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운명적인 사랑을 하고 싶어요 "

인간의 삶에 있어서 뗄레야 뗄 수 없는 가치인 '사랑'은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영화로 만들어지고 다양한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노래로 불려집니다. 그리고 혹자는 '사랑의 유통기한은 3년'이라고 하는가 하면 또 혹자는 '사랑은 영원하다'고 이야기하는데 현재 중년의 영화팬분들에게는 1980년대 소피 마르소와 함께 '책받침 요정'으로 일컬어졌던 브룩 쉴즈 주연작 <끝없는 사랑>의 리메이크인 <엔들리스 러브>는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후자의 이야기입니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랑의 감정,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냈던 '제이드'

< ▲ '데이빗'을 통해 인생 처음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행복을 만끽했던 '제이드' >

큰 아들을 병으로 잃은 제이드의 아버지는 그 이후 남은 자녀들을 자신의 틀에 맞추려하고 과잉보호를 하면서 가슴에 묻은 큰 아들을 떠나보내지 못하는데 그렇게 마치 '박물관'처럼 남겨 놓은 큰 아들의 방처럼 그의 가슴 속에도 켜켜이 쌓여있던 큰 아들에 대한 기억은 자녀들을 숨막히게 만듭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가족들의 생각은 이해하려 하지 않은채 그게 최선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뜻에만 맞추려고 하죠. 때문에 '제이드'(가브리엘라 와일드)는 고교 시절 다른 평범한 10대들처럼 자유롭게 친구들을 사귀고 연애를 하는 등의 경험을 전혀 하지 못했었는데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이제 막 둥지를 떠나려는 새와도 같았던 그녀는 용기내어 다가온 '데이빗'(알렉스 페티퍼)을 통해 그동안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냅니다. 하지만 그런 제이드의 모습에 아버지는 불안감을 느끼고 그녀를 여전히 구속하려하며 데이빗의 과거까지 들먹이면서 현실적인 사랑과 이상적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녀의 사랑을 한낱 '불장난'으로 치부하는데 하지만 사랑의 감정이란 결코 누군가가 통제한다고 해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죠.

현실과 이상, 그 사이 어디쯤.. 아름다운 그들의 사랑이야기

< ▲ 하지만 데이빗이 탐탁치 않았던 제이드의 아버지는 그들의 사랑을 염려하는데.. >

제이드를 돈과 명예가 보장되어 있는 자신과 같은 '의사'로 만들고 싶었던 아버지는 사랑은 현실이고 현실적인 문제와 부닺히게 되면 결국은 누구나 다 변할 수 밖에 없다고 말하면서 데이빗은 자신의 딸과 어울리지 않는 남자라고 말합니다. 반면 남녀 관계에 있어서 '사랑'이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했던 데이빗은 운명적이고 이상적인 사랑, 즉 '사랑의 힘'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데 두 사람의 이야기 모두 일리가 있는 것으로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누구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 현실적인 문제는 잠시 내려두고 단 한 사람과 그 순간에만 빠져드는 사랑을 하게 되죠. 하지만 '사랑'만으로 살 수가 없는 세상이기도 하기 때문에 살아가다보면 누구나 그런 이상과 현실앞에서 고민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꿈꾸는 이상의 크기는 크지만 현실의 벽에 의해 그 크기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것인데 그것은 사랑에 있어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때문에 두 사람이 보여줬던 앞뒤 가릴 것 없이 뜨겁게 불타오르는 사랑이 아름답게만 느껴지기도 했었구요.

전형적이고 상투적인 영화, 급하고 허술한 마무리는 아쉬움이..

< ▲ 꼭 한명씩 등장하죠. 전혀 도움 안되는 쓸데 없는 친구 >

하지만 <엔들리스 러브>는 특별할 것 없이 전형적입니다. 열렬히 사랑하는 연인이지만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닌 외적인 문제(이 작품은 앞에서 언급한 아버지)로 인해 그 사랑의 위기를 겪게 된다는 영화의 큰 틀은 수 많은 작품들에서 그려진 상투적인 것인데 불구하고 그 상투성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없이 그저 누구나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이것은 원작의 문제인 것이겠지만 특별함 없는 이야기 자체에서는 매력을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인데 게다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는 사건들로 인해 위기가 발생하고 증폭되다가 당연히 수순의 과정을 밟아가는 그들의 감정선에도 온전히 공감대를 형성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아쉬웠던 것은 타협점을 찾기가 어려워보였던 극중 인물들의 갈등이 너무나 급하고 허술하게 봉합에 이르렀던 후반부였었구요.

생기 없었던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 넣어준 두 주연 배우

< ▲ 아름다웠던 이 커플, 근데 이 장면은 영화에서 안나오더군요. 왜 삭제된 것인지? >

이처럼 이야기만 놓고 보면 생기 없는 영화였던 <엔들리스 러브>, 하지만 이 영화에 생기를 불어 넣어 준 것은 두 주연배우입니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아닐까 싶은 '알렉스 페티퍼'와 '가브리엘라 와일드'라는 두 선남선녀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뜨겁게 타오르는 청춘의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에 더 아련하면서 풋풋하게 느껴지기도 했었는데 특히 뽀얀 피부와 길쭉 길쭉한 팔다리, 그리고 가녀린 몸매에 청순가련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그 얼굴이 딱 멜로 영화의 주인공이랑 잘 어울렸던 가브리엘라 와일드는 여전히 연기는 어색했지만 매력적이더군요. 뭐 연기는 차차 나아지겠죠 ? 게다가 <겨울왕국>의 음악 감독 '크리스토퍼 벡'이 참여한 영화의 OST 역시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었기 때문에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던 영화 <엔들리스 러브> 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