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 나이트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3987442

슈퍼 히어로와 순수한 악의 의미 그리고 Why So Serious? : http://blog.naver.com/ghost0221/60053382038

그놈들 말이 옳았군

너는 규칙을 가지고 있지

조커는 규칙이 없어

이미 자세히 이 작품에 대해서 얘기를 꺼냈었고,

더는 꺼낼만한 얘기가 없을 것 같기도 하지만 어쩐지 한번은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도) 8월 이전에는 보게 될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보기 전 기억을 되새긴다는 의미에서 보게 되었다.

‘다크 나이트’가 걸작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그리고 앞으로도 조금은 논쟁이 될 여지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동안의(아마도 앞으로도) 슈퍼 히어로 작품들 중에서 가장 빼어난 작품 중 하나로 꼽힐 것 같고, (그런 평가와 별개로) 재미에 충실한 대중영화로서 이만큼 괜찮은 작품이 앞으로도 쉽게 만들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점이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작품치고는 괜찮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넘어서 일반영화로서도 여러 흥미로운 논의들을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다크 나이트’는 이색적이고 매력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

영화의 시작과 함께 강렬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은행 강도 장면과 조커의 등장은 이 범상치 않은 작품이 얼마나 보는 사람을 압도하려고 하는지를 그리고 보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어떤 상황 속에서 무언가를 선택하도록, 대립되는 상황을 바라보도록 만들고 있고, 거대한 도시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혼란이라는 중심 이야기 속에서 계속해서 혼란된 상황을 만들어내고 평범한 일상과 사회를 왜곡시키고 어지럽게 만드는 것에 모든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은행에서 조커가 말하듯이 그는 모든 상황을 최악의 상황으로 만드는 것만이 목적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범죄자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범죄자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는 모든 이들로부터 위한한-이해가 되지 않는 존재로서 받아들여지게 된다.

이 바닥에서 노는 놈들도 믿어야 할 것이 있다고

명예...

존경...

너는 도대체 뭘 믿지?

응? 뭘 믿는 거냐고

내가 믿는 것은

너를 죽이지 않는 것은

죽을 만큼의 상황이

너를 이상한 놈으로 만든다는 거지

그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든다는 것만을 목적하고 있다.

그리고 ‘다크 나이트’는 조커가 만들어내는 혼란과 규칙이 사라지는 상황들의 연속으로(배트맨과 하비 덴트에 의해서 그 혼란이 다시금 질서를 찾는 과정으로) 이야기는 꾸며져 있다.

반대로 조커와 대립되는 인물들인 배트맨과 하비 덴트는 질서를 최우선을 하고 있고, 그 질서와 안정을 위해서 서로는 다르면서도 닮은 방식으로 질서와 안정을 모색한다.

그들이 바라는 질서가 어떤 질서이고 규칙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상세한 논의가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조커, 배트맨, 하비 덴트의 순서로 작품에서 그들은 등장하고 있고, 각자가 어떤 목적과 수단 및 방법으로 자신들이 바라는 사회를 만들려고 하는지를 보여주며 ‘다크 나이트’는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다.

조커는 어떠한 이유도 없기 때문에 불안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고, 그 이유 없음과 규칙에 대한 계속된 방해와 파괴,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에게 반복해서 어떠한 선택을 하도록 강요하고 저울질 하도록 만들면서 혼란과 공포, 두려움과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런 점에서도 그는 배트맨과도 대립되는 존재이며, 하비 덴트와도 대립되는 존재로서 이해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조커는 영화의 첫 장면인 은행 강도에서부터 시작해서 마지막까지 (그의 주장-자신은 계획을 세우지 않다는 말과는 반대로) 치밀한 계획을 세운 다음에 범죄를 진행시키고 있다는 점도 지적해야 할 것 같다. 그는 규칙을 증오하고 규칙이 없는 상태인 혼돈을 항상 선호하고 있지만 그 혼돈을 위해서 정교하고 치밀한 계획을 짜고 있고, 그 계획 속에서 사회적인 규칙과 질서를 파괴하고 어긴다는 점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그를 이해해야 할지를 다시금 고민해보게 되기도 한다.

규칙을 파괴하기 위해서 누구보다도 규칙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한다는 점은 좀 더 논의를 확장하게 되기도 하고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보고 싶어지게 되기도 하다.

어쨌든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무정부적인 혹은 혼란만을 만들어내는 존재로서 이해를 한다면 그것은 조커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고 있는 그대로의 조커가 아닌 조금은 그릇된 이해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배트맨이 많은 것을 잃어가며 지켜나가는 것과 자신의 이상을 위해서 스스로를 희생시키는 모습과 반대되는 어떤 명예나 경제적인 이득도 원하지 않고 그저 혼란 자체만을 추구하는 조커의 모습은 항상 그들이 대비되도록 만들고 있지만 그들 모두 어떠한 것도 손에 쥘 수 없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둘 모두 동일한 존재이기도 한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에는 광기에 빠진 하비 덴트는 어떤 식으로 이해를 할 수 있을까?

그는 결국 또다른 조커에 불과한 존재가 되어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다면 조금은 다른 존재로서 이해할 수 있을까?

그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지만 기본적으로는 하비 덴트는 광기에 빠졌을지라도 조커와 같이 거대한 혼란을 만들려고 했을지는 의문스럽게 생각된다. 물론, 광기에 빠지게 되어 조커의 말에 설득되는 장면이 쉽게 납득이 되지도 않지만 그건 그것대로 내버려두는 것으로 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하비 덴트 본인은 개인적인 복수와 원한으로 인해서 혼란을 만들고 있을 뿐이지 조커처럼 혼란 자체만을 위해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조커는 무척 흥미로운 존재이면서 지금 이 시대에 대한 하나의 상징으로서 이해할 수 있기도 할 것 같다.

어떠한 해석도 가능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으로서 존재하고, 모든 것을 파괴하려고만 하는 존재로서의 조커는 반대로 모든 규칙으로부터 벗어난 존재이지만 반대로 항상 어떠한 규칙과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 모든 희생을 감당하는-받아들이는 배트맨과 더불어 ‘다크 나이트’가 관심을 갖고 있는 갈등의 가장 핵심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재미와 흥미에 중점을 둔 대중영화에 이런 논쟁적인 논의를 우겨넣을 수 있을 정도로 감독인 크리스토퍼 놀란은 가벼움 속에 심각함을 숨겨놓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논의와 별개로 작품이 재미로서만 받아들여지기에도 충분한 작품으로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마땅히 칭찬받아야 할 것 같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 또한 어떤 논의들이 담겨져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크 나이트’와 같은 재미를 만들어내면서도 한번쯤은 생각해 볼만한 논의들이 담겨져 있었으면 한다.

이제 곧 개봉될 것이니 기대를 해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