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목을 보고 처음에 무심히 넘겼는데, 문득.. '정말 포크는 왜 네 갈퀴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갑자기 네 갈퀴를 가진 포크가 되기까지의 시행착오와 발명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포크뿐 아니라, 핀, 클립, 단추, 지퍼, 공구 등등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다. 이렇게 발전이 되어왔구나 싶어서 신기하기도 했고, 오랜 시간 시행착오를 거쳐 내게 편리함을 준 물건들이 새삼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재미있기도 했고. 평소 읽던 스타일의 책이 아니라 살짝 걱정을 했었는데, 생각보다 흥미로웠다. 세세한 설명은 그 물건을 좀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주어 좋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자세한 설명이 지루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고보니.. 평소 아무생각없이 썼던 많은 물건들에 왜 나는 한번도 의문을 가져본 적이 없을까? 그저.. 익숙하니까? 당연하니까? 많은 발명품들이 의문을 가지는데서 시작한다는걸 생각해보면, 발명쪽이나 창의적인 생각과는 좀 먼가보다.
양손에 나이프를 하나씩 스테이크를 먹다가 그 불편함에 포크가 개발된 것이라고 한다. 하나에서 두개, 세개에서 지금의 모양인 네개의 갈퀴로 모양이 굳어지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네개 이상의 갈퀴를 가진 포크가 나오기도 했지만, 네개가 포면적이 넓으면서도 입 크기에 알맞고, 빗처럼 수많은 살이 달린 것도 아니어서 고기를 찍을 때 거북하지 않아 네개의 갈퀴가 표준이 된 것이라고 한다. 3개나 5개, 6개의 포크는 떠올려봐도 뭔가 어색하고,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긴하다. 물론 표준에 너무 익숙해진 탓일지도 모르겠지만. 식탁용 나이프도 포크의 영향으로 발전해갔다고 한다. 하나의 발전이 또 다른 발전을 만들어낸 셈!!!
핀과 클립이 만들어지기까지의 시도와 과정도 괜찮긴 했지만, 포크 다음으로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스카치테이프였다. 3M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상표가 처음엔 '메니소타광공업회사 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로 불렸다는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으.. 긴이름.. 어렵다!! '스카치'라는 이름에도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초기에 5센티미터 너비의 테이프에 가장자리에만 접착제를 발라 사용했기 때문에 무거운 종이가 테이프를 끌어당기면 벗겨지고는 했단다. 그래서 짜증이난 사람들이 "이 테이프를 인색하기 짝이 없는 당신의 깍쟁이 스카치(스콜들랜드인을 가리킨다-옮긴이) 사장에게 가져가서 접착제를 더 발라 가지고 오시오."라고 불평을 했고, 이 사건이 이름을 짓는데 영감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물론, 회사의 원로 임원들은 이야기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다고 일축하고 있다고 한다. 내 느낌상으론 요 일화가 맞을 것 같은데 말이다. 푸풉.. 재밌는 일화다.
지퍼가 처음엔 '자동연속 옷 복합장치, 자동연속 옷 잠금장치'로 불렸고, 이후 지프Zip(19세기 후반에 '총알 또는 다른 작고 가느다란 물체가 공기 또는 다른 물질을 통과하면서 내는 경쾌하고 날카로운 소리, 또는 그러한 소리와 함께하는 움직임'을 나타내는 뜻으로 사용)에서 힌트를 얻어 '지퍼'가 되었다는 얘기, 19세기에 식사도구 세트가 용도가 분명하게 다른 146가지다 되는 많은 종류로 구성되어 있었다는 얘기, 역시 19세기에 주인이 버튼을 눌러 손님들이 음식을 골라서 집을 수 있게 해주었던 음식을 나르는 기차와 키가 43센티미터에 요리사 복장을 한 작은 에나멜 칠을 한 인형이 양손에 음식이 담긴 냄비와 접시를 들고 손님 앞에 서 있다가 발에 달린 단추를 누르면 자동으로 음식을 덜어주었다는 음식을 덜어주는 인형이 있었다는 얘기, 17세기에 한 방울이라도 흘리지 않고는 잔의 내용물을 마실 수 없게 하겠다는 목표로 만들어진 퍼즐잔이 술꾼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는 얘기 등등..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한가득이었다. 내겐 그저 익숙했던 물건들의 오랜 세월 발전을 거듭해온 발자취롤 보니 어떤 의문이든 한번씩 떠올려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