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홍콩 달러로 150만 이상의 수익을 벌어들이며 1974년 쇼브라더스 스튜디오의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하였던 작품. 소림을 배경으로 한 영화가 정점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그 해 5대 흥행작 가운데 하나일 정도로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제12회 대만 금마장 최우수 녹음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 작품은, 홍콩무협의 황금 콤비인 강대위와 적룡을 비롯, 부성과 척관군이 주연해 현란한 쿵푸 실력을 선사하고 있다.

청나라 조정이 소림사를 불 질렀을 때, 채덕중, 마초흥, 방대홍, 이식개, 호덕제 다섯 명이 살아 남았는데, 후세가 이들을 오조라 불렀다. 이들은 중원에 도착하자마자 적극적으로 반청 인사들과 연락하는데, 마초흥의 부주의로 행적이 노출되어 내부 첩자인 마복의에게 미행 당하고 그를 믿었다가 감옥에 갇히는 신세가 된다. 이에 나머지 사조가 연천 부락의 촌장과 연합하여 동료를 구하던 와중에 촌장이 죽음을 맞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의가 피가 끓어오르던 오조는 재차 반청 결의를 확고히 하고, 소림사로 돌아가 고된 수련을 이겨내면서 적을 무너뜨릴 무공을 연마하고, 결국에는 악당 모두를 섬멸하지만 애석하게도 방대홍과 이식개 두 명을 잃게 된다.”

장철의 작품은 그 명성만을 들었을 뿐, 실제로 접하는 것은 ‘소림오조’가 처음이기 때문에 그가 어떤 성향의 감독이라고 미리 짐작할 수 없기는 하지만 ‘소림오조’만을 놓고 본다면 다양한 액션을 중심으로 비장함-복수를 강조하는 감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쉽게도 그 자신이 원하는 조건 속에서 제작되지는 못한 것 같아 간간히 어그러지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그런 두 가지의 바탕 속에서 장철의 작품은 구성되고 완성되고 있는 것 같다.

쇼브라더스 작품들 중에서 가장 상업적 성공을 이뤄낸 작품으로 꼽히는 ‘소림오조’는 쇼브라더스 작품의 대리점처럼 등장하는 소림사가 작품의 시작부터 청나라 군사의 갑작스러운 소탕작전으로 붕괴되고, 몰살된 사람들 중에서 겨우 살아남은 생존자 5명이 복수를 맹세하며 시작하고 있다.

속도감 있는 이야기 진행과 그 진행의 과정에서 끝없이 이어지는 액션의 연속은 장철의 작품을 왜 그렇게 열광하는지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장철의 작품들에 무관심한 사람들이 왜 그런지도 알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접한 쇼브라더스의 작품들은 청나라에 대한 반감이 작품의 기본 정서가 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그게 일반적인 중국인들의 역사에 대한-청나라에 대한 인식인지 쇼브라더스 작품에 특정된 것인지는 중국에 대한-중국인들에 대한 앎이 부족해서 딱히 어떻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다만, 청나라가 만주족에 의해 지배된 국가-제국이라는 점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족주의적인 감정(청나라에 대한 반감)이 나타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또한,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이나 영화 ‘최종병기 활’과 같은 작품들을 본다면 조선 또한 청나라에 대해서 단순한 지배국의 교체(명나라에서 청나라로)와는 다른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야만족들에 불과했던 이들에게 지배를 받는다는 것-받았다는 것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는 감정이 많이 컸던 것 같다고 추측한다.

어쨌든 ‘소림오조’는 소림사가 붕괴되도록 만든 배신자가 누구인지를 알아내고, 청나라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직된 비밀결사가 어떻게 모이게 되고 활동을 시작하는지를 담아내고 있다.

물론, 그런 정치적인 이유를 강조하는 작품이라고 말할 수 없기는 하지만... 그런 정치적인 이유를 곁들이고 있는 액션으로 가득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어쨌든 그렇다.

기존의 쇼브라더스 작품들에 비해서 야외촬영이 많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변화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기에는 문제점(제작비의 한계 때문인지 조잡하게만 보일 뿐이다)이 있어서 좋게 본다면 열악한 환경에서 제작되었다고 말하게 되고, 나쁘게 본다면 유치한 느낌도 들게 될 정도로 엉성한 장면들이 너무 많았다.

게다가 그런 환경 속에서 보여주는 등장인물들의 지나칠 정도로의 비장함은(간간히 웃음을 만들어내는 장면들이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그 비장함 자체가 너무 경직적이라 헛웃음이 나오게 되기도 했다.

비장함이 지나치면 그것 자체가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다는 점을 너무 잘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1974년 작품이니 그 당시의 정서는 아무렇지 않게 느껴졌을지도 모르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 접하게 되니 왜 저러나... 싶은 기분만 앞서게 된다. 쇼브라더스 작품들이 액션-결투장면들은 시간을 뛰어넘는 보편성을 거머쥘 수 있었을지는 몰라도 등장인물들의 연기나 정서는 그게 가능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쇼브라더스의 작품들이 항상 그렇듯 등장인물들은 복수(청나라에 대한, 배신자에 대한)를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걸게 되고 무술을 연마하게 되는데(쇼브라더스 작품들은 항상 복수에 대한 이야기들인 것 같다), 그 과정이야 항상 그래왔던 과정이고 진행이라 크게 인상적일 것 없었지만 자신들의 부족함을 채우고 어떻게 한다면 우세한 상황 속에서 대결할 수 있을지 전략을 세운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장면들이 있기도 했다.

너무 많은 액션들이 지나치게 계속된다는 점에서 조금은 식상하다는 기분이 들기도 했는데, 장철의 작품이 처음이라 그의 액션 방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느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집단 대 집단

개인 대 개인

개인 대 집단

등등 여러 액션들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서로 주고받고 있다는 느낌이 클 뿐 격렬한 다툼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에 각각의 액션들이 길게만-장황하게만 느껴지게 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이런 저런 작품들을 챙겨보기 바빠서 쇼브라더스 작품들에 대해서 뭐라 말하기가 머뭇거려지는데, 대충은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쁘진 않은데...

아쉬운 점 또한 분명한 것 같다.

참고 : 쇼브라더스 작품들이 공장에서 물건을 찍어내듯 거기서 거기의 작품들을 양산하게 되면서 점차 진부해지고 식상하게 되어버렸다는 비판이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근데, 그게 하필이면 장철의 대표작이고 쇼브라더스의 최고 흥행작을 통해서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