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노르웨이 탐사팀이 이상한 개를 쫓아 미국 기지까지 오게 된다. 거의 발광하다시피 개를 공격하다가 그만 방어하던 미국인들에게 사살된다. 미국인들은 진상을 조사하기 위해 노르웨이 기지로 사람을 보낸다. 그곳은 사람은 하나도 없고 이상하게 일그러진 시체와 잔해들을 발견한다. 시체들을 해부해 봤지만 별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노르웨이 탐사팀의 추격을 받았던 개가 개집에서 끔찍한 괴물로 변하게 된다. 이제부터 괴물과의 사투가 벌어지게 된다. 이 괴물은 외계에서 온 괴물로 생물체를 그대로 복사해 낼 수 있다. 탐사원들 중에 어느 하나가 이미 괴물의 습격으로 복사되었다는 불신이 싹트고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된다. 결국 하나 둘씩 괴물에 의해 죽음을 당하고 기지는 쑥밭이 되고 만다.”

공포영화 그리고 B급 영화의 거장으로 불리우는 존 카펜터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괴물’은 그의 최고 걸작이고 공포 영화 장르 작품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영화 중 하나로 꼽히고 있으며, 컴퓨터 그래픽과 같은 눈속임이라고 할 수 있는 특수 효과가 아닌 직접 손으로 만들어낸 최고의 특수 효과 장면들로 유명한 작품이다.

이미 어린 시절 작품을 보았던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워낙 어린 시절에 보아서인지 무서운 장면들이 많아서 화면을 보기 보다는 화면에서 눈을 돌렸던 시간이 많았기 때문에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기억도 나지 않았는데, 나이가 들어서 다시 보게 되니 끊겨졌던 기억들이 이어지게 되고 내용도 이어지게 되면서 보다 흥미롭게 작품을 감상하게 되었다.

어째서 개를 죽이려고 하는지 의문스럽게 시작하는 첫 장면과 함께 영화는 조금씩 불길함과 불안감을 만들어내고 있고, 의문스러움을 하나씩 던져주며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의문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외계에서 온 무언가(The Thing)로 인해서 그들이 위험에 처해졌고, 각자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으로 인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괴물’은 남극이라는 폐쇄된 지역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어디로도 도망칠 수 없다는 밀폐감과 함께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의심을 거둘 수 없다는 설정으로 인해서 생겨나는 날카로운 긴장감이 더해지면서, 게다가 괴물이 누구인지 밝혀질 때 연출되는 무서움으로 가득한 징그러운 장면들이 결합되면서 공포감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모든 장면들이 특수효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탁월한 장면들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특수효과로 만들어내고 있는 대부분의 장면들이 너무나 인상적이고 사실적이라 온몸에 무언가가 기어다니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멋진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다.

멀쩡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괴물로 변하면서 놀라게 만드는 연출은 단연 최고이며, 그렇게 갑작스러움으로 인해서 만들어내는 공포와 함께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상황으로 인해서 만들어내는 긴장감과 불안감이 더해지면서 다른 존재(외부)로 인해서 생겨나는 공포와 그 존재가 함께하는 동료들 중 한명(내부)일지도 모른다는 공포의 겹쳐짐은 어디로도 도망갈 곳이 없다는 공간적인 제약(토대)까지 더해지면서 그 공포의 극한을 만들어내고 있다.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로서는 공포 영화의 모든 것들이 담겨져 있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리고 결말에서 보여주는 짙은 허무감과 함께 무언가 제대로 해소되지 않은 것 같은 불길함으로 가득한 끝맺음으로 인해서 더욱 인상적인 작품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존 카펜터의 탁월한 연출력과 커트 러셀의 멋진 연기가 더해지면서 단순한 공포 영화도 그리고 B급 영화도 뛰어넘는 걸작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사람들에 따라서 1951년도 작품이 더 만족스럽다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조금은 부족한 면이 아쉽다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 작품이 보여주었던 긴장감과 공포감을 넘어서는 작품을 그다지 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작품에 대해서 불만을 말하기 보다는 옹호를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이런 식으로 해석과 덧붙임으로 채워 넣어 더욱 위대함을 더해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