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고 있는 ‘조지(맷 데이먼)’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사후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스스로가 원하지 않은 능력 때문에 사랑하던 여인마저 떠나 보내고 남모를 고통을 겪는다.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갑작스런 쓰나미에 죽음의 문턱까지 가는 경험을 한 ‘마리(세실 드 프랑스)’는 그 후 사후세계를 파헤치며 보이는 사실만을 믿던 기자로서의 삶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한다. 한편, 런던의 소년 ‘마커스(조지 맥라렌/프랭키 맥라렌)’는 사고로 자신의 반쪽과 같은 쌍둥이 형을 잃고 삶 저편 세계에 대한 해답을 간절히 찾아 헤맨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죽음을 접하고 각자의 진실을 찾던 세 인물은 우연히 한 시점에서 만나게 되고, 죽음이 이들에게 가져다 준 세 가지 삶의 기적은 그들을 믿을 수 없는 곳으로 이끄는데…

소개글 : 각기 다른 방식으로 '죽음'에 영향을 받은 세 사람, 조지와 마리, 마커스의 이야기를 다룬 초자연 스릴러영화로, 클린트 이스트우드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영화 '인빅터스'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었던 맷 데이먼이 다시 한번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에 세 주인공 중의 한명으로 캐스팅되었다. 맷 데이먼은 어쩌다 죽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된 미국인 공장 노동자 조지 역을 맡았고, 영화 '엑스텐션(2003)'의 세실 드 프랑스는 쓰나미의 생존자인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리 역을 그리고 이 영화로 데뷔하는 쌍둥이 형제, 프랭키와 조지 맥라렌이 자동차사고로 형제를 잃은 영국 소년 마커스 역을 맡았다. 그밖의 조연으로는 영화 '레이디 인더 워터' 등의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와 린제이 마셜, 제이 모어, 띠에리 누빅 등이 출연하였다.”

느긋하게 지내도 불평할 사람 없을 것 같은데도 쉴 틈 없이 새로운 작품을 쏟아내면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거장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히어애프터’는 전작 ‘인터빅스’에서 느껴졌던 하향세가 조금 더 내리막길로 향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평작이다.

초자연현상 / 심령술을 소재로 하고 있는 ‘히어애프터’는 최근의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작품들을 살펴보았을 때, 조금은 의외의 소재를 갖고 작품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며 그렇기 때문인지 어정쩡한 느낌만 들고 보여주려고 하는 것들을 하나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며 시작하고 끝을 맺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인터빅스’도 그렇지만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조금은 색다른 소재를 선택하는 것에 흥미를 보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휴가 기간 찾은 해안가에서 갑작스러운 쓰나미로 인해 죽을 고비를 넘긴 후 경험하게 되는 사후 세계로 인해서 그동안의 시사 비평 혹은 사회적 문제제기를 하는 기자로서의 생활에서 다른 삶을 찾아가는 프랑스인 여성과 쌍둥이 형제의 갑작스러운 차량 사고로 인해서 혼란스러움과 공허감에 빠진 영국인 소년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죽은 이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지만 그것을 돈벌이로만 이용하려고 하고 있는 형과 그가 갖고 있는 능력으로 인해서 사랑을 느끼게 된 여성마저 자신을 떠나게 되며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고통스러워하는 미국인 남성의 이야기가 번갈아가며 진행되면서 영화는 진행되고 있고 그 진행을 통해서 이 작품은 어떻게 삶에서 겪게 되는 고통들을 이겨내야 하는지 그리고 너무나도 보고 싶은 이들을 볼 수 없는 고통을 이겨내야 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하고 있다. 물론, 우연한 만남과 그 만남으로 인한 새로운 인연까지도 얘기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고통을 이겨내는 것에 대한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 이겨내는 과정이 조금은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작품은 흥미롭기 보다는 평범하게만 진행되고 있고, 이전과 같이 묵직한 울림을 안겨주지는 못하고 있다.

