잖은 충격을 준다. (마치 어린이 애니메이션 뽀로로를 보고 있는데 펭귄 목이 댕강하고 잘려나가는 느낌이랄까.)
장면의 전환에도 신경을 많이 썼고, 대사나 배우들의 몸짓 하나하나에도 즐거움이 숨어있다. 다소 과장된듯한 몸짓과 오버스러운 대사는 이 영화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준다. 리얼리티만을 따라가던 여타 영화들과는 확실히 차별성을 느꼈다.
생일케이크 같다고 말한데는 호텔의 모습도 크게 작용했다. 마치 종이 공작으로 만들어진것같은 느낌의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모습을 보고있으면 달콤한 딸기케이크가 생각난다. 호텔의 전경을 잡을때는 항상 이 구도로 보여준다. 호텔을 항상 정면에서만 바라보고 있자니 이게 2차원인지 3차원인지 헷갈리기까지 했다. 디자인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상당히 높은 점수를 주고싶은 영상미다.
웅장한 느낌은 없지만 장소의 이동에 따른 배경표현과 장면전환은 획기적이었다. 마치 필름을 그대로 넘겨서 보는듯한... 주로 MV에서는 많이 쓰이던 영상미 덕분에 눈이 즐거웠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부실한것도 아니다. 호텔의 주인이 과거를 회상하며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다.
사실, 그래서 영화의 연출이 더 독특했는지도 모르겠다. 현재의 모습과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호텔의 모습은 사뭇 다르게 다가온다. 노인의 회상속의 이야기를 할때는 실제로 상상속으로 이미지를 그려내는듯한 동화적인 느낌이라면 현재로 돌아왔을때의 장면 연출은 어느정도 현실감이 더 드러난다. 그래서인지 그냥 영화를 본게 아니고 옜날이야기를 듣고 머릿속에 상상하는 이미지를 그대로 엿본듯한 느낌이 들었다.
후기를 쓰다보니 나조차도 놀랄정도로 '느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해버린듯...
하지만 이 영화를 한마디로 말해야한다면
"느낌있는 영화."
라는 표현이 제일 어울릴것같다.
생일케이크같은 즐거움과 달콤함을 느껴보려면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강추~
마지막으로...
내가 단걸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도 영화에 계속 등장하는 '맨들'은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실제로 파는 걸까나?
그리고 초반에 잠깐 등장하고 말았지만
설국열차에도 출연했던 '틸다 스윈튼'은 어쩜 그렇게 변신의 귀재인지.
나이를 가늠할수가 없다. 할머니 역에도 잘어울리고, 젊은 여성 모습도 꽤 어울리고~!
실제나이는 1960년생으로 우리나이로 55세라는게 믿기지가 않는다.
배우들의 연기나 감독의 연출까지 무엇하나 놓치기 싫은 영화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