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이전까지의 클럽의 음악과 DJ의 음악(혹은 힙합까지 포함해서)은 ‘음악’으로서 제대로 취급받지 못하고 분위기를 띄우고 흥겹게 만드는데 일조를 하는 하나의 효과음에 불과했었다.

이렇게 부당하다면 부당한 대우를 받던 클럽 / DJ / 힙합이 정당한 대접을 받고 하나의 음악으로서 그리고 작품으로써 평가를 받게 된지는 최근의 일이고 자의식을 갖은 음악을 들려주는 이들이 등장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제는 많은 이들이 기타를 다루는 것 보다는 턴테이블을 다루는 것에 보다 흥미를 보이는 시대가 된 것 같은데, 이런 흐름이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인지 조금씩 이와 같은 음악에 관심을 갖고 있거나 호응을 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기 시작한 것 같다.

물론, 척박한 음악 환경 / 공간 덕분에 많은 이들의 활동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도 부족하기는 하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우연히 접하게 된 ‘장군 JANGUN’의 음악도 위와 같은 성향의 음악을 들려주고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힙합에 가까운 음악이겠지만 그보다는 비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음악을 채우고 있고, 들려주려고 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 평가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곱 곡이 수록된 ‘EP ALBUM BEAT TAPE. 1’은 처음 듣게 된다면 성급하게 ‘누자베스’를 떠올리게 될지도 모르지만 서두르지 않고 음악을 듣게 된다면 누자베스의 음악과 유사한 느낌과 함께 장군만의 개성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는 자신만의 음악을 들려주지 못한다는 것이 약점일지도 모르지만 이게 처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이정도면 훌륭하다는 말이 나오게 된다.

아마도 ‘누자베스’를 떠올리게 되는 이유가 비트를 강조하면서 세련된 / 낭만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이처럼 장군의 음악도 비트를 강조하고 있으면서도 힙합, 소울, 재즈 등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과 효과음으로 자신의 음악을 채우고 들려주고 있는데, 그의 음악이 들려주는 분위기는 열정적이기 보다는 낭만적이거나 감상적인 분위기가 우선되고 있다. 그리고 듣는 사람을 압도하려고 하기 보다는 부드럽게 감싸고 함께 눈을 감고 음악을 즐기도록 하려고 하는 것 같다.

부드럽게 고개를 흔들며 비트에 몸을 맡기게 만드는... 그런 분위기 말이다.

비트를 강조하면서 다양한 성향의 분위기를 그리고 음악을 들려주려고 하고는 있는 장군의 음악은 그와 같은 시도가 성공하고 있으면서도 부족한 느낌을 갖게 되는데, 아직까지는 누군가를 떠올리게 된다는 문제 때문이고, 이미 이런 성향의 음악들을 조금은 접해보았기 때문에 들게 되는 조금 더 자신만의 음악이라는 개성을 갖기를 바라는 아쉬움 때문인 것 같다.

조금은 보다 자신만의 것을 찾게 된다면 더 좋은 결과물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구의 아류라는 평가는 부당한 것 같기는 하지만 어떤 이의 음악과 비슷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도 (아직까지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이번 앨범이 일종의 데모 앨범이고 첫 앨범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 보다는 만족스럽고 긍정적인 평가가 우선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듣고 있는 음악에서 조금 더 나아진다면 더 많은 이들의 호응과 관심 속에서 활동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