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미 페이지

디 엣지 

잭 화이트

각자 1970, 1980, 2000년대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이고 누구와도 다른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음악-사운드를 만들어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누가 더 뛰어나고 위대한지를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각기 다른 시대를 대표하는 3명의 기타리스트가 모여서 그들만의 음악에 대해서, 기타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들이 어떻게 시작했고 성장했는지에 대해서 얘기해주는 ‘잇 마이트 겟 라우드’는 록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기타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시작부터 끝까지 입을 벌리고 감탄하며 즐길 수 있는 작품일 것이다.

기대와 설렘 그리고 약간의 삐딱함과 퉁명스러움 속에서(삐딱함과 퉁명스러움은 전적으로 잭 화이트에게서만 느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반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항상 어떤 불안함을 만들어내고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물론, 결국 그도 함께 어울리게 된다) 3명이 함께하는 모습과 첫 장면에서 보여주는 잡동사니들을 긁어모아 즉석에서 기타(라고 말할 수 있는 물건)를 만들어내는 잭 화이트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잇 마이트 겟 라우드’가 록음악에 대해서 그리고 그중에서 기타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려는 작품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기타로 들려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해냈던 지미 페이지를 중심으로 다양한 장비를 통해서 미묘한 소리의 차이들을 만들어내고 좀 더 정교하게 소리를 통제하려고 하는 디 엣지의 모습과 그와 반대되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고 장비들에 대해서 되도록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모든 것에 앞서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뼛속까지 블루스주의자인 잭 화이트 사이의 대립된 모습은 록음악이-기타가 만들어내는-만들어낼 수 있는 사운드의 전혀 다른 두 개의 모습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걸 단순히 기술과 감성의 대립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음악에 대한 입장과 태도의 차이이면서 그 다양한 다름을 통해서 좀 더 록음악은-기타 사운드는 풍부해지고 풍요로워질 수 있다는 점을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어쨌든 그들은 다투거나 충돌하기 보다는 각자의 음악에 대한 존중과 함께 공감하는 경험들을 얘기하면서 서로의 음악과 사운드를 조율하고 조화를 찾아내는 모습은 인상적이었고, 여전히 음악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영감을 주던 음악들을 들려주며 꾸밈없는 웃음을 보여주는 지미 페이지의 모습과 어떻게 기타를 잡게 되었고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자신만의 음악을 찾아가던 과정을 솔직하게 들려주는 디 엣지의 모습, 가장 어리면서 불량기 섞인 불편하고 삐딱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음악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당당하게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잭 화이트의 모습은 각자 그들이 들려주는 음악과 무척 닮은 점이 많은 것 같다.

각자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되었고,

어떻게 성장하게 되었는지를...

성공의 과정과 함께 자신들만의 기타와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찾는 과정을 들려주며 내용은 진행되고 있고, 그런 그들의 함께하면서 각자 자신에게 깊은 영향을 준 음악들을 들려주며 기타와 록음악에 대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들려주고 공감하는 모습은 대단한 결론을 찾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만으로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고 멋진 모습이었다.

록음악을 좋아하고

기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걸 놓치면 꽤 후회할 작품이다.

물론, 앞서 말했듯이 대단할 것 없는 내용이기도 하다.

음악이라는 것이 다 그런 것 아니겠는가?

대단할 것 없으면서도 무척 소중하고 잊을 수 없는... 결코 버릴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