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세 번째 앨범 Time Table 과 네 번째 앨범 Dreamtalk 사이에 발표한 그들의 EP 앨범인 Nine Days Or A Million 는 좋은 완성도의 EP 앨범에 대한 전형적인 평가인 정규 앨범에 비해서 부족함이 없다는 진부하기만 한 표현이 가장 알맞은 앨범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정규 앨범들에서 보여주었던 모습들에 비해서는 비슷한 성향의 곡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밋밋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다양함도 고려하는 정규 앨범에 비해서는 일관성 있는 곡구성과 덜 실험적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는... 조신하게 록밴드의 구성과 음악에 충실하다는 점에 더 점수를 주고 싶게 되기도 하다.
자신들만의 길을 묵묵하게 걷고 있는 중견 밴드의 나쁘지 않은 쉬어감이고,
앞서 말했듯 세 번째 앨범과 네 번째 앨범 사이의 긴 공백기를 잘 메워주는 앨범이기도 하지만 이 EP 앨범만으로는 그들의 진면목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과 그들의 음악에 대한 약간의 오해도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팬으로서는 그들의 조금은 다른 모습들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기가 애매한 앨범이기도 하다.
정규 앨범에 수록되었어도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을만한 곡들이고,
어떤 이유가 있어서 수록되지 않은 것인지...
그게 아니라 그 당시에 작업한 곡들이 대부분 만족스러워 그냥 그대로 발표하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오랜 기간 기다려주던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었을 것이고, 그 길고 긴 기다림에 대한 썩 훌륭한 결과물이었던 것 같다.
계속해서 놓치고 있는 그들의 공연도 꼭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뒤늦게 그들의 음악을 좋아하게 되었는데...
이런 뒤늦음도 없었다면 이런 좋은 음악을 아예 접하지 못했을 것이니...
그냥 이 뒤늦음에 아쉬움을 갖기보다는 다행이라는 기분이 앞서게 된다.
참고 : ‘헤어지는 날 바로 오늘’과 같은 가사를 만들어내는 밴드가 어째서 영어로 된 가사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있는지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