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inker Tailor Soldier Spy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inker Tailor Soldier Spy, 토마스 알프레드슨, 톰 하디, 게리 올드만, 베네딕트 컴버배치, 마크 스트롱, 콜린 퍼스, 스티븐 그레이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V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90087543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01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55344239

“영국 비밀 정보부(MI6)의 국장인 ‘컨트롤(존 허트)’은 현장요원인 ‘짐 프리도(마크 스토롱)’에게 서커스(영국정보국) 내에 침투한 러시안 스파이를 밝혀내기 위해 비밀임무를 맡기지만 이를 눈치챈 내부 스파이의 조작으로 ‘짐’은 살해되고 작전은 실패한다. 이 사건으로 책임을 지고 컨트롤은 떠난다. 이후 은퇴한 영국 스파이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가 자신이 일하던 정보부로부터 러시아 요원을 색출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영국 정보국 내에 아주 오래전부터 침투된 고위간부급 두더지(스파이)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스마일리’는 내부에 침투한 스파이를 밝혀내기 위해 ‘빌 헤이든(콜린 퍼스)’, ‘로이 블랜드(시아란 힌즈)’, ‘퍼시 엘레라인(토비 존스)’, ‘토비 에스터헤이즈(다비드 덴칙)’의 뒷조사를 하면서 베일에 가렸던 면모가 하나씩 벗겨지는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대한 평가는 일반적으로는 호의적인 평가들이 많지만 간혹 부정적인 평가들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처음 접했을 때나 다시 한번 더 보게 되었을 때나 마찬가지로 좋다는 생각일 뿐이다.

처음 접했을 때는 작품에 대한 내용이나 기타 여러 가지에 관해서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접했기 때문에 이 작품을 보며 재미를 느끼기도 했지만 이야기를 통한 재미보다도 작품에서 풍기는 피곤함과 후회와 회의로 잔뜩 채워진 정서들과 분위기들에 매료되었었고, 그 중심에서 어떻게든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게 되었고 자부심을 갖게 되지 못했지만 그럼에도 무언가를 잃지 않으려고 하는 지켜내려고 하는 조지 스마일리와 그를 연기한 게리 울드만의 연기가 감탄스러웠고, 만족스럽기도 했지만 많은 것들을 놓쳤음을 느껴 다시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놓친 것이 많게만 느껴졌는데도 좋은 작품으로 생각됐고,

그렇기 때문에 곧 다시 보려고 했는데,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에 관한 이런 저런 글들을 접하니 아무래도 원작 소설을 읽기 전에는 보는 것을 미뤄야 할 것 같았고, 원작 소설을 읽기 귀찮다는 생각에 최소한 이 작품의 기본 밑바탕이 된다고 하는 TV 시리즈는 챙겨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한없이 미루기만 하다가 이제야 TV 시리즈를 보게 된 이후 다시 한번 작품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역시나 처음 접했을 때나 지금이나 모든 것이 흡족하기만 한 작품이라는 점은 여전한 것 같다.

다만, TV 시리즈는 좀 더 상세하게 영화에서 다뤄내지 못한 부분들을 채우고 있기는 하지만 꼭 TV 시리즈를 볼 필요가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기도 했는데, 좀 더 많은 정보들 속에서 작품을 볼 수 있다는 장점 말고는 연출의 의도나 방향이 다르다는 생각에 그 미세한 차이들을 찾아가며 보는 재미 정도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 따라서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굳이 TV 시리즈까지 찾아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떤 식으로든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좀 더 정서적인 측면을 앞세우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피곤에 찌든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상대 진영에 대한 온갖 약점들을 찾아내고 감춰진 뒷모습들을 찾아내는 것에 집착하면서 점점 더 자신들에 대한 회의로 가득해져만 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알게 모르게 일상 속에서 삶을 꾸려나가는 내 모습들이 생각나기도 해서 정서적인 동질감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정서는 과거를 돌이켜 봄이라는 정서일 것이고 그 정서 속에는 지금의 자신에 대한 회의와 내쫓긴 자신에 대한 괴로운 감정인 것 같다.

보다 압축적인 진행을 보이고 있고,

TV 시리즈에 비해서는 빠른 진행을 보이고 있는 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히스테리와 신경증 환자들로 가득한 것 같은 등장인물들과 함께 조직 내 배반자를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서 긴장감을 만들어내고 유지해내고 있으며 그렇게 만들어진 긴장감 속에서 쫓겨나고 밀려났던 존재들이 누가 배반자인지를 찾아내는 과정 속에서 자신들의 과거를 기억하고 회상하면서 피곤함과 지쳤음에 대한 감정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다.

알렉 기네스와는 다른 방식으로 조지 스마일리를 연기를 하고 있는 게리 울드만의 빼어난 연기와 TV 시리즈를 보아야만 제대로 이해하며 작품의 진행을 따라갈 수 있는... 하지만 한번만으로는 좀 힘들겠지만 두 번 보니 크게 어려울 것 없이 이야기의 흐름을 이해하게 되는 복잡하지만 문제점과 허전함을 찾아낼 수 없는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성은 여러 번 보게 되어도 흠잡을 곳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을 좀 더 확신하게 된다.

TV 시리즈에 비해서 짐과 빌의 관계를 우정 보다는 동성애의 느낌이 더 크게 의도하고 있고

리키와 이리나의 사랑도 작품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적기는 하지만 좀 더 감정의 선을 만들고 있으며

조지 스마일리과 앤과의 관계 또한 TV 시리즈에서는 모든 감정이 정리된 이후의 관계로서 다뤄진다면 작품의 끝에서는 약간은 다른 여운을 만들어내는 끝맺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조금씩 차이점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으며 그런 차이들이 변한 시대 속에서 다른 해석들과 강조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 같다.

빌이 배신자-두더지라는 것에는 변함없기는 하지만 그에게 모든 혐의를 집중하기 보다는 좀 더 주변인들의 잘못들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점이기는 하지만 냉소적인 반응의 TV 시리즈에 비해서는 영화는 좀 더 신경질적으로 자신의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수많은 자료들로 채워진 문서고의 모습에서 느껴지는 압도감과

모든 대화들을 녹음하는 장면에서 느껴지는 당황스러움과 명쾌하게 말할 수 없지만 알게 모르게 느껴지는 불쾌함과 그 장면을 통해서 긴장과 웃음 그리고 조임과 풀림이 하나의 장면에 겹쳐져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뚜렷하게 어떤 긴장의 순간을 말할 수 없겠지만 작품의 전체가 흐릿한 기운으로 가득하면서 긴장의 여운을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있고, 느슨하게만 느껴지지만 그 느슨함 속에서 짜임새와 촘촘함을 확인할 수 있기도 했다.

이미 이 작품에 대해서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뒤로하고 많은 사람들이 잊고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좋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게 되며, 아직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잊기가 어려울 작품이라는 생각이다.

무척 만족스러운 작품이었다.

아마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과 같은 작품들이 나를 위한 작품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