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필름 중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되는 작품으로, 역사적 사건들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르크시스트의 시각에서 기록된 사건들을 분석하여 관객을 각성된 인식으로 이끄는 '제3영화'의 모범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파트리시오 구즈만 감독은 세계를 해석하는 것으로가 아닌, 변혁 시키는 도구로써의 영화에 대한 믿음으로 이 3부작을 완성했다.”

노 / 반대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91868029

의문의 실종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2881292

살바도르 아옌데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53750357

노스탤지어 포 더 라이트 / 빛을 향한 그리움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54154852

패트리시오 구즈먼의 작품들을 통해서 칠레의 슬픈 역사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고, 그러면서 찾아보게 된 이런 저런 작품들을 통해서 좀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오로지 영화나 다큐멘터리를 통해서 접한 지식이고 정보이기 때문에 많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데, 그런 부족함 속에서도 칠레의 현대사를 통해서 한국의 현대사와 지금 현재를 비춰볼 수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관심을 갖게 되고 흥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다.

패트리시오 구즈먼의 여러 좋은 작품들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대표작으로 꼽으라면 대부분 ‘칠레 전투’를 꼽을 것 같고(개인적으로는 ‘빛을 향한 그리움’이 어쩌면 더 좋은 작품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칠레의 슬픔을 안다고 가정했을 때이기 때문에 결국 ‘칠레 전투’를 꼽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동안 미루기만 했던 이 작품을 챙겨보게 되면서 칠레의 (짧은) 영광과 좌절 그리고 절망으로 향했던 과거를 하나씩 알아가게 될 것 같다.

1부 ‘부르주아지의 봉기’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아옌데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칠레의 극우-보수-자본 세력과 미국 CIA가 어떤 방법들을 통해서 아옌데 정권을 흔들고 서서히 붕괴되도록 만들었는지를... 그리고 그 다양한 시도들이 어떻게 이뤄졌었고 실패했었는지를, 결국 모든 방법이 실패로 끝나게 되어 최후의 방법-물리적인 방법-쿠데타를 일으키게 되는지를 다루고 있다.

쿠데타가 일어난 직후,

대통령 궁이 폭격을 당하는 장면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아옌데 정권에 관한 내용을 접할 때마다 항상 반복해서 보게 되는 그 고통스러운 순간을 보여주며 시작하는 1부는 쿠데타가 일어나기 6개월 전 총선 직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작하고 있다.

아옌데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

정치적인 의견과 관심이 없는 사람들

아옌데의 탄핵을 거리낌 없이 주장하는 사람들

등등 온갖 의견들과 생각들을 자유롭게 말하는, 그리고 무척 감정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토해내는 모습들을 보여주며 당시의 정치적 혼란스러움과 첨예한 갈등을 알 수 있도록 해주고 있고, 패트리시오 구즈먼은 내부적으로는 아옌데 정권을 무너지길 바라는 극우-보수-자본 세력과 그들에게 점점 동조하게-설득되는 노동계급 및 학생들과 중간계급의 반응-변화와 함께 외부적으로 아옌데 정권을 어떤 식으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미국정부와 CIA의 온갖 공작-음모들을 알려주면서 왜 그들이 그렇게 아옌데 정권을 못마땅했는지 생각해보도록 만들고 있다.

걸핏하면 민주주의를 말하면서도 정작 민주적인 방식으로는 해결할 생각이 없는 몰염치하고 몰상식한... 어떤 부끄러움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당시의 칠레 극우-보수-자본 세력과 그들의 모습과 행동과 별다른 차이가 없는(똑같다고 말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닌) 현재 한국의 극우-보수-자본 세력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그런 악조건 속에서 무언가 변화를 모색하고 보다 진전된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 이들의 용기와 노력이 얼마나 힘겨운지를 또한 생각해보게 되었다.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압박해오고 방해하는 극우-보수-자본 세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과 함께 싸워나가는 아옌데의 지도력과 그런 아옌데와 함께 사회변혁을 이뤄내기 위한 열망으로 가득한 이들이 어떤 정치적인 충돌을 겪었는지, 점점 심각해지는 갈등과 함께 늘어나는 극우주의자-민족주의자들과 칠레 군부의 이상스러운 움직임, 그걸 뒤에서 조정하고 계획하는 미국 정부와 CIA, 정부에 대한 학생들의 높아지는 불만, 자본 세력의 역공 등등.

수많은 압박과 다양한 방식의 방해로 인해서 아옌데 정권은 점차 열망과 열정의 동력으로도 지켜내기가 힘들어지는 상황으로 빠지게 되고, 운송업체 업자들과 구리광산 노동자라는 자본-노동 세력의 거의 동시에 일어난 연속적인 파업은 아옌데 정권이 붕괴되고 쿠데타가 일어나게 되는 거대한 소용돌이의 결정적인 사건이라는 것을 패트리시오 구즈먼은 지적하고 있다.

두 사건으로 인해서 아옌데를 지지하는 이들이 결집하고 그 결집을 통해서 아옌데 정권의 정당성과 함께 충분한 지지를 통해서 계속되는 방해에도 불구하고 개혁을 진행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직후에 일어난 쿠데타 때문에 아쉽게도 그런 가능성에 대한 확인은 언제까지나 가능성으로만 머물게 될 것 같다.

패트리시오 구즈먼은 아우구스토 피노체트에 의한 쿠데타가 일어나기 전까지의 여러 혼란스러운 상황들과 아옌데 정권이 그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아옌데 정권이 하려고 했던 개혁 정책들과 그걸 막기 위한 온갖 방해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를 간결한 방식으로 속도감 있게 담아내고 있다.

이제 1부를 보았고, 곧 2부를 통해서 어떻게 절망으로 향하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참고 : 가장 가슴 아픈 순간은 노동계급 내부갈등과 학생들의 소요였던 것 같다. 어째서 그렇게 되어버렸는지를 되새겨 보는 것이 앞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