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를 두지 않으며 무예는 수양이라 생각하여 도전자들의 도전만을 소극적으로 받아 들이던 영춘권의 최고수 엽문 (견자단). 그러나 무자비한 일본의 폭력 속에 불산에서 홍콩으로 넘어 온 엽문은 새로운 결심을 한다. 제자를 받아들이며 더 많은 이들을 강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홍콩과 중국 최고의 무예인이 되기 위한 도전을 시작하는데…”

엽문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96500817

견자단의 대표작들을 보는 김에 몇 편 더 보겠다는 생각으로 ‘살파랑’과 ‘용호문’도 보려고 하는데, 두 작품 모두 아직 구하지 못해서 이왕 ‘엽문’을 보았으니 1편에 이은 2편도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딱히 끌리진 않았지만 1편에 이어서 2편을 접하게 되었다.

역시나... 아쉬움이 있었던 1편에 비해서 더욱 큰 아쉬움을 느꼈다.

1편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여전히 해결해내지 못하고 있으면서 좀 더 문제점이 커졌다는 생각인데, 해결되기 보다는 더욱 나빠진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상업적인 고려나 그것 외에도 여러 고려들로 인해서 그런 문제점을 알면서도 그냥 그대로 둔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특별한 변화 없이 1편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는 2편은 2차 세계대전이 종료된 이후 홍콩에서 자리를 잡은 엽문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계속 피해왔던 도장을 운영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1편과 마찬가지로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눠져 있는 2편은 아무런 환영도 제자도 한명 없이 무덤덤하게 개관된 도장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하고 있고, 1950년대의 홍콩의 모습들을 조금씩 보여주면서 진행시키고 있다.

지금의 홍콩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1950년대의 홍콩이 영국의 지배 아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편에서의 일본에 대한 반감을 2편에서는 영국-서양으로 향하고 있는데, 서로에 대한 존중을 강조하는 결말 덕분에 조금은 그 반감과 분노가 누그러져 있기는 하지만 중국이 잊고 싶기만 한 과거를 대표하는 두 국가(일본과 영국)에 대한 불편한-왜곡된 감정이 얼마나 큰지-깊은지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전쟁은 끝났지만 어려움은 더해지는 엽문과 그의 가족들의 생활고와 그런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 때때로 자존심을 내려놓기도 하는 홍사부의 대비는 이 그저 그런 작품에서 그나마 관심을 갖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신념을 굽히면서 타협하기를 거부하는 엽문과

그런 엽문으로 인해서 자신의 초라함을 깨달아 마음이 불편하기만 한 홍사부

둘의 대립과 함께 그들이 나누는 격렬하면서도 아름답기만 한, 무술가로서 정점에 오른 둘이 벌이는 대결은 후반부의 권투선수 트위스터와의 대결보다 오히려 더 인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내고 있다.

어떻게 본다면 전반부는 엽위신 감독과 견자단 그리고 홍금보가 만들고 싶은 장면들이었다면, 후반부는 상업적인 목적 속에서(혹은 다른 고려 속에서) 만들어낸 장면처럼 느껴질 정도로 후반부의 내용이나 장면들은 억지스러운 느낌인데, 이런 특징은 1편도 마찬가지라 이런 뭉개진 결과물은 어떤 과정으로 인한 것인지 궁금하게 느껴진다.

중국-동양에 대한 노골적인 비하와 그로 인해서 느끼게 되는 분노나 반감은 충분히 공감이 되기도 하고 쉽게 감정적인 설득을 당하게 되기도 하지만 너무 감정을 자극하려는 것이 뻔해서 반대로 불편한 기분이 커지기만 했다.

여러 문제점들이 많기는 하지만 견자단과 홍금보가 만들어내는 우아함까지 느껴지게 되는 아름다운 몸짓들은 그런 부족함을 알면서도 그들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다음에는 그들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작품이 이런 작품은 아니길 바란다.

참고 : 1. 권투선수와 대결을 한다는 점에서 어쩐지 ‘쿵후보이 친미’가 떠올려졌다. 

         2. 황비홍 시리즈와 비교할 수 있을까?

         3. 엽문의 아내의 모습을 본다면 여성에 대한 인식은 오히려 이전에 비해서 뒷걸음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4. 임달화는 특별출연이나 마찬가지였다. 저런 모습을 보여줄 것이면... 아예 등장시키지 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