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의 영화 리뷰
<로렌스 애니웨이>
"성별이 사랑을 결정짓지 않는다. 그렇게 사랑을 한다."
| 로렌스 애니웨이 - 감독
- 자비에 돌란
- 출연
- 나탈리 베이, 멜비 푸포, 모니아 초크리, 이브 자크, 쉬잔느 클레먼트
- 개봉
- 2012 캐나다, 프랑스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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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이번 영화 리뷰는 어떻게 시작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로렌스 애니웨이>를 보고나서 감독은 아니지만 문화평론가와 심리에 대해서 잘 아는 작가님과의 대화까지 해봤지만 복잡하면서도 뭔가 막힌게 시원하게 뚫리지 않는 기분때문에 미루다 미루다 이제서야 후기를 남겨본다.
우선 영화 자체가 어렵다기 보다는 쉽사리 공감대를 형성하기에는 대중적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영화였다. 감독인 '자비에 돌란'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가 영화가 끝난후에야 그의 나이를 찾아봤는데 1989년생밖에 안되는 어린 감독이었다. 감독이기 이전에 어릴때부터 모델활동에 직접 영화에 주연까지 맡은적이 있는 준수한 외모까지 겸비했다.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표현방법이 유치하다고 단정지을순 없다. 영화를 보는내내 이렇게 어린나이일거라곤 짐작도 못했으니까... 하지만 그의 나이와 자라온 배경을 약간 찾아본 후 영화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더 도움이 되었다.
감독의 제작노트에는 "<로렌스 애니웨이>는 내인생에 있어서 감독이 되기 전, 먼저 남자가 되어야만 했던 시절의 경외감의 표현이다." 라고 말했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자비에 돌란' 감독역시 동성애자라는 말들이 많길래 어느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감독을 따로 검색해보는걸 추천하고, 이제 영화이야기로 들어가 봐야겠다.
*이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습니다.
시작부터 독특한 방식으로 등장하는 이 키킨 여성은 누구인가? 여성성을 강조한건지 어깨에 튀어나온 장식까지 달려있고 (어깨장식을 보고 난 드래곤볼의 전투복이 떠올라버렸다.. 
) 성큼성큼 걸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이 곱지많은 않다.
로렌스(남성)와 프레드(여성)는 마치 서로의 이름이 바뀐듯한 독특한 커플인데 누구보다 뜨겁게 사랑을 하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로렌스의 엄청난 고백과 함께 둘의 인생이 송두리째로 달라진다. 로렌스는 어릴때부터 숨겨왔던 여성성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었고, 프레드는 그런 로렌스를 보면서도 쉽게 헤어질생각을 하지 못했다.
솔직히, 프레드의 행동을 이해하긴 힘들었다. 남자친구가 커밍아웃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그걸 인정하고 계속 사랑하겠다고 하는 그녀와, 자신의 여성성은 드러내고 싶지만 사랑에는 특별히 성별이 상관없다는 로렌스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이였다. 그렇게 그들의 힘든 생활이 시작된다. 주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그런 시선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프레드... 결국 그들은 헤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다.
사랑하는 순간과 좌절의 순간, 이별의 순간... 주인공들의 심리적 변화에 따라 직접적으로 표현되는 음악과 배경들!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기 힘든 연출들이 계속해서 관객들을 자극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지고, 장면이 멈추고, 시선이 교차되고, 형형색색의 강렬한 이미지들을 각인시키는것 같았다. 영화를 보면서도 놀랐지만 이런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연출이 가능했던것은 아직 어린나이의 감성을 지닌 감독이기에 가능했던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평론가들과 사람들이 이런점때문에 천재라고 말하고 있지만 솔직한 내감정은 일부러 보란듯이 쏟아붓는 기교들의 향연이었다고 생각된다.
자신이 실제로 느꼈던 평범한것과 다른것에대한 생각과,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는 동성애자들에 대한 인식을 이렇게 화려하고 강렬한 느낌으로 덮어버리면서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도록 눈길을 끌고 있는것 처럼 보였다. 흔히들 동성애에 대한 소재를 다루다보면 한편으로는 애틋하면서도 불편할 수 있는 장면이나 대사들이 등장하면서 대부분의 보통사람들에겐 외면받기 쉽다. 하지만 <로렌스 애니웨이>는 말하고자 하는 관점을 다른곳을 비추고 있다.
주인공들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것이지, 특정 성별을 생각하면서 사랑하고 있는것은 아니다. 로렌스는 분명 여성처럼 꾸미고 싶었지만 남자가 좋아진것이 아니었고, 프레드 역시 변해버린 로렌스가 부담스럽고 주위의 시선이 신경쓰이긴 했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 물론, 현실과 이상의 벽은 생각보다 견고해서 그렇게 특이한 관계를 유지해오던 두 주인공들이라해도 쉽게 헤쳐나가긴 힘들었다.
로렌스와 프레드의 만남과 이별의 반복속에서 감독은 무엇을 전하고 싶었을까.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일반화된 상식이 반드시 옳은것은 아니다라는걸 말하고 싶었던것 같다. 단지 개성이 다를뿐 틀린것은 아니라고 처절하게 외치는 감독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리고 성소수자들(동성애자 보다 이영화에는 이 표현이 더 적절한것 같다)에게 솔직하게 세상을 깨고 나오라는 희망의 메시지도 숨겨져 있었다. 계속해서 영화에 수많은 시선들이 등장하는데, 그 시선에 의해서 조금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얼마나 고통을 느끼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주었다. 제발 그런 시선은 그만 거두어달라는 협박처럼 말이다...
'자비에 돌란'이라는 감독의 영화적 천재성 보다는 자신이 가장 아끼는 영화를 통해 하고싶은 말을 관철시키는 용기에 더 응원을 하고 싶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은 달라지지 않을까. 하지만 감독의 이런 기교섞인 영상미는 나이가 들수록 줄어들겠지? 지금이기에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었나 생각해보며 10년뒤의 그의 영화가 벌써 궁금해진다.
영화 상영 후 최광희 평론가와 김형경 작가와의 무비토크가 진행되었다.
그분들과 함께 했던 이야기들은 가슴속에 묻어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