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 - 후타바테이 시메이 / 보고사 / 10000원
생에 전환이 필요할까 싶어 무작정 들어선 독서모임 덕에
안 하던 다독을 하고 한 번 잡은 책은 무조건 끝까지 읽어야 하는
설명하기 힘든 본인의 성향까지 고치게 됐는데,
고로 독서일기를 올리는 데에는 한 달여의 시간이 필요했다.
누구나 삶에 변화가 오면 약간의 생각할 기간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나.
자신이 지향하던 근대문학이 죽었다고 혼자 속상하기 싫어 내놓은
근대문학의 종언과 일본 근대 문학의 기원의 저자 가라타니 고진.
개인적으로 글을 너무 어렵게 써서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의 책이 모임 전반에 필요한 것이라 열심히 읽고 있다.
언문일치를 지향한 최초의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는 뜬구름.
한문을 먼저 쓴 나라로서 일본과 대한민국은 비슷한 길을 걸었다 볼 수 있는데
나는 자꾸만 그들의 언문일치 비슷한 우리나라의 운동을 찾아보고 싶었다.
여기서 언문일치는 어미의 변화로 설명하면 쉽겠지만,
고진은 모리 오가이의 문어체로 쓰여진 [무희]와 비교해 설명하며
언문일치의 문제는 단순히 어미의 변화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는다,
결과적으로 언문일치는 근대를 부르짖는 하나의 운동인데
그것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다방면으로 노력하는 당시 문학인들의
그것을 대하는 태도라고 말하면 편하지 않을까.
일본 문학사에서 존재하는 뜬구름 말고 그저 내 눈에 비친 그것은,
한 편의 재미있는 소설이었다. 일본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분조의 직업은 오늘날의 공무원이고, 오세이는 당시 여성과는 조금 다른
지적인 근대 여성의 대표였다.
그런 그녀가 자본주의에게 버림받은 분조를 선택하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그동안 옥신각신 예쁘게도 나타났던 그녀의 그에 대한 태도는 무엇이냐 한다면
그것은 그저 솔직함일 뿐.
노보루에게 그녀의 몸을 빼앗기고 분노하는 분조는
여자쟁탈전의 패배자이며 그 어떤 이유도 핑계도 없어야만 한다.
남자들이여, 저 여자가 탐나거든 무조건 쟁취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