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발표된 <돌아온 36방>은 유가량 감독의 전작인 <소림36방>과 함께 감독의 연출 역량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이미 <소림36방>으로 흥행과 평단의 호평을 끌어낸 바 있는 유가량 감독은 <돌아온 36방>에서는 청 왕조를 배경으로 보다 업그레이 된 액션을 선사하고 있다. 최근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킬빌>에도 출연했던 유가휘가 자신의 쿵푸 실력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염색 공장의 지배인 마서방은 무사드을 고용하여 일꾼들을 협박하고 월급을 깎고 착취한다. 이에 소림사 승려임을 자처하는 아췌가 나타나일꾼들의 편을 들고 마서방 패거리에 대항하나 패한다. 이에 아췌는 남부소림사로 들어가 혹독한 수련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 염색공장으로 가서 마서방 패거리에 대항하는데.”

소림 36방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94596581

쇼브라더스의 ‘소림 36방’의 기대 이상의 성공 덕분에 만들어졌으리라는 것이 너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소림용문방’은 후속작이기는 하지만 그 이어짐은 무척 보잘 것 없고 ‘소림 36방’의 성공에 기대겠다는 마음만 드러나는 것 같았다.

작품 자체가 나쁘고 엉성하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어쩐지 독립된 작품처럼 내세웠다면 차라리 더 좋았을 작품이었을지도 모른다. 어설픈 연관성을 보여주면서 더 볼썽사나운 느낌이 들게 되기도 하는데, 작품이 진행되면서 이런 생각이 점차 옅어지고 좀 더 묘한 기분으로 작품을 생각해보게 된다.

어떻게 본다면 무척 거창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설마 그런 생각으로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서 어떤 판단이 맞을지는 알 수 없다.

‘소림 36방’과 마찬가지로 청나라의 지배가 확고하기 이전의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염색 공장을 배경으로 지배와 피지배의 문제, 일종의 민족적인 갈등, 임금문제로 대표되는 경제적인 대립까지... 다뤄낸다면 꽤 까다롭게 다뤄질 수 있는 문제들을 은근히 다뤄내고 있으면서도 그 다뤄짐을 흥겨운 액션을 통해서 시끄럽게 덮어놓고 있다.

마치 마음만 먹으면 부각시킬 수 있지만 그런 것들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듯이.

‘소림 36방’에서 진지한 모습만을 보여주었던 유가휘의 유치하면서도 웃음을 만들어내는 모습들은 ‘소림 36방’의 기억이 큰 사람으로서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액션스타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빈틈없는 모습만을 보여주던 ‘소림 36방’의 모습과는 달리 어눌한 모습들을 보여주다 점차 성장하는 모습이 오히려 더 보기 좋기도 했다.

물론, 연기력이 어떻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딱히 그런 걸로 논쟁하거나 대화를 나누고 싶진 않다.

‘소림 36방’의 인기에 기댄 작품이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재미난 점들도 많았는데, ‘소림 36방’이 일반적인 방식의 수련을 통해서 점차 무공을 쌓아가는 내용이었다면 ‘소림용문방’은 정반대로 정상적인 방식의 수련이 아닌 일상의 과정 혹은 노동의 과정 속에서 무공을 쌓아가고 자신만의 독자적인 무술을 익히게 된다는 내용이라 ‘소림 36방’을 완전 뒤집은 내용이면서도 자신만의 무술을 만들어낸다는 내용으로 꾸몄다는 점에서는 동일한 결론으로 향하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소림용문방’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를 해야 할지가 망설여지게 되는데, 한편으로는 그저 그런 후속작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달리 본다면 무척 이례적인 방식이고 이색적인 방식으로 전작을 반복하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쉽게 말해서 노동의 과정에서 어깨너머 무술을 익히고 그 과정 속에서 그들을 뛰어 넘는다는 내용인데, 이런 점이 ‘소림 36방’의 과정을 희극적으로 반복하면서도 동일한 결론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단순히 전작에 기댄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닌 나름대로의 고민과 생각 속에서 완성된 결과물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또한 갖게 된다.

여러 면에서 ‘소림 36방’과 ‘소림용문방’은 흥미로운 작품인 것 같다.

현실을 비관하고 타협하기 보다는 그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들과 스스로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않으려고 하면서 노력하는 모습들은 이런 작품에서 자주 보여주는-보이는 모습이지만 그 모습들을 항상 꾸밈없이 담아내면서도 기억에 남게 되는 것 같다.

정작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그런 모습들이 아닌 호쾌하고 흥겨운 액션들이지만 가끔은 그런 장면들에 좀 더 관심을 두게 되는 것 같다. 그저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낸 장면일 뿐일지도 모르지만... 그게 더 좋다.

‘소림 36방’처럼 마지막에 가서야 갑작스럽게 야외에서 대결을 벌인다는 끝맺음은 마찬가지인데, 아마도 쇼브라더스의 다른 작품들도 거의 이런 진행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소림 36방’을 거꾸로 세운 작품이고, 그렇기 때문에 웃음을 만들고 전혀 다른 진행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결국은 동일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기도 한 작품이었다.

그래서인지... 단순히 전작의 인기에 기댄 작품이라는 평가를 하게 되면서도 다른 꿍꿍이가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