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암약했던 베네수엘라 출신 희대의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더 재칼. 냉전시절 공산주의 조직과 아랍민족주의단체 등과 연계해 대형 암살, 테러사건을 일으켰고, 특히 1975년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빈 본부 폭파테러로 악명을 떨쳤으며 1994년 수단에서 체포돼 프랑스에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3부작 TV 미니시리즈로 프랑스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5시간짜리 극장판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서 상영됐다.”

카를로스 자칼

지금 시대에서는 그게 누구냐고 되묻는 사람이 더 많기는 하겠지만 한때는 전설로서 신화처럼 다뤄질 정도로 대단했던 테러리스트였다.

죄많은 인간이라 결국에는 현재 프랑스에서 종신형을 지내고 있기는 하지만...

1970년대 – 1980년대의 또다른-어두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도 한 카를로스 자칼에 대한 작품인 ‘카를로스’는 2010년에 공개되어 많은 화제를 모았었고, 개인적으로도 무척 보고 싶은 작품이었는데 이렇게 뒤늦게 전체 3부작 중 1부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원래는 TV 시리즈로 제작되었던 작품이고, 전체적으로 5시간이 넘는 작품이지만... 그리고 1부만 접했을 뿐이지만 워낙 이야기가 많은 인물이었는지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다.

작품은 시기적으로 카를로스가 테러리스트로서 활동하기 직전에서부터 시작하고 있고, 넓게는 유럽 좁게는 프랑스-영국-독일을 배경으로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다. 그 당시의 정치적 상황들과 여러 갈등들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좀 더 흥미롭게 작품을 접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없다면 긴장을 지속시키는 흐름과 계속해서 누군가에게 발각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테러-납치 등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짜릿함으로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부족한 명분과

얄팍하기만 한 정당화 속에서 이뤄지는 테러가 왜 필요한지를 설명-설득하려고 하는 카를로스의 모습과 그에 동조-협조하는 사람들의 모습들, 혹은 전혀 관련 없이 피해-고통-죽음을 경험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속도감 있는 편집과 진행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어설프게만 느껴지는 행동과 함께 그 행동을 통해서 만들어내는 불안-공포를 좀 더 진지하게 검토해야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라는 의문이 들기는 하지만 단순히 즐기기 위한 작품으로서 생각한다면 빠른 흐름 속에서 재미를 유지하며 잘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를 하게 된다.

액션과 스릴러의 모양새를 갖고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기는 하지만 초반에 목욕을 한 직후 자신의 다부진 몸상태의 벌거벗은 모습을 보며 만족해하는 장면과 함께 반대로 끝자락에서 비대해진 몸으로 술과 피곤으로 가득한 모습의 대조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무겁고 진지하기 보다는 가볍고 속도감 있는 진행처럼 느껴지는데,

그렇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고 말할 수 있기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반대로 카를로스 자칼이 저질렀던 잘못들을 오해하게 되거나 미화시키게 되는 문제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가벼움 속에서 그가 했었던 잘못들을 재미와 흥분으로서만 이해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그가 했던 일련의 테러들로 인해서 피해와 고통을 받았던 사람들을 생각하게도 만들어줬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고작 1부만을 접했을 뿐이라 아직 이런 평가로 결론내릴 필요는 없겠지만 사실과 허구 그리고 자료화면들을 통해서 그 당시의 시대를 잘 느끼도록 만들고 있고, 그 바탕 위에서 흥미로운 인물을 속도감 있는 진행 속에서 재미나게 이끌어가고 있다.

다큐멘터리도 아니고

정치적인 올바름을 찾으려는 작품도 아니니

이정도면 충분하기는 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