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27(금) - 2012.07.29(일)

제임스 이하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8274611

검정치마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8274555

라디오헤드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8274503

페퍼톤스 / 이이언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827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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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 : http://blog.naver.com/ghost0221/60168274274

지금껏 여러 공연들을 관람해 왔었지만

2일 혹은 3일 동안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록 페스티벌은 경험하지를 못했었다.

일부러 피했기도 했지만(기간이나 장소, 제일 중요한 경제적인 이유로) 특별히 시간을 내서 찾고 싶을 정도로 만족스러운 일정과 공연 구성이 없었기 때문에(모든 것을 포기하고 3일 동안을 보낸다는 것은 나와 같은 산만함으로 가득한 사람에게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언젠가는 가보겠다는 마음만 있었을 뿐이었다.

그러던 중 라디오헤드 radiohead 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접했고,

그들의 공연이 단독 콘서트가 아니라(단독 콘서트나 마찬가지였지만)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서 이뤄진다는 소식을 접하고 살짝은 당황했지만 어쨌든 가서 봐야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거기에 제임스 블레이크 james blake 까지 온다고 하니 이제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가서 봐야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주변 사람들은 그 나이에 뭐하는 짓이냐는 말이 많기는 했지만...

그래도 꼭 보고 싶은 공연들이었으니 어떤 식으로든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공연을 가기로 정하는 것은 쉬웠는데,

막상 가기로 마음을 먹으니 어떻게 가야 할지도 막연하게만 생각됐고, 3일 동안 지내야 할 방법도 딱히 떠올려지지도 않았다. 그냥 어떻게 되겠지... 라는 생각만 있었다.

짐을 챙기는 것은 평소 출장을 가듯이 챙기면 될 것 같았고,

돈이야 몇 달 동안 악착같이 모아서 모자람을 느끼진 못했다.

어떻게 가야 할지도 공연이 다가오니 행사 주최 측에서 여러 수단들을 준비해줘서 특별히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숙소는... 잠만 잘 수 있다면 어디든 상관없다는 생각이라 공연이 끝난 뒤 셔틀버스로 공연장을 빠져나온 다음에 찜질방-사우나를 찾아서 해결하면 됐었다.

퍽치기가 무서워서... 길바닥에서 자기는 좀 그랬다.

어떤 문제들은 시간이 대부분을 해결해준다는 말에 조금은 설득력을 느꼈다.

서울에 살지 않기 때문에 지산으로 향하는 방법은 경기도 분당 오리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선택했고, 무척 쉽게 지산으로 향하게 되었다.

우울함과 주름살로 가득한 얼굴의 아저씨가 젊은이들의 행사에 끼여 있으려니 조금은 어색한 느낌도 들었고, 대부분이 20대 초반 혹은 중반의 젊은이들로 가득해서 뭔가 어색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생각보다는 어떻게 3일을 살아남을 수 있을지를 계속해서 궁리하기 바빴다.

지산 리조트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물품보관소(1회 사용 2천원)는 넉넉하게 준비가 되어서 보관하기는 편했고, 공연장 내에서는 모든 결재가 T머니로만 이뤄지기 때문에 미리 넉넉하게 충전을 하지 않은 사람들만이 충전을 위해서 번거로움을 느꼈지 특별히 먹고 마시는 것은 어려움이 없었다. 물론, 비싸다는 단점만 쉽게 받아들인다는 전제가 필요했지만.

1일은 도로가 무척 순조롭지가 못해서 오리에서 지산까지 2시간 가까운 시간이 걸렸는데, 아마도 이 문제는 라디오헤드로 인해서 1일만 공연 관람을 하는 관객들이 많아서 생긴 문제였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2일과 3일 공연에는 도로 사정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아마도 이 생각은 크게 틀리지 않았을 것 같다.

