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키산의 사냥꾼 존슨(Albert Johnson: 찰스 브론슨 분)은 다 죽어가는 투견을 헐값에 사들인 것이 악연이 되어 투견패들과 총격전을 벌이다가 그 중 한 명을 살해한다. 제보를 받은 카나다 산악 경찰대 소속의 밀른 상사(Sgt. Edgar Millen: 리 마빈 분)는 존슨을 출두시켜 사건의 진위를 밝히려 한다. 그러나 약자에게는 더욱 냉혹한 사회의 생리를 이미 체험한 존슨은 자신이 살인 누명을 벗을 수 없음을 간파하고 탈출을 결심한다. 이로부터 영하 40도씨를 밑도는 험준한 록키산맥을 가로지르는 장장 48일간의 대추격전이 시작된다. 존슨의 탈출 행각이 집요해질수록 그의 목에는 거액의 현상금이 붙고, 부하까지 잃게 된 밀른은 추격의 고삐를 죄어 온다. 굶주림과 수면 부족의 기사 상태에서 알라스카 국경에 다다른 존슨. 그는 끈질긴 추적자 밀른을 경외스러움으로 돌아보고, 밀른은 사정거리 안에 들어온 존슨을 향해 총구를 겨눈다.”
피터 헌트가 연출하고 찰스 브론슨과 리 마빈이 출연하고 있는 ‘죽음의 추적자’는 제목부터 그리고 연기자들의 이름만 들어도 어떤 내용인지 쉽게 느껴질 수 있는 그런 작품이다.
연기를 하자는 것인지 말자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하지만 그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서...
어떤 사람들로서는 배우도 아니라고 말하게 되기도 하겠지만 다른 입장의 사람들은 최고의 배우로 손꼽기를 주저하지 않는... 그런 배우 둘이 출연하는 작품으로서는 조금은 볼품없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들을(그리고 둘 중 리 마빈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는 별 것 아닌 작품이라고 해도 꽤 기대가 됐고, 두 배우가 주거니 받거니 등장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리 마빈은 언제나처럼 리 마빈의 모습(그게 어떤 모습인지는 설명을 들어달라는 말을 하기 보다는 직접 경험해달라고 부탁하고 싶다)을 보여주고 있고, 그의 냉소적이고 어떤 상황에서든 자신만의 방식을 따르는 모습은 항상 흥미롭게 느껴지며, 찰스 브론슨의 뒤틀림 속에서도 그만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 또한 그가 연기했던 배역들을 떠올린다면 자주 접해왔던 모습인 것 같다.
실화를 소재로 했다고는 하지만 그건 별다른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 이야기에 1931년이라는 시대적인 배경 또한 별다른 의미를 두고 싶지 않은 내용이라 단순히 쫓고 쫓기는 과정에서의 긴박감과 보는 것만으로도... 보는 것만으로도 추위를 느끼게 되는 설원의 풍경이 좀 더 깊은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아쉽게도 건조하고 딱딱함으로 가득한 두 배우를 좀 더 활용했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기 보다는 두 배우가 함께 출연한 몇 안 되는 작품이니 두 배우가 함께 등장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값어치를 느끼게 되기도 하는 것 같다.
꼬장꼬장하고 삐딱하기가 누구한테도 밀리지 않는 두 배우가 서로를 이해하면서도 다른 입장에서 경쟁하듯 쫓고 쫓기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면 될 것 같다.
더 기대하면... 실망하게 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