누구나 선망하는 성공을 거둔 여성에서 다른 이들의 이해하지 못하는 시선을 받게 되며 자신이 추락하게 되었다고 생각하는 여성이 어떻게 새롭게 자신의 위치를 정립하게 되는지에 대한 작품일 것이고,

항상 함께했고, 언제나 함께하리라 생각했던 형제를 갑작스럽게 떠나보내게 되어 생겨나게 된 공허감과 상실감을 채우기 위해서 그리고 어떻게 해서라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찾게 되는 온갖 주술사와 심령사들 그리고 초자연적인 현상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자신과 같이 슬픔에 빠진 이들을 속이고 있거나 부질없는 시도만 하고 있는 것에 실망감을 느끼다 제대로 된 심령술사(미국인 조지)를 만나게 되어 죽은 형제를 만나지만 이제는 자신을 잊고 지내고 자신만의 인생을 살기를 바란다며 다시는 만날 수 없지만 언제나 함께할 것이라는 말을 들으며 조금은 상실감을 채우게 된다. 소년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된다면 떠나보낼 수 없는 이를 떠나보내게 됨으로써 갖게 되는 슬픔을 이겨내는 작품일 것이고 그 고통을 이겨내는 과정에 대한 작품일 것이다.

미국인 조지의 입장에서는 항상 돈과 연관해서 자신에게 다가오는 형에 대한 실망과 사랑을 느끼게 된 여성이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어 떠난 것에 자신의 능력에 대해서 고통스러움만을 갖게 되고 이로 인해서 그는 떠나게 되고 그렇게 찾게 된 영국에서 그는 자신이 항상 만나고 싶었던 찰스 디킨스와 관련된 연구자(책 읽어주는 남자)를 만나게 되고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갖고 있는 프랑스 여성을 만나게 됨으로써 그동안의 외로움과 고독에서 벗어나게 된다. 자신이 갖고 있는 능력에 괴로움만을 느끼던 이가 처음으로 자신의 능력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는 것(영국인 소년)을 깨닫고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갖은 이(프랑스인 여성)를 만나게 됨으로써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삶이 고독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영화 속 등장인물에 따라 작품은 조금은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고, 그 여러 관점이 서로 충돌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는 점에서는 분명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안정적인 연출에 힘입은 바가 클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안정감 이외에는 이 작품에서는 특별할 것 없는... 장점도 없고 설득력도 갖추지를 못하고 있다는 단점이 있다.

조지가 왜 그렇게 고통스럽기만 하는지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고, 그가 사랑하는 여인이 어째서 그를 멀리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크게 부각시키지 않고 그냥 그렇다는 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되면서 미국인 조지라는 등장인물은 지나치게 비관적이거나 나약하기만 한 인물로 보이게 되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인 마리라는 등장인물 역시 그녀가 겪은 경험으로 인해서 자신의 그동안의 성공적인 삶에서 추락하게 되지만 그런 과정이 꼭 그와 같은 경험만으로 인해서인지 아니면 다른 여러 이유들이 겹쳐진 것인지 애매하게만 느껴진다. 그나마 영국인 소년 마커스의 이야기가 조금 더 감정적인 설득을 전달하고 있기는 하지만 소년에 대한 비중이 크지 않아 작품 자체의 완성도를 그리고 몰입을 높이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각자의 이야기가 유기적이면서 짜임새를 갖고 있기는 하지만 각각의 이야기가 갖고 있는 힘이 그리고 세 이야기가 합쳐지면서 갖게 되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게 되고 뭔가를 보여주려고 하고는 있지만 어떤 것도 보여주는데 실패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이 작품에 보다 많은 것들을 채우려고 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무엇도 제대로 채우지를 못하는 느낌만 감도는 것 같은데, 영국인 소년과 프랑스 여성이 겪는 쓰나미와 런던 지하철 테러와 같이 당대의 사건 사고들을 언급하면서 그리고 영국인 소년의 가정 문제(약물 중독)를 통해서 현재의 사회적인 문제를 제기한다는 점과 각기 다른 국가에서 살고 있고 서로가 서로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지만 결국 연결되는 과정으로 인해서 무언가를 말하려고 하는 것 같고, 자신에게 소중한 누군가를 단한번이라도 만나고 싶다는 간절함을 이 작품에 채우려고 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아쉽게도 앞서 말했듯이 이 작품에서는 그것들 모두가 다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각각 개별적으로 다뤄지고 있기만 하고 있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작품 속에서 짜임새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걸작들을 만들어냈던 거장의 하향세를 확인하게 만드는 평작이라는 평가 이외에는 특별하게 말할 것이 없는 작품이고, 뭔가 아쉽다는 생각만 들게 되는 작품이지만 큰 기대감 없이 보게 된다면 평범함 이상의 만족감은 갖게 될 것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