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인데다 남장여자와 도깨비와의 러브 스토리라는 독특함에 무척 궁금했던 로맨스 소설이다. 받자마자 슬쩍 들쳐본다는 것이.. ⅔를 읽고나서야 퇴근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알았다. 허걱!! 허둥지둥 퇴근을 하면서도 뒷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놓기가 싫었다. 뭐야! 이렇게까지 날 사로잡는 이 마력은!!! 완전.. 너무 재미있잖아!!! ㅜ0ㅜ 진짜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읽어버린 책이다. 막힘없이 술술 읽을 수 있을만큼 이야기의 구성도, 전개되는 스토리도 너무 좋았다. 신비하면서도 아름다운 이야기라 끝이 보일수록 아깝고 아쉬워 남은 페이지를 아껴가면서 읽어야했다. 목숨의 위협 속에서 어쩔 수 없이 여자의 삶을 잃은채 남자의 삶을 살아야했던 이연과 깨달음 없이 얻은 힘만 믿고 천방지축으로 날뛰며 말썽을 부리던 도깨비 망량의 사랑 이야기는 왠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가끔 요런 작품들은 영화나 드라마로 탄생되곤 하던데.. 이 책은 그런 얘기는 없으려나? 흠.. 읽으면서 상상했던 것을 화면으로 보고싶기도 하고, 한편으로 그저 내 머릿속에서 마음껏 상상해본걸로 만족하고 싶기도 하고...ㅋㅋ
자식처럼 여기는 도깨비 망량의 철없는 행동을 더이상 봐줄 수 없었던 귀왕은 공력이 높은 한 영혼의 조언을 받아들여 망량이 태어난 나무 피리에 망량을 봉인하여 인간세상에 내보낸다. 피리를 부는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고 깨달음을 얻을 때까지 봉인을 풀리지 않는다는 귀왕의 말에 혼비백산한 망량은 뒤늦게 열심히 빌어보지만 결국 피리 안에 갇히게 된다.
유서깊은 유의(의학 교수) 이성택 교수 집안으로 시집을 오게된 최씨 부인. 그녀가 처음 시집을 왔을 때 그의 지아비는 여종과 정을 통해 후실로 들여 강씨 부인이라 부르며 그녀와의 사이에서 두 아들을 둔 상태였다. 하지만 그 모든 흠을 감싸고 정실 부인으로 산지 3년이 흘렀지만 그녀에겐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최씨 부인은 집으로 찾아온 한 스님에게 시주를 하고 그에게서 복중에 태아가 건강하게 자라려면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를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뜻밖의 얘기를 듣는다. 무슨 소린가 싶어 물어보려고 하자마자 사라진 스님. 그렇게 또 얼마 뒤, 갑작스러운 지아비의 낙마 사망 소식은 그녀를 절망으로 빠뜨린다. 시아버지인 이 대감에게서 안타깝지만 그녀 대신 강씨 부인을 정실로 삼아 집안의 대를 이어야할 것 같다는 얘기를 듣게 된 것이다. 묵묵히 받아들이고 눈물을 흘리며 일어서던 그때, 갑작스러운 헛구역질로 뱃속의 태아가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이에 이 대감은 크게 기뻐하며 아기를 기다리고, 그녀의 임신 소식에 강씨 부인은 분을 참지 못한다. 그동안 그녀가 임신을 하지 못하도록 그녀의 오라비 지홍과 함께 아무도 모르게 그녀에게 약을 먹여왔던 것이다. 그런데 임신이라니!! 이에 독약까지 준비한 강씨 남매의 범행을 우연히 알게된 최씨 부인은 누구에게도 이를 알리지 못한채 조용히 친정집으로 아이를 낳으러 간다. 그리고.. 드디어 태어난 아이는 여자아이였다. 자신과 아이의 목숨과 자리가 위태로워졌음을 깨달은 최씨 부인은 아이의 성별을 남아로 속이고, 이연이라는 이름을 받은 아이는 남자아이로, 이씨 집안의 장손으로 귀한 대접을 받으며 자라게 된다.
어느새 8살이 된 어린 연이. 호기심이 많고, 예쁜 것을 보면 반기는 손녀의 모습에 유씨 부인은 마음이 아프기만 한다. 집안에 행사가 있는 틈을 이용해 친척 누이가 두고 간 치마와 저고리를 입고 몰래 집을 빠져나간 연이. 난봉꾼에게 봉변을 당할뻔한 연이는 키가 크고 눈이 매서워 보이지만 어딘지 모르게 신비로운 느낌이 드는 잘생긴 선비의 도움을 받게 되고, 꼭 은혜를 갚겠다는 약속을 한다. 그는 바로 오지랖 넓은 망량. 한 남자의 소원을 들어주려 나온 참에 아이를 구해주게 된 것이다. 연이의 사연이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치마와 저고리를 입은 상태로 집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는 아이를 도술을 이용해 데려다주고, 그녀의 기억을 봉인한다. 그로부터 12년 후, 헐벗고 가난한 이들을 치료해주며 여전히 남자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연이는 뜻하지 않게 운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게 된다. 갑작스럽게 호조 참판 윤 대감의 늦둥이 막내딸인 설희 아가씨와 혼인을 하게 된 것이다. 목숨이 경각에 달할만큼 곤란한 처지에 놓여버린 연이와 최씨 부인 앞에 예전의 그 스님이 다시 나타나고, 은약사가 있는 월악산 기슭에 남자는 여자로, 여자는 남자로 변하게 해주는 신묘한 약초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이에 연이는 어머니의 간절한 눈빛을 외면하지 못하고 진짜 남자가 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생각보다 빠른 전개에 더욱 눈을 뗄 수 없었던 것 같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1권을 다 읽자마자 집에 도착해서 2권을 집어들었다. 재밌어 재밌어~ 완전 내 스타일이야~!!!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