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시작할때부터 역사의 왜곡으로 말이 많았던 기황후. 대체 어떤 인물이기에 말이 많았던 것인지 한창 시끌했던 그때에도 딱히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드라마를 챙겨볼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드라마에 이어 책으로 출간되기 시작했다. 보통 출간되는 책들이 2권 완결로 꽤 긴 이야기로 출간되는데, 이책은 단권으로 좀더 읽기 수월해보였다. 그래서 선택하긴 했는데.. 2권으로 읽는게 더 나앗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이 너무 축약된 느낌이 들어서다. 암튼, 이번을 계기로 기황후에 대해 알아보려고 다시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왜 역사의 왜곡이라 한건지 이해가 가긴 했지만, 기황후에 대한 기록이 많지 않고, 또 책에서는 반대로 고려를 위해 애를 쓴 기록들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보아 보는 시각과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기황후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녀가 자신의 가문 때문에 고려에 군대를 보낸 것과 점차 권력에 욕심을 냈던 것은 사실이라 아무래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강하긴 하다. 실제는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이 책은 그녀가 모티브가 된 소설일 뿐이니까 그렇게 알고 보는 걸로~!!
명문 가문을 자처하는 행주 기씨 가문의 여식 기완자. 근방에서 손꼽히는 미인인 그녀를 사모하지 않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다. 우연히 격구장에서 만난 철원 고을의 최영을 사모하게 된 기완자. 최영 역시 미인인 그녀에게 한눈에 반한다. 이에 기완자의 아버지 기자오는 두 사람의 혼인을 추진하려 하지만, 강직한 최영의 아버지 최원직이 가난한 집안에 시집와 고생했던 아내를 떠올리며 명문가의 여식을 며느리로 들여 고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에 거절한다. 서로에게 마음이 있지만 부모의 뜻에 따라 혼인을 할 수 없었던 두 사람. 그럼에도 기완자의 마음은 변치 않는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최원직이 세상을 떠나고, 슬픔에 잠긴 최영은 아버지의 3년상을 치루며 마지막 효를 다한다. 그런 그를 여전히 기다리며 결혼의 뜻을 밝히던 기완자. 3년상이 거의 끝날 때쯤 나라에서 원나라로 보낼 공녀를 뽑기 위해 곧 금혼령을 내릴 거라는 소문이 돈다. 급박한 상황에 혼담을 받아들인 최영은 급하게 매파를 찾는다. 이때 당시만해도 매파가 증인이 되어야만 결혼도감에서 혼약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두 사람의 혼약이 인정되고 결혼식만 치루면 되었는데, 백부님 댁에 갔던 동생 최희가 생각난 최영은 기완자에게 먼저 집으로 돌아가면 동생을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던 걸까? 결혼식 예복을 입은 상태로 기완자가 공녀로 선발되어 끌려가고, 이에 평소에 그녀를 사모했던 박물화등 근방의 청년들과 기완자의 오라버니 기철, 기원, 기주, 기륜 등 20명 남짓이 모여 사신단 행렬을 급습해 기완자를 구출하기로 한다. 기완자가 끌려갔다는 소식에 망연자실 하던 최영. 그는 동생이 걱정되어 동생의 혼처를 급하게 구해보려 하다가 시간을 지체하고, 오는 길에 또 한번 공녀로 끌려가려던 문화 유씨 가문의 여식 유화를 구하느라 시간을 지체했던 자신을 탓한다. 증인이었던 매파를 데리고 왕에게 알현을 요청하지만 이도 거절당한채 눈물을 흘리던 그는 사신단을 급습한다는 얘기에 당장 합류한다. 유화 가문의 도움을 받아 사신단을 급습해보지만 기완자를 구출하는데 실패하고 결국 기완자는 공녀로 원나라에 도착한다. 도착한지 하루만에 그녀가 한눈에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리라 확신했던 고려 출신 총관 태감 독만질아에 의해 원나라의 황제 토곤의 처소에 찻상을 나르는 궁인이 되고, 독만질아의 예상대로 황제는 단번에 그녀를 총애하게 된다.
황제에게 자신의 사연을 말하고 고려로 돌아가 최영과 혼인해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잠시나마 생각했던 기완자는 황제의 총애를 한몸에 받음과 동시에 고려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에 한없는 눈물을 흘린다. 한편, 기완자를 구출하지 못하고 돌아서야만 했던 이들은 기완자를 따라 원나라까지 흘러왔고, 그중 영은 고려의 전왕으로 얼마 전 완평현의 다루가치(고려 후기 원나라가 고려의 내정을 간섭하기 위해 설치한 민정 담당관)인 충혜의 의 심복으로, 박불화는 그녀의 곁에 있기 위해 내시가 되는 결단을 내린다. 그녀가 황제의 총애를 한몸에 받자 질투에 사로잡힌 제 1황후 타나실리에 의해 불임약을 억지로 먹을 뻔 하고, 수많은 채찍질을 당한 일을 계기로 더는 이런 일이 없게 하기 위해 황제는 그녀를 귀비의 자리에 올린다. 이후 아들 아이유시리다라를 낳고 제 2의 황후의 자리에 오르고, 제 1황후가 죽자 그녀가 제 1 황후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때부터 원나라의 기세는 점점 기울어지고 있었고, 황제와 아들과 함께 파란길을 떠나야했던 기황후는 세상을 떠나기 전 고려의 연천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파란만장한 인생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만큼 그녀의 삶은 녹록치 않았다. 죽을 고비도 수십번이었을 것이고, 나이가 든 이후 황제의 총애 역시 젊은 궁인들에게 빼앗기며 더욱 권력을 탐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들을 위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고 싶은 단 하나의 소망을 이루지 못했던 그녀의 사랑은 더욱 애달프다. 자신이 그런 일을 겪었음에도 권력을 위해 아들의 사랑을 막아선 그녀의 모순된 모습에선 참 씁쓸했다. 결국 권력의 맛에 길들여졌다는게 안타까웠다고나 할까. 암튼 2권 분량의 다른 책도 왠지 좀 궁금하다. 너무 많은 내용이 축약된 느낌이 드는 이 책보다는 훨씬 풍성한 내용일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