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단의 난쟁이 한스는 공중그네를 타는 미녀 클레오파트라를 사랑한다. 거인 헤라클레스와 연인 관계인 클레오파트라는 한스의 재산을 노리고 위장결혼하려 하는데..

샴 쌍둥이, 난쟁이 등 실제 서커스단의 '프릭스'(돌연변이)를 대거 기용하여 찍은 토드 브라우닝 감독의 작품. 파격적 영화로 영국에서 30년간 상영금지를 당했으나, 196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열렬한 지지 속에 복권되었다.

영화에 등장하는 '프릭스'들은 엉덩이가 붙은 샴 쌍둥이, 팔다리 없이 몸뚱이만 있는 남자, 외계인같이 생긴 기이한 생김새의 사람들(핀헤드), 난쟁이도 있다. 결국 이 작품 이후 토드 브라우닝 감독은 1962년 죽을 때까지 헐리우드에서의 작품 생활이 완전히 끝나버렸다. 어느 누구, 한 사람도 그에게 작품을 부탁하지 않았고, 그는 완벽하게 내쫓긴 것이다. 그리고 영국에서는 이 영화가 30년 동안이나 상영금지 리스트에 올랐었다.”

‘30년 동안 상영을 금지 당했다면 도대체 어떤 영화일까?’

라는 궁금증으로 인해서 감상하게 된 ‘프릭스’는 지금 보아서는 무슨 이유로 금지를 했는지 쉽게 이해가 되지 않는 작품일 것이고, 이해가 된다고 해도 ‘그것이 그렇게 자극적일까?’ 라는 새로운 의문을 갖게 만드는 작품이기도 하다.

물론, 단순히 금지를 당했다는 이유로 작품을 찾아볼 정도로 자극적이기만 한 작품 또한 아니기 때문에 나쁘지 않은 기분으로 작품을 보게 될 수 있었다.

약간 기괴한 수준이라고 해야 할까?

아마도 이 작품을 통해서 느낄 수 있는 파격과 기괴함 그리고 충격은 실제로 일반적이지 않은 신체구조 혹은 기형이라고 표현하게 만드는 존재들이 대거 등장하고 있고, 그로 인해서 느껴지는 기괴한 분위기 때문일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들이 살의를 갖고 달려드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한 묘한 분위기 말고는 ‘프릭스’는 조금은 뻔하디 뻔한 작품 진행을 보이고 있다.

약간은 유혹하듯이 그리고 을씨년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애를 쓰는 해설자의 설명을 통해서 시작하는 ‘프릭스’는 아름다운 여성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 난쟁이 한스와 그를 사랑하는 난쟁이 여성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난쟁이의 재산을 노리고 그의 사랑을 이용하려고 하는 여성과 함께 음모를 계획하는 그의 애인에 대한 작품이다.

이정도로 기본 관계를 얘기하면 어떻게 이야기가 굴러나갈지는 대부분 눈치를 챌 수 있을 것이다. 난쟁이의 애정을 이용해서 그와 거짓된 결혼을 하고 그를 죽임으로써 모든 재산을 가로채려고 하는 여성과 남성의 음모와 그 음모를 알아채고 복수를 하려고 하는 난쟁이의 계획은 각종 막장 드라마를 경험한 사람들이라면 쉽게 진행과정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이 작품은 그 예측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그 예측된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장애(혹은 신체적 변이)를 겪고 있는 인물들의 모습은 충분히 기괴함을 전달하고 있다.

그들의 모습 하나 하나가...

그리고 그들의 행동 하나 하나가...

이 작품이 만들어내려고 있는 기괴함을 충분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뜻이다.

재산을 차지하려는 생각과 함께 기형의 서커스 단원들을 동료가 아닌 ‘괴물’들처럼 생각하고 바라보고 있는 여성과 남성은 반대로 그들을 동료로서 생각하는 또다른 서커스 단 연인의 모습과 대조를 이루고 있고, 마지막에 ‘괴물들’이 그들의 계획을 알아채고 그들에게 그동안 느꼈던 불만을 더해서 보복하는 장면은 충분히 충격적인 느낌을 갖게 만든다. 게다가 그 복수로 인해서 아름다웠던 여성이 기괴함으로 가득한 모습을 갖게 된 마지막 장면은 당시로서도 그리고 지금으로서도 꽤나 충격적이다.

그것 말고는 난쟁이 한스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난쟁이 여성의 애절한 모습이 유난히 인상적이었을 뿐이지 1시간 정도의 상영시간으로 인해서 큰 흐름 없이 쉽게 이야기는 진행되고 있고, 파격적인 느낌의 분위기와는 달리 스크루볼 코미디와 같은 느낌이 드는 마지막 결말 장면은 그동안의 파격을 조금은 덮으려고 애쓰기만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지금으로써는 쉽게 느끼기 어려운 파격과 충격을 조금이라고 찾아보고 싶은 사람들로서는 한번쯤은 찾아보게 될 작품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