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테리언 컬렉션 The Criterion Collection 이 뭘 이런 작품까지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반대로 무언가 내가 찾아내지 못한 다른 의미들이 있어서 이 작품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 라는 헷갈림을 느끼게 만드는 스티브 맥퀸이 주연한 작품이라는 것 말고는 별다른 인상을 보여주지 못하는 ‘물방울’은 1950년대 작품이 보여줄 수 있는 딱 그 당시의 수준과 정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게 좋다는 것도 아니고,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젊은이들의 애정행각과 

당시 그들이 즐기던 문화(라고 말할 수 있을만한 여러 가지 것들)와 행동들, 

지금 본다면 일탈 수준도 아니지만 당시로서는 무척 불량스럽게 생각됐는지 걱정스럽게만 바라보고 있는 젊은이들에 대한 어른들의 시선 등 영화의 내용 보다는 ‘물방울’이 담아내고 있는 1950년대의 모습들이-풍경들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SF 작품의 흔한 진행인 갑작스럽게 외계에서 온 생명체로 인해서 공동체-마을이 극심한 혼란에 빠진다는 내용인데, ‘물방울’은 특수효과-기술적인 한계 속에서 담아낼 수 있는 최대한의 공포-위협-불안감을 담아내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 봐서는 그저 웃음만 나오게 만드는 장면들의 연속들로 이뤄져 있다.

마치 작품 속에서 심야영화 상영관에서 공포영화이지만 보면서 웃기 바쁜 관객들의 모습들처럼.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전쟁에 대한 공포 없이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삶을 즐기는) 모습들과 함께 물방울에 의해서-물방울에 사로잡히는(먹히는) 사람들이 (거의) 전부 어른들(의사, 간호사, 자동차 정비사, 기타 언급되는 사람들 모두 어른들이다)이라는 점 때문에 물방울이라는 외계 생명체가 자신들과는 다른 환경과 조건 속에 놓인 젊은이들에 대한 상징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그게 아니면 (이것도 흔한 방식이지만) 공산주의에 대한 불안감을 말하는 것 같기도 한데, 이걸 정교하게 분석해내진 못했지만 ‘물방울’이 발표된 1950년대의 여러 정서를 상징적으로 반영하고 있으리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하지만 젊은이들과 어른들의 갈등관계는 1960년대를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갈등의 수준이 극심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단순히 예전처럼 다루기가 어렵다는 점 때문에 거북해하는 반응을 보여주는 것 같고,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다른 어른들과는 반대로 젊은이들과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하고 그들을 이해하려는 애써보는 보안관의 모습은 좀 더 인상적인 모습이 되어버린다.

어른들의 젊은이들에 대한 불신과 의심들

그리고 반대로 자신을 믿어주길 바라는 젊은이들의 모습들과 그들이 즐기던 문화와 당시의 모습들

그 갈등이랄 것도 없는 갈등 속에서 외계에서 온 생명체로 인해서 공동체는 위기를 겪게 되고, 그들은 그 위협 속에서 서로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되찾고 공동체의 결속은 더욱 다져지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에 대해서 갖고 있던 오해는 서로에 대한 애정으로 바뀌게 되어버린다.

전형적인 내용이고, 전형적인 진행이었다.

그걸 너무 쉽고 솔직하게 담아내고 있고, 

그 당시는 두려움을 느끼는 장면들이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조잡함을 넘어서 민망할 정도의 특수효과라 실컷 낄낄거리며 웃으면서 즐기게 되었던 것 같다.

지금으로서는 1950년대의 보수성을 가감 없이 담아내고 있다는 점 말고는 흥미를 느낄만한 점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