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올해가 시작되던 날, 친구들과 함께 관람했던 영화 < http://blog.naver.com/kindlyhj/140176486143 ☞ 라이프 오브 파이 리뷰 >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었다. 호랑이와 함깨 함으로써 혼자가 아니라는 고독에서 벗어남과 동시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은채 생존할 수 있었던 영화와는 달리 표류 속 주인공 스티븐 캘러핸은 철저하게 혼자였다. 많은 물고기들이 그의 구명선 주변을 맴돌기는 했지만.. 아무튼 이런 일이 정말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73일간 자연과의 싸움에서 당당하게 이겨낸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무리 큰 고난이 닥치더라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정신을 바짝 차린다면 못 헤쳐나갈 고난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바다에서 뭍으로 돌아온 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에서 희망과 생과 사를 생각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았듯 나 역시 그러했다.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먹음이 중요하다는 것 또한 다시 한번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꼼꼼하게 자신의 생존 일지를 기록했다는 스티븐.. 직접 그림까지 그리며 상세하게 기록을 남긴 모양이다. 혹은 구출 이후 그림을 더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 그림들은 나처럼 배에 문외한인, 배를 전혀 알지 못하는 독자들의 이해를 높여주는데 큰 몫을 해낸다. 구명선의 생김새와 그가 생존 후 가지고 있던 물품에 대한 정보가 빼곡하다. 또, 그가 생존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던 만세기를 해체하는 방법까지 나와있었다. 그 외에도 몇가지 그림들이 그가 겪어야 했던 일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었다. 저만한 물품을 구비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지만, 턱없이 부족한 이 물품들로 73일간 바다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그의 노력이 더욱 돋보인다.
1982년, 스티븐 캘러핸은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제작한 소형 순양함 나폴레옹 솔로 호를 타고 대서양 횡단에 나서게 된다. 한동안 순항이 이어지는 듯 했지만, 6일째 되던 밤.. 그의 인생에 큰 획을 긋게 될 폭풍우와 마주친다. 간신히 구명 보트에 몇가지 짐을 구비한채 생존하기 위한 바다와의 사투를 벌이게 된다. 가지고 있던 도구들을 활용해 물고기를 잡고 마실물을 만들며 살아남을 수 있는 최소한의 양식을 마련하지만 언제나 굶주림과 목마름에 시달려야했다. 몇번 지나가는 배를 발견하기도 했지만, 정작 배는 그를 보지 못해 지나쳐 가버리기도 했다. 그럴때면 치솟았던 희망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는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다시 힘을 내곤 했다. 그렇게 떠돌던 그에게 다시 위험한 순간이 닥친다. 구명 보트에 물이 차기 시작한 것이다. 희망이 점점 사라지던 그때, 그날따라 평소에 잡으러 나오지 않은 장소로 고기를 잡으러 멀리 나오게 된 한척의 배가 그를 구조한다. 그렇게 73일간의 바다와의 사투가 막을 내리게 된다. 혼자 있던 시간 동안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했던 그는 생존 이후 많은 사람들에게 혹독하게 깨달았던 희망과 삶, 그리고 겸손을 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