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 천하의 시작 ( Hero ) / 2002개봉, 중국, 장예모 감독
이 영화는 2002년 장예모 감독의 <영웅>의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입니다.
개봉 당시 삭제됐던 10여분이 추가된 ‘감독판’에 해당하죠.
<영웅: 천하의 시작>은 일곱 국가들이 중국 대륙을 통일하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던 춘추전국시대.
그 중 강력한 힘을 가진 진나라의 왕 영정(진도명)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객을 모두 물리쳐준 무명(이연걸)에게 상을 내리기 위해 그를 궁으로 초대합니다. 무명은 왕 앞으로 20보 10보 전진하며 세 명의 자객, 장천(견자단), 파검(양조위) 그리고 비설(장만옥)을 어떻게 처치했는지 차례차례 설명해요.
이야기를 들려주는 무명과 그의 이야기를 듣는 진나라의 왕 영정.
그리고 나머지 과거의 사건들은 모두 나누어 재구성해 보여주는 방식이 참 인상적입니다..
영정과 무명이 과거의 ‘진실’을 두고 이야기를 재구성 하는 과정에서 파검과 비설,
그리고 파검의 몸종인 여월(장쯔이)의 이야기가 매번 새롭게 그려져서 자칫 지루해 질 수 있었죠.
하지만 여기에 동일한 사건이 번복되는 과정에서 다가가는 것이 사건의 진실이라기보다
등장인물들의 다각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재구성해 갑니다.
여기에 파검과 비설, 여월이 화려한 색의 옷을 펄럭이며 사막을 가로지르던 모습이나 결투를 벌이는 장면,
그리고 엄청난 엑스트라가 동원된 웅장한 장면 등이 가세해 호방함과 아름다움까지 선보여요.
( 물론 중국식 혹은 무협 영화의 과도한 멋부림은 좀 감안해야 합니다.. 가끔 풋~~~!! 하는 웃음이 터지거든요... ㅎㅎ )
참, 훌륭한 이 배우들의 모습을 리마스터링된 화면으로 다시 볼 수 있는 행운을 맛보았습니다.
이 영화에서 영정(진도명)은 중요하고 큰 비중의 캐릭터인데다
인상적인 눈빛과 연기였음에도 거론이 안 되는 것은 개인적으로 좀 애석했습니다.
저는 누구보다 영정역의 진도명에게 눈길이 가며 인상적이었거든요..
"영웅"을 보고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다시 스크린으로 보셔도 좋으실 거라고 단언하며,
전 이 영화를 보고, '10년이 넘는 시간을 온전히 초월했다'고 '장예모 대단하다고..'
혼잣말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명작은 시간을 초월하고~ 배우도 시간을 거스르니~ 하오~ 좋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