온갖 시원한 복장과

온갖 요란한 복장과

조금은 들뜬 분위기

그리고 미어터지도록 많은 사람들 덕분에

3일간의 록 페스티벌이 이뤄지는 장소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고, 그렇기 때문인지 공연장을 보기도 전에 집에 돌아가고 싶어질 정도로 귀찮은 기분이 들었는데, 거기에 엄청난 무더위가 더욱 힘겨운 일정으로 진행되게 만들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3일 동안의 공연은 처음 접해서 조금은 어색하기도 하고, 생소한 기분에 어리둥절하기도 했고 두리번거리기도 했는데, 다행히 크게 문제가 생기지도 않아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까딱해서 지갑을 잃어버릴 뻔 했지만...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없었다.

기념으로 약간의 물품들을 구입하고 각종 홍보 부스들에서 제공하는 홍보 물품들을 챙기면서 공연들을 즐기고 휴식을 하기도 했는데, 음식들은 가격이 만만치가 않아서 쉬는 시간에는 맥주만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물론, 맥주도 그렇게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다.

공연장 주변은 개인적으로는 크게 불편하지 않았다.

화장실은 적당하게 있었고,

세면장도 충분했다.

음식과 음료를 판매하는 곳에 의자가 부족한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많이 있었어도 한없이 부족하게만 느꼈을 것 같아서 그런 것에 투정부리고 싶진 않았다.

다만... 역시나 무더위는 생각 이상으로 공연을 즐기기 어렵게 만들었다.

약간의 문제점을 꼭 지적하라면 한국의 경우 스마트 폰 사용자가 무척 많은데, 별도의 충전이 가능한 곳이 없어서 많은 사람들이 충전에 관한 문의들을 진행요원들에게 많이 물었고, 개인적으로는 스마트 폰이 아니라 특별히 신경이 쓰이진 않았지만 사용하는 사람들로서는 무척 불편함을 느꼈던 것 같다.

공연들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언급할 것이니 이곳에서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관객들의 반응은 무척 좋았지만 몇몇 관객들이 공연장 내에서 담배를 피며 공연을 즐기는 사람들이 있어서 조금은 짜증이 났었을 뿐이었다(담배를 피우는 것 자체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가려가면서 피워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캠핑장을 이용하며 3일을 지내는 사람들이 어떻게 지냈는지는 전혀 알 수 없었지만 그다지 쾌적함을 느끼면서 지내지는 못했을 것 같은 느낌은 들었다.

어차피... 난 그렇게 3일을 지내면서 공연을 즐길만한 성격이 아니라 아예 추측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옷차림이 여름 옷차림이라 생각 이상으로 젊은 사람들은 문신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흡연 인구가 그다지 준 것 같지도 않았으며, 지나치게 무더웠기 때문에 아무리 맥주를 마셔도 취하기 전에 땀으로 알콜이 배출되는지 공연이 없는 중에는 한없이 맥주만 마셨던 기억만 난다.

그리고...

사람들의 발걸음과 뜀박질로 시간이 갈수록 푸릇한 잔디가 생기를 잃어가는 모습과

음악을 즐긴다는 이유로 무덥고 갈증을 느끼고 배고프다는 이유로

너무나도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잠시 들게 되었다.

물론, 나란 사람도 그런 지저분함과 온갖 쓰레기 더미들을 만드는 것에 많은 도움을 주었지만 즐김과 흥겨움을 위해서 너무나도 많은 잔해들을 남긴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게 되었다.

마지막 날은 당일 집으로 가야했기 때문에 이런 저런 생각과 무겁고 지친 몸을 이끌고 일찍 공연장에서 빠져나왔음에도 쉽게 집으로 향할 방법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로 준비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데, 이런 문제점은 다음 해에는 해결을 해야 할 것 같다.

아마... 그냥 또다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기는 하지만...

무척 짧게 느껴지면서도

엄청나게 길게도 느껴지는 3일 동안의 록 페스티벌을 무사히 경험했고,

두 번은 못하겠다는 생각도 약간은 들지만 그것도 다음에는 누가 오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다.

멀쩡하게 광란의 도가니 속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만족한다.

물론, 충분히 즐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