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란서인 마리오(Mario: 이브 몽땅 분)는 남미의 어느 한 지방으로 흘러들어온다.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이방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그는 남미인 친구 루이지(Luigi: 폴코 룰리 분)와 동거하면서, 페피토의 식당에서 일하는 린다를 사랑한다. 어느날 산전수전 다 겪은 조(Jo: 찰스 바넬 분)의 등장으로 마리오는 그를 존경하면서 루이지와 헤어지고 그와 친하게 지낸다.
한편, 미국인들이 개발하는 유전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담당자 오브라이언(Bill O'Brien: 윌리암 투브스 분)은 거금을 걸고 오지의 화재근원지에 폭탄의 원료가 되는 질소를 운반할 수 있는 트럭 운전수를 채용하려고 한다. 4명의 운전수 중에 발탁된 조와 마리오는 또다른 팀을 이룬 빔바(Bimba: 피터 반 에익크 분)와 루이지 일행과 함께 목숨을 건 운반을 시작한다.
신경이 곤두서는 긴장된 운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빔바와 루이지의 트럭은 폭발로 사라지고, 조는 트럭에 치여 후유증으로 사망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마리오는 무사히 폭발물을 목적지에 옮긴다. 그는 영웅대접을 받고 마을로 되돌아 가는 중에, 마음이 너무 들떠, 계곡에서 곡예운전을 하다가 그만 벼랑으로 추락하여 최후를 맞이한다.”
‘디아볼릭’과 함께 앙리 조르주 클루조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그의 최고 걸작으로는 물론 스릴러와 서스펜스라는 장르 영화들 중에서도 단연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공포의 보수’는 작품의 시작에서 보여주는 무더위에 등장인물들과 함께 덩달아 피곤함을 느끼면서 시작해서 작품이 진행되며 느껴지는 긴장감으로 인해서 서늘함을 느끼며 감상을 끝맺게 될 정도로 격렬한 작품이고, 영화를 통해서 만들어낼 수 있는 극한의 긴장감을 선사한다.
2시간 30분이라는 상영시간이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것이 부담으로 시작해서 순식간처럼 느껴지는 강렬함을 전달하며 진행되고 있고 작품이 끝마쳐진 뒤 다시금 처음으로 돌아가 어떻게 시작되어 끝을 맺게 되었는지를 반복하고 싶어지는 매력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남아메리카의 무더운 열기를 전달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그 열기와 궁핍함으로 무기력에 빠져 있는 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무기력한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알게해주며 그들이 처한 상황을 보다 갑갑하게 만들어내고 있다.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작품은 진행되고 있고,
분위기는 조금씩 고조되고 있다.
긴장의 단계는 한단계씩 높아지고 있고,
그 긴장의 강도는 더해질 뿐이지 조금도 낮아지지 않고 있다.
자신들에게 놓인 절망적인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하고 지극히 위험한 기회에 집착하게 되는 이유를 우리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서 그리고 그들이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이유를 동의하게 만드는 초반 부분을 뒤로하고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등장인물들은 자신들이 거머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목숨을 건 운전을 시작하게 된다.
극한의 긴장감을 만들어내기 위한 설정들은 사전에 각각의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고뇌들로 인해서 보다 더 극단적인 긴장을 만들어낸다. 앙리 조르주 클루조는 관객들과 게임을 하기 보다는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에 얼마나 더 집중을 할 수 있을지에 고민을 하는 감독이고, ‘공포의 보수’는 그 고민에 대한 멋진 결과물이다.
또한 앙리 조르주 클루조는 단순히 긴장감을 높이는 것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요 등장인물인 마리오와 루이지의 초반 관계에서 극이 진행되는 과정으로 인해서 그들의 관계가 뒤바뀌게 만듦으로써 단순히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설정에만 의존하는 작품이 아니라 보다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여러 복선들 그리고 그들이 빠져 있는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얼마나 필사적인지를 강조하며 더욱 인상적인 작품이 되도록 만들고 있다. 거기에 그 개인들의 집착보다 더 (이윤과 석유에) 집착하는 악랄한 석유 기업의 모습을 겹침으로써 더욱 집착의 강도를 높아지게 만들고 있다.
긴장의 고조와 이완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긴장의 강도를 점점 더 더하기만 함으로써 등장인물들도 그리고 관객들도 심리적으로 더욱 압박감을 느끼도록 만들고 있고, 예상하지 못한 난관들이 갑작스럽게 등장하며 그 긴장과 불안감은 더욱 폭발되고 있다. 그리고 그 긴장의 배설과 함께 찾아오는 급작스러운 허무는 이 불길함과 불안감으로 가득한 작품을 보다 더 잔혹하게 만들어버리고 있다.
멋지고 강렬하다.
다른 말이 필요 없다.
참고 : 어디든 그리고 어떤 시대든 석유는 골칫거리만 만들어내는 것 같다.
