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반항하지마란 이름으로 더 익숙한 GTO. 비디오 세대들에게 너무 친숙한 이 만화가 2012년 일본드라마 3분기로 돌아왔다. 필자는 돌+i 콤비, GTO(반항하지마)의 전신인 상남2인조(Shonan Shunaijo)의 광팬이었다. 모두 토루 후지사와란 이름으로 기억하고 있는 작가의 작품들이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그 만화들을 다시 본다면 좀 유치하다는 듯 웃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상남2인조(Shonan Shunaijo)와 GTO(반항하지마)를 아직도 잊지 못하는 큰 이유는 학창시절의 공감대를 함께 한 추억의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일본드라마 3분기에 다시 찾아온 GTO에 애착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 드라마 GTO(반항하지마)를 떠올렸을 때 기대감보다는 아무래도 불안감이 컸다. 만화원작의 드라마가 가질 수 밖에 없는 페널티뿐만 아니라, 다소 오버스러운 억양의 일본드라마. 거기에 만화적 요소까지 믹스된다면 뼛속까지 한국인인 분들에게는 조금 버터스러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본 GTO(반항하지마)는 생각만큼의 위화감은 의외로 적다. 만화 원작 일본드라마치고는 담백했다. 그 중심에는 이질감이 적은 배우들의 캐스팅이 첫 번째 조미료였다.
 

가장 핵심적 인물인 오니즈카. 주변인물들은 2번으로 미뤄두더라도 유명한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의 흥행 여부에 5할을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주인공의 캐스팅이다. 그런 면에서 GTO(반항하지마)는 꽤 성공적이다. 오니즈카 역을 맡은 아키라(Akira)는 오니즈카의 캐릭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상남2인조와 GTO에서의 오니즈카를 떠올려 보자. 친구들과 제자들이 위험에 처했을 때의 오니즈카는 배트맨, 혹은 슈퍼맨처럼 옷을 갈아입는 대신(물론 갈아 입을 때도 간혹 있다.) 눈빛과 말투가 변한다.

그와 반대로 평소에는 어떤가? 한없이 장난스럽고 어리숙하다. 그것이 오니즈카의 성격이다. 오니즈카 역할을 맡은 아키라가 과연 이 복선의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는 이미 비주얼의 싱크로율로 몰입점수를 올리고 있었다. 호리호리한 체격에 촌스러움이 가미된 이미지, 엽기적인 느낌이 적절히 섞인 좋은 눈빛의 웃음까지. 약간의 중후한 맛이 떨어져 보이기도 하지만, 흡족할만한 오니즈카의 실사 판이다.
 

그래서인지 오니즈카의 절친 류지의 어색함과 사에지마의 조금 넘치는 발랄함도 오니즈카의 싱크로율이 나름의 나비효과로 인해 커버되는 모습이다. 오니즈카뿐만 아니라 핵심인물들의 전체적인 배치도 나쁘지 않다. 원작과 비교해 볼 수밖에 없는 시청자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되고 있는 GTO(반항하지마)가 아닐까 싶다.

일반적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에 중요한 첫 번째 화두는 단연 시나리오일 것이다. 뭘 말할 것인가하는 것이다. 원작이 이미 존재하는 경우라면 어떨까? 비주얼일까, 아니면 방향성일까? 답은 하나다. 뭐 만드는 사람 마음이다. 원작의 훼손을 적게 가져가면서 몰입과 클리셰에 포커스를 둘 것인지, 연출자의 색깔을 강하게 갈 것인지, 선택의 폭도 넓고 생각도 덩달아 많아지는 양날의 검일 수 있다. 거기에 따라오는 반응도 평타보다 모 아니면 도의 위험성이 존재할 확률도 높다.
 

GTO(반항하지마)는 원작 그대로 살려가는 의지를 택했다. 학생들과 오니즈카가 사제지간 이상의 친구가 되는 과정, 그리고 그들만의 고민들을 함께 풀어가는 지점. 원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표현했던 그 메세지에 중점을 뒀다. 따지자면 변화보다 싱크로인 셈이다. 최고의 캐스팅이 아닌 최적의 캐스팅, 비주얼보다 이미지를 더 강조한 섭외가 이 일본드라마의 화룡정점을 찍는 느낌이다.
 

최근 리메이크되는 드라마나 영화들, 소설 또는 만화 원작의 작품들은 스토리, 트렌드, 스타일 등 많은 요소들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해 준다. 그래도 필자는 아직 그 모든 컨텐츠들의 핵심은 메세지 전달에 있어야 한다고 믿고 싶다. 오래된 만화가 원작인 이 GTO(반항하지마)는 2012년을 살고있는 일본드라마치고는 다소 촌스러운 비주얼일 수 있다. 하지만 눈의 즐거움을 줄이고 메세지를 택한만큼 그 보이지 않는 임팩트의 진동은 꽤나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