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한 달 전, 부모님 댁에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른 문호와 선영. 커피를 사러 갔다 온 문호를 기다리고 있는 건 문이 열린 채 공회전 중인 차 뿐이다. 꺼져있는 휴대폰, 흔적도 없이 그녀가 사라졌다.

그녀를 찾기 위해 전직 강력계 형사인 사촌 형 종근에게 도움을 청한 문호. 하지만 가족도 친구도 없는 그녀의 모든 것은 가짜다. 실종 당일, 은행잔고를 모두 인출하고 살던 집의 지문까지 지워버린 선영의 범상치 않은 행적에 단순 실종사건이 아님을 직감하는 종근은 그녀가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아낸다.”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0124

참고 : http://movie.naver.com/movie/mzine/read.nhn?office_id=140&article_id=0000020092

다들 재미나게 보았다는 얘기를 들어서 덩달아 보게 된 ‘화차’는 다른 사람들의 말대로 무척 재미난 작품이고, 잘 꾸며진 작품이다.

개인파산이나 사채와 같은 사회에 대한 시선을 갖고 있으면서도 일종의 사회성 짙은 작품으로서만이 아닌 실종사건을 파헤치는 과정 속에서의 영화적인 재미 또한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만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작품에 대한 평가를 읽어보니 약간은 이야기 구성이 바뀐 부분도 있다고 하지만 원작을 읽지 않은 사람으로서는 어떤 변화인지는 잘 모르겠고 그런 변화가 원작의 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쉽게 판단이 되지는 않는다.

아마도 항상 그렇듯 반반의 의견으로 갈리지 않을까?

이야기는 느슨한 틈을 만들지 않고 무척 속도감 있게 진행되고 있고, 그 속도감이 끝까지 이어지면서 마무리가 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에서 어떠한 여운 또한 만들어내려고 하고 있다.

이야기는 무척 쉽고 당황스럽게 시작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사랑하는 여인이 갑작스럽게 사라지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있고, 그 사라짐과 함께 도대체 그녀는 어디에 있는가? 와 그녀는 누구였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진행되고 있다.

긴장감으로 가득한 진행은 아니지만 진실은 무엇인지를 그리고 도대체 그녀의 정체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궁금함을 놓치게 하지 않고 있으며, 그 궁금증이 더해지고 해소되는 과정을 통해서 사리진 여성의 본모습을 재구성하고 찾아가면서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커져가고 있는 개인파산과 사채에 대한 문제를 조금은 들춰내고 있기도 하고 있다.

여인의 과거를 밝혀가면서 설명을 해주고 있기는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언론을 통해서 크게 부각된 개인파산과 사채 문제는 이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원인이기는 하지만 ‘화차’가 그 원인을 제대로 부각시켰는지에 대해서는 조금은 아리송하게 생각되기도 하는데, 사람들마다 사라진 여성이 겪는 고난과 괴로움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가 되겠지만 그녀가 그녀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선택한 행동들에 대해서는 쉽게 이해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스러운 것 또한 사실인 것 같다. 물론, 그녀로서는 어떤 이해를 바라지는 않았겠지만 다른 존재로서 살아가더라도 안정과 행복을 바라는 그녀의 심정은 이해가 되면서도 그러기 위해서 선택한 그녀의 계획적인 범죄(들)에 대해서는 쉽게 납득을 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화차’의 많은 것들이 마음에 들면서도 어쩐지 뭔가가 이해가 되지도 않기도 하다.

‘화차’는 기본적으로 두 개의 질문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누군가를 찾는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 둘은 무척 매력적으로 / 유기적으로 담겨져 있다.

한명이 사라지고-찾는다는 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이고 복잡함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영화적인 재미를 만들어내면서 담아내고 있고, 도시에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익명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기도 한다는 점에서 인상적인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서 사라짐의 이유를 만들면서 단순한 이유가 아닌 좀 더 지금 현실을 혹은 현대 사회 /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반영하면서 만들어낸 이유 또한 사라짐의 이유를 좀 더 선명하게 만들어 내면서 ‘화차’가 인상적인 작품이 되도록 만들고 있다.

하지만 다시금 반복해서 말하게 되지만 거기까지는 다 좋은데, 그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의 그녀의 선택들과 행동들이 쉽게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는 점에서 ‘화차’는 애매하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 아마도 그녀의 절박감을 좀처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느끼는 애매함일 것 같기도 하고, 너무 자극적이거나 극단적인 선택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애매함일지도 모르는데 그 부분이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기 때문에 ‘화차’를 어떤 식으로 생각을 해야 할지가 여전히 고민스럽게 생각된다.

‘화차’가 어떻게 그녀가 한국 사회 /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으로 인해서 아름다운 괴물이 되어버렸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의 작품이라고 볼 수 있기도 하겠지만, 달리 본다면 어떻게 부산물이 되어버렸는지를 알 수 있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다. 스스로에 대해서 쓰레기라고 말하는 말의 의미에는 지금의 한국 사회가 얼마나 사람을 극단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그런 의미에서 만들어지게 된 혹은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쓰레기-부산물이라는 존재였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화차’는 여러 장점들이 많은 작품이고 기본적으로 좋은 점들이 많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 의문점들이 함께 있기는 하지만 그것들을 파고들면서도 이 작품이 말하려고 하는 입장에 대해서 쉽게 동의를 하게 되기도 하다.

참고 : 1.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화면들이 무척 ‘예쁘게’ 찍혀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좀 더 우중충하고 칙칙하게 담아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아름다운 화면 속에서의 잔혹함을 의도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2. 건설회사의 계열사 중에서 화장품 회사가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